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의 보험약가가 인상되면서 약국가에서는 반품 문제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약사들은 아세트아미노펜 품절 대란 속 환자들의 조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오히려 약국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약국가에 따르면 12월부터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18개 품목의 약가 인상으로 인한 반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약국가의 혼란을 우려해 2개월간 약가 인상이 적용되는 제제에 대한 서류반품을 허용하고, 낱알 개봉 의약품까지 반품 대상에 포함하면서 약국가에서는 수월한 반품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A약사는 “낱알 때문에 반품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다행히 적용되고 서류반품도 되니까 깔끔하게 처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약국가에서는 반품 문제로 인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약국에서 품절 사태 당시 일반의약품 조제와 교품 등으로 인해 아세트아미노펜 사입량과 조제용에 차이가 발생한 것인데 이로 인해 약사들의 피로도가 증가하는 상태다.
이에 약사 커뮤니티에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등의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공유되지 않고 있다.
A약사는 “약국끼리 약을 왔다 갔다 한 곳은 골치 아플 것 같다”며 “커뮤니티에도 교품이랑 일반약을 까서 조제한 약사들이 반품 문제가 생겨서 의견을 묻는 내용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약사들은 품절 대란 당시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약을 확보해 환자들의 조제 불편을 막기 위한 행동이 오히려 약국에는 불편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경기 B약사는 “품절약이 한두 개가 아니다 보니 병원에 얘기해서 양해를 구하는 게 일이었다. 병원에 매번 품절 약 얘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환자를 위해 했고, 조제가 나오다 보니 약을 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일이 결국 불편을 안기는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서울 C약사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품절약으로 죄인이 된 느낌을 늘 받았다. 품절 대란이 1년 가까이 되면서 약사들이 피로도가 심각했다.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뿐만 아니라 많은 의약품이 품절사태를 겪으면서 대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환자를 돌려보내는 일도 많았고 병원에 품절약 리스트를 보내는 일도 많았다”며 “약가인하로 인한 품절이 진행되면서 반품 문제를 겪고 있는데 환자의 건강을 위해서 한 일이 약국의 피로감을 높인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서러운 감정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