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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1명' 코로나 백신,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수급부족은 불가피, 백신의 평가·분배 등 컨트롤타워 설립 ‘시급’

2020-08-01 06:00:53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전 국민 5000만명에게 동시에 접종할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백신을 수급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먼저 맞춰야 할까? 재난영화에서만 봐오던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2020년 7월 마지막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코로나19의 백신확보 전략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전세계적인 백신공급 매커니즘인 코백스 퍼실리티(이하 코백스)에서는 공정한 백신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각 국가마다 인구수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을 공급한다. 

물론 정부는 여기에 추가로 민간기업과 백신공급계약을 통해 수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입장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백신수급전쟁이 불가피하면서 전국민에게 돌아갈 5000만 도즈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날 자리한 고대의대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최근 정부가 진행한 코로나 혈청역할조사를 보면 항체가 있는 국민은 1%도 없었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전국민이 접종을 해야한다”면서 “하지만 5천만 도즈를 한번에 구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도에 따라 순차접종을 해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09년 신종플루때도 순차접종 해봤던 경험은 있다. 이번에도 누구에게 우선 접종할 것인가를 따져보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모으고 사회적인 논의와 공감대를 쌓아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의료진과 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이들만 해도 이미 국내 인구의 20~30%수준으로, 백신의 수급과 분배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취약계층의 우선접종 전략에는 이견도 있었다. 고대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코로나 백신의 불확실성 앞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권은 효율적인 전략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종플루때는 백신이 기본적인 플랫폼이 있었고 개발백신의 특성이 예상됐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개발되는 백신이 어떤 특징을 가질지 예측할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코로나 감염시 중증질환자나 만성질환자 등 노약자가 특별히 위험한 것은 알지만 접종시에 아예 효과가 없거나 기대만큼 나오지 않게 되면 과연 노약자들을 우선적으로 맞춰야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체계와 사회기반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고, 이후에는 중증도를 낮출 수 있느냐, 세 번째는 유행을 차단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한다”면서 “하지만 그래도 초기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백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개발되는 백신의 효능을 시나리오별로 생각해서 전략을 미리 세워놔야할 것”이라고 했다.

사회규범적인 전통적인 가치와 감염시의 위험도에만 기반해 고령층을 위주로 접종전략을 구사한다면 사회적으로 백신의 효과가 기대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도 효율적인 백신 접종전략을 세우기 위해 정부주도 '백신 컨트롤타워'의 설립을 주장했다.

기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워킹그룹을 설립해서 의료, 과학의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철학과 인문학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백신의 평가부터 접종순위까지 전반적인 정책을 논의한다”면서 “우리도 이제 의료진에 백신을 우선 놓는다고 하면 간병인은 어떻게 해야되는지 고민해야한다. 또한 락다운시에 움직여야만하는 필수인력을 우선 접종한다고 하면 군인과 택배기사를 포함할지의 문제“라고 했다.

기 교수에 따르면 사실 코로나 백신은 그동안의 다른 백신과 비교하면 미완성인 채로 출시돼 접종된다. 

몇 년동안 백신을 맞은 사람이 감염은 안되는지, 바이러스배출은 하지 않는지, 중증도를 줄이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적 증거를 확보할만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에서는 건강한 사람들이 대상이지만 현실에서는 기저질환이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기모란 교수는 ”백신접종은 사실상 PMS(시판후조사)도 아니고 전세계적인 3상임상이 진행되어야하는데 국가별로 효능이나 부작용은 다르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그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면서 “부작용때문에 법적으로 대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백신접종이후의 단계도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전남대 미생물학교실 이준행 교수도 국가적인 컨트롤타워의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는 유망한 코로나 백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각 회사들의 연구개발은 물론 임상, 출시까지 도울 수 있는 통계학자들까지 거느린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행 교수는 이에 대해 “미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지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서라고 판단된다”면서 “국립보건원, 전염병연구소 등 관계기관도 총동원해서 효과가 적어보이는 백신에 대한 지원은 끊고 다음단계로 진출할 백신을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백신과는 달리 코로나 백신은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중앙에서 관리해야한다”면서 “위기상황에서 백신의 수급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없는 백신을 개발하고 구입할 우려도 감안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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