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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개발한 첫 유전자치료제의 추락…업계 신뢰도 타격

[초점] '인보사' 허가 취소, 과제와 우려는 현재진행형

2019-05-29 06:00:30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18년간의 기다림 끝에 시장에 나온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결국 허가 취소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두달여의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법정공방을 비롯해 재발방지대책, 업계 신뢰도 제고까지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았다.

인보사 개발부터 현재, 향후 과제, 그리고 여타 업계의 반응을 모아봤다.


식약처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이 브리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자료 허위제출…변동이유 과학적으로 밝히지 못해" 사라지는 인보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오전 충북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인보사케이주' 관련 조사 결과 내용을 밝혔다.

이날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의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로 밝혀짐에 따라 5월28일자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그동안 식약처는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 생명과학에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를 입증할 수 있는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고 식약처 자체 시험검사, 현장조사, 미국 현지실사 등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조사 및 검토결과 2액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으며 코오롱생과는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신장셒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좀 더 짚어보면 2액은 유전학적 계통 검사를 시행한 결과 2액은 제출한 자료와 달랐다. 또 코오롱생명과학 국내 연구소 현장조사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 또 2액의 최초세포 분석에서도 신장세포에서만 나오는 특이 유전자가 검출됐다.

여기에 코오롱티슈진의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생과가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베타1 유전자 개수와 위치가 변동됐음에도 이를 숨기고 관련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았음도 밝혀졌다.

브리핑을 맡았던 식약처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의약품이 개발 공급될 수 있도록 환자 중심의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18년의 개발, 허가 취소로 돌아오기까지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제다.

개발 시작은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1996년 취임 후 바이오의약품에 향후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본 그 때부터였다. 이후 1999년 미국에는 바이오기업인 티슈진을, 2000년에는 티슈진아시아(향후 코오롱생명과학이 됨)를 세웠다.

그러던 어느날 세포일부에 연골세포의 분화 및 증식을 돕고 염증을 억제하는 성장인자 유전자를 주입했다. 그리고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시험해 보니 이 역시 효과가 있었다.

코오롱티슈진은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티슈진이 만들어진지 17년만인 지난 2016년 7월 골관절염 치료제로 만든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효과 및 효능,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라는 이유로 식약처 내부에서도 허가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연이은 두번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끝에 2017년 7월12일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내줬다.

이후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등과 기술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2019년 3월 미국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2액으로 사용되던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였다는 내용의 보고였다. 결국 코오롱 측은 식약처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식약처는 혹 모를 안전성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코오롱에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그동안 허가과정에서 있었던 서류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GLP 등 시험기관 인증을 받은 곳이 대신 시험결과를 확인한다. 식약처는 실제 시험이 정확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추세이기도 하다.

3월 이후 분위기는 급물살을 탔다. 이 과정에서 미묘한 논쟁도 있었다. 코오롱 측이 비임상 당시부터 세포가 바뀐 상태였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는 연골세포였으나 시판중인 제품이 신장세포로 바뀐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개발단계부터 판매, 수출에 이르는 과정에서 성분이 변경됐다는 논란과 더불어 형질전환세포가 개발 초기 당시 종양원성에 우려가 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결국 식약처는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측에 △2액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2액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뀌었으나 이를 연골세포라고 허가신청한 경위 △당초 연골세포로 생각되었던 2액 주성분에 대한 최초의 개발계획 △2액 주성분의 제조·생산·확인과 관련된 일체의 자료 △독성시험 등의 결과가 연골세포에 대한 것인지, 신장세포에 대한 것인지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장기추적조사 명령도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두 주체를 둘러싼 외부의 상황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식약처의 관리 소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빠른 규명을 요구하며 허가 과정 당시 재임중인 손문기 전 식약처장과 식약처를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5월3일 미쓰비시다나베와의 소송 관련 공시에서 인보사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중간에 세포가 바뀌었음에도 코오롱이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결국 실사단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인원을 꾸려 인보사의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 제조용세포주 제조소인 우시, 세포은행 보관소인 피셔를 동시에 실사하는 동시에 코오롱에서 제출한 서류 중 추가 검토를 위한 실사단을 내보냈다.

그리고 그 결과가 28일 허가 취소와 형사고발이라는 결론으로 돌아온 것이다.

인보사 관련 사건 시간 순서별 정리


◇ 사건 일단락? 아직 '현재진행형'

두달여의 급박했던 '인보사' 사태는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아직 남은 과제는 많다. 가장 먼저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에 대한 장기추적조사. 현재 코오롱생과와 식약처는 세포 사멸 시험을 통해 44일 후 세포가 더 이상 생존하지 않았다는 점, 임상시험 대상자의 장기추적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점 등으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향후 장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438개 병의원, 3707건 투여에 대한 15년간의 장기추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오롱생과과 모든 투여 환자에 대한 문진을 진행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투여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기관과 연계해 투여 환자의 병력, 이상사례를 조사 분석한다.

