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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계-의료계-간호사 직역 대립 폭발…보건의료질서 '흔들'

각 직능간 업무범위 해석차로 갈등 지속

2019-08-14 06:00:30 감성균 기자 감성균 기자 kam516@kpanews.co.kr

국내 보건의료질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보건의료 주요 직역간에 업무범위를 둘러싼 갈등이 각 영역마다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인 것.

더욱 문제는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 방치하며 곯을대로 곯은 현안이라는 점에서 시급한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본격적으로 표면화되며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보건의료 주요 직역간 갈등은 의사와 한의사, 약사와 한약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이다. 무려 6개 전문 직능이 엇갈려 있다.

△의사 vs 한의사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리도카인 등 전문약 사용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는 수원지검이 지난 2017년 의사협회가 H제약사가 전문약 리도카인을 한의사에게 판매했고 이 주사제 1cc를 약침액과 혼합해 주사한 혐의로 해당 제약사를 ‘의료법 위반 교사’ 및 ‘의료법 위반 방조’로 고발한 건에 대해 이달 8일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건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은 합법이라는 검찰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의협은 즉각 반박 성명서를 내고 “한의협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의협은 이번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한약, 한약제제 이외에도 통증 감소를 위한 리도카인 등 전문약을 한방의료행위에 사용하더라도 범법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고 앞으로 한의사가 더 광범위한 의약품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또 약사법 제23조 제1항 및 제3항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라는 의약분업 원칙을 규정하는 것으로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며, 이번 검찰의 판단은 그동안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은 합법이라는 한의계 주장이 법리적으로 옳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의 불기소결정서에서 한의치료 과정에서 통증경감을 위해 리도카인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리도카인을 판매한 것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한 것은 약침요법, 침도요법, 습부항의 한의의료행위에서 환자 통증을 덜어주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전문약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이 더 이상 논란이 돼서는 안 된다”며 “리도카인이라는 수단을 써서 양방의료행위를 하느냐 한방의료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지 케미칼 의약품을 썼다고 양방의료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이번 검찰의 처분은 한의사가 전문약을 사용한 것에 대한 처분이 아니라 한의원에 전문약을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무면허의료행위 교사 및 방조에 대한 처분인데도 한의사협회는 이를 왜곡해 마치 검찰에서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을 인정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허위의 사실을 알리고 있다”며 단호히 대처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2017년 오산의 한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환자의 통증치료를 위해 경추부위에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주사로 투여해 해당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결국은 사망했던 사고가 발단이 됐다.

당시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을 사용한 한의사는 무면허의료행위로 기소돼 법원에서 의료법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의 처벌을 이미 받은 바 있으며, 이처럼 한의사가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아닌 전문약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고 검찰 및 법원에서 모두 불법행위로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이와 함께 한의사의 무면허의료행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한의원에 전문약을 납품하는 의약품 공급업체에 대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의약품 공급업체를 고발했지만 검찰에서는 현행 약사법상 의약품공급업체가 한의원에 전문약을 납품하는 것을 제한할 마땅한 규정이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사  VS 한약사

약사와 한약사 문제 역시 의사‧한의사간 공방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에 대해 약사사회는 면허범위를 넘어선 행위라는 주장이지만 대전과 부천에서 발생한 한약사 일반약 판매 사건이 연이어 기소유예와 불기소결정이 내려지고, 또 약사단체가 한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였지만 불공정행위 처분을 받은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한약사 일반약 판매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처분조항이 없고 한약제제 분류 연구용역을 실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의 복지부, 명확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는 한 유추확장해석을 통해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검찰, 한약사 업무범위에 관한 사항과 관련해 담당 소관이 아니라는 식약처 등 정부와 검찰의 미온적인 대처로 해결이 요원하다.

최근에는 복지부가 ‘약사, 한약사 면허범위 내 업무 준수 요청’ 공문을 지자체 등에 발송하며 해결 가능성이 보였으나, 양 직역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입법불비’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며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간호사 VS 간호조무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역시 직역의 업무범위를 두고 지난달부터 갈등이 표면화 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에 간호보조인력을 포함하려는 지역보건법 시행규칙 신설 때문이었다.

이에 간호계는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에 간호보조인력이 포함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1990년대 시범사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간호사가 주축이 되어온 방문건강관리 사업은 의료법 상 간호요구자를 대상으로 간호판단과 교육, 상담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의 기획 수행에 해당되며 이는 간호사 단독 수행 업무라며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와 복수로 방문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오히려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방문건강관리 대상자의 서비스 질 제고와 과다한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단독업무가 가능한 간호사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간호조무사들은 직역 이기주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복지부도 현실을 감안해 입법예고된 지역보건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서는 간호조무사를 전담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되 업무 범위에서 간호사의 지도가 필요한 것으로 규정했다는 것.

또한 해당 시행규칙은 모든 보건기관에서 간호조무사를 전담공무원으로 반드시 채용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천 배제를 해야 한다는 논리는 현재도 보건직 공무원으로서 방문건강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모욕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차별 의식이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도 양 직역은 이를 둘러싼 논란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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