의약품 품절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이를 악용해 일명 ‘끼워팔기’, ‘미끼영업’ 등 불공정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약국가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사 온라인몰을 이용해 최대 주문 수량을 1개로 설정하고, 최소주문금액을 올렸다는 것인데, 약사사회는 품절약을 인질로 비도덕적인 영업을 성행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약국가에 따르면 변비치료제 ‘마그밀’의 품절이 장기화되고 있다. 6월부터 품절 조짐이 나타나더니 8월부터는 약 구하기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주문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마그밀의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신일제약의 조제용‘신일엠’이 유일하다.
신일엠은 신일제약의 자사몰을 통해 주문 거래가 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해당 제품이 필요한 약사들의 물량 확보를 위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일제약이 최대 주문 수량을 1개로 설정해 주문을 막고 있는 데다 두 달 전부터는 최소주문액을 3만원에서 7만원을 올리면서 약국에서는 최소주문액을 채워야 하는 부담감마저 커진 상태다.
실제 약국가에 따르면 신일엠 한 통을 주문하기 위해 약 6만원 가량의 필요하지 않은 의약품을 추가로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약사들은 신일제약이 품절약 사태를 악용해 다른 일반의약품을 강제로 구입해 일반의약품 매출향상을 노리는 꼼수 영업을 펼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최근 최소주문액을 올린 데 이어 제약사에서도 이 같은 가격 향상 정책이 이어지는 데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분위기다.
대구 B약사는 “원래 신일제약 약을 사용하지 않다가 신일엠 때문에 원하지 않는 일반약을 일부러 주문하고 있다”며 “신일엠의 물량이 더 공급되길 바라면서도 최소주문액을 채워야 하는 부담이 있다. 10만원, 20만원이 아니라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주문 때마다 쌓이는 금액이 꽤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매에 찾아봐도 없는데 몰에는 꾸준히 소량씩 입고시키는 것을 보면 일반약 매출 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며 “도매도 최소 주문금액을 올렸는데 외부 요인에 약국의 부담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A약사는 “물가 상승에 따른 제약사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부 요인으로 인해 약국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며 “특히 마그밀이 품절되면서 신일엠을 주문하는 약사들이 많은데 최소주문액을 늘려버리는 것은 불공정한 것 같다. 특히 소형약국은 더 부담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신일제약 측은 일반의약품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끼워 팔기’ 전략이 아니며, 최대 주문량을 1개로 설정한 것은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 대한 약국가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대안이라고 해명했다.
신일제약 관계자는 “신일엠이 공장에서도 원활하게 생산되지 않다 보니 물량이 시장에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사재기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최대 주문 수량을 1개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소 주문액을 상향한 이유에 대해서는 “택배비 인상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최소주문액을 두 달 전부터 늘릴 수밖에 없었다”며 “약국에서 말하는 미끼영업, 끼워 팔기등의 영업방식은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