이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신약은 개발 초기 단계 시험자료에 최신의 시험법으로 재시험하게 하고, 세포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경우 유전학적 계통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생산단계에서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의 특성을 반영한 제조품질 관리 기준마련과 점검 강화, 사용단계에서의 장기추적조사 의무화, 심사전담인력 확충, 특별심사심과 외부 기술 자문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후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허가심사 인력의 증원 필요성도 나온다. 현재 식약처 내 심사를 담당하는 이는 정규직과 심사관을 모두 포함해 350명.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두 배 정도의 인력은 필요하다고 식약처 측이 조심스럽게 말했을 만큼 허가심사 인력의 부족은 결국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환자와 관련한 안전 문제 외에도 남아있는 문제는 많다. 가장 먼저 남아있는 것이 코오롱을 향한 형사고발과 식약처를 향한 검찰고발이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소송에 참여할 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에 대한 공동소장을 제출했다. 현재 금액은 25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재판 과정에서 손배 금액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민사회단체인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지난 21일 코오롱생과와 식약처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18년간 인보사를 만들어온 코오롱생명과학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과제도 남아있다. 발표당일인 28일 한국거래소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권매매를 정지하기로 했다. 불과 하루 뿐이지만 향후 시장 추이에 따라 주식시장까지 요동칠 수 있는 탓에 이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연구비 환수 관련 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보사의 경우 한국 정부와 함께 미국 정부(메릴랜드 주) 등 다양한 곳에서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전력이 있다. 정확한 금액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을 봤을 때 족히 100억원은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가개발연구사업 제재조치 매뉴얼에서는 연구비 용도 외 사용 시 사업비 환수 외 징벌적 과징금 부과 조항이 있다. 실제 연구에 사용이 됐다 하더라도 허위자료가 나왔다는 식약처의 발표가 있는 이상 징벌적 과징금 부과에 대한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사항의 경우 소관부서인 보건복지부까지 그 책임이 넘어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번 사건이 업계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트리지 않도록 하는 업계의 고민도 필요하다. 실제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이 산업계에 대한 신뢰문제로 이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문구는 이같은 우려를 방증한다.

◇ 바이오 "위기감 업계 전체로 번져" 불똥 튈까 노심초사

비단 이번 결과를 보고 놀란 것은 코오롱생과 뿐만은 아니다. 바이오의약품 업계에서도 이번 허가 취소가 최근 연이은 악재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의 심사·허가 기간 단축을 뼈대로 삼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안'(첨단바이오법)이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바이오의약품 출시까지의 기간이 적어도 2년, 길면 4년여까지 단축될 것이라고 본 바 있다.

법사위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로 돌아간 첨단바이오법은 다음 회기 국회에서 상정될 것으로 보이나 인보사 사태로 인해 실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보사에 대한 우려감이 실제 법안 통과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이번 법안이 사실상 사라져버리지 않겠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바이오의약품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터진 회계부정, 연구비 처리 문제 등 악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인보사의 허가 취소는 바이오업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인보사는 이미 코오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허가 취소에 따라 그동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던 바이오업계가 더욱 위축될 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까지 난항을 겪을 우려도 있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는 식약처에 대한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을 두둔하거나 잘했다고 할 마음은 없다"면서도 "다만 식약처의 브리핑 결과를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마치 책임소재에서 회피하려는 듯 (보도자료 내) 공격적인 어휘를 사용한 것도 아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처의 발표나 질의응답 내용을 보니 코오롱 쪽에 일방적인 책임을 떠넘기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시험 결과 등과는 별도로 식약처도 허가의 문제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코오롱 "자료 은폐·조작 없었다"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코오롱은 28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은폐와 조작 등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 이에 따른 향후 다툼의 여지도 남아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케이주의 2액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임을 인보사의 라이선서인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전달받아 식약처에 통보한 뒤, 3월 31일자로 자발적인 판매중지 조치를 취한 이후 식약처의 실사 과정에서 자료제출 요구 및 현장실사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협조해 왔다"고 운을 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가 발표한 취소 사유에 관해 17년전 새로운 신약개발에 나선 코오롱티슈진의 초기개발 단계의 자료들이 현재 기준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어 결과적으로 당사의 품목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다면서도 조작 또는 은폐사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취소사유에 대해서는 회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코오롱생과는 밝혔다.

코오롱생과는 "앞으로 당사는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들을 바탕으로, 2액 세포의 특성분석을 완벽하게 수행한 후 향후 절차에 대해 식약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식약처가 제시했던 자료 및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향후 사태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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