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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부터 의료진까지 "도핑방지 약사 참여 필요하다"

도핑방지 포럼, '도핑방지활동과 약사 직능 확대 필요성' 토론

2022-10-31 05:50:26 이지원 기자 이지원 기자 jw_04@kpanews.co.kr

"도핑방지 활동의 약사 참여는 선수뿐 아니라 타 직군의 의료진 입장에서도 필요하다…운동선수뿐 아니라 생활체육인까지 보호할 수 있다"

지난 29일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진행된 도핑방지 포럼에서 진행된 '도핑방지활동과 약사 직능 확대의 필요성' 주제 패널 토의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패널 토의 좌장은 김금평 KADA 사무총장이 맡았으며 Satomi Suzuki 일본도핑방지기구 약사와 이종하 전 태릉 국가대표 선수촌 주치의, 김나라 전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수, 최미영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왼쪽부터) 김금평 사무총장, 최미영 부회장, 사토미 스즈키 약사, 이종하 교수, 김나라 위원


△약사의 정확한 복약지도, 선수 보호하고 사고 막는다

이날 전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수인 김나라 위원은 패널 토의를 통해 약사 직군이 도핑 방지 활동에 있어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김 위원은 "선수들이 가장 궁금해하면서 걱정하는 것은 금지약물 복용이다. 의도적으로 도핑 규정을 위반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사실 잘 몰라서, 실수로 금지약물을 보유 혹은 섭취해서 위반하는 사례도 있다"며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약사가 선수들에게 복약지도를 정확하게 해주면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우리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올라와있는 금지약물 검색 서비스를 통해 금지 약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이렇게 지식을 얻고 있지만 어린 선수 혹은 장애인 선수 등 본인이 직접 찾기 어려운 선수도 있다. 이들의 경우 부모님 혹은 지도자 등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저 또한 약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라 정확하게 알려주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파도 약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가 의약품을 구입하는 최종 단계 혹은 의사의 처방전을 받았을 때 재검토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금지 약물을 항상 먹으면 안되는 건 아니다. 경기 중에 먹으면 안 되는 게 있고, 경기 외에는 먹어도 되는 약물도 있다. 하지만 해당 약물이 배출되는 기간을 잘 몰라 도핑 검사 시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분야에 대해 더 잘 아는 약사들이 재능을 발휘해 선수들을 지도해주면 선수들이 마음 놓고 약물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약사 콜라보, 금지약물 처방 등 오류 줄일 수 있어

전 태릉 국가대표 선수촌 주치의인 이종하 경희대 교수는 "일차 진료를 보는 의사가 약물에 보다 익숙하지 않다"며 "진료가 우선이다보니, 치료에 집중하다보니 금지 약물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약사 직권의 참여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의사가 처방을 냈는데 약국에서 콜이 올 때가 있다. 이 약이 맞는지, 용량이 맞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이런 확인으로 오류가 줄어드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약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지약물은 경기 기간 중과 경기 기간 외로 세분화 돼 있다. 생약 성분의 보충제 같은 건 약사가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 가끔 선수가 나중에 운동선수라는 신분을 밝히는 경우가 있다"며 "약사의 참여는 약물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을 수 있게 하고, 선수가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사, 운동선수부터 생활체욱인 건강까지 지킬 수 있어

최미영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대한약사회는 약사 직능을 어떻게 발전시킬까를 많이 연구한다"며 "그동안 약사는 질병을 치료에 도움을 주는 역할 혹은 조제활동, 복약지도 등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질병의 예방이나 맞춤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핑 방지와 약학의 접목이 약사 직능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최 부회장은 "지역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약사의 전문성과 스포츠가 결합된다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비단 선수만이 아니라 학부모, 지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열할을 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생활 체육인도 많다. 이들의 약물 오남용에 대한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약국에는 DUR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병원에서 한 번 걸러지겠지만 미처 거르지 못한 약물을 약국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부였다.

아울러 "운동선수인지 확인했을 때 도핑금지 약물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현재 운동 기간인지 아닌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시스템화 시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약을 조제 시 도핑 약물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보다 세분화해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날 최 부회장은 약사의 역할은 전문 운동선수뿐 아니라 생활체육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 역시 약사가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이라며 "도핑 방지 활동은 약물 오남용 방지와 방향성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이 다이어트 혹은 몸을 키우기 위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이들 가장 가까이 있는 약국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가이드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핑, 검사보다 교육이 먼저다

훗카이도 보건과학대학 교수인 쿠미코 카사시 약사는 도핑 관련 약사 참여 배경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스포츠약제사 제도는 1900년도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일본 선수 관계자는 도핑에 무지했다. 선수에게 감기약을 사용하면 안 되지만 처방을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며 "현재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요법을 사용할 때는 스텝을 밟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 하지만 그 스텝을 밟지 않고 처음부터 강한 약을 처방하면 나중에 도핑에 걸려도 왜 사용했는지 증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단계별로 약을 사용해야 선수의 증상 악화로 약을 사용한 것이구나를 증명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강한 약을 복용하면 도핑에 걸렸을 때 문제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쿠미코 카사시 약사는 "일본에서 도핑 검사는 주로 올림픽, 아시아 대회와 같은 큰 대회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국민 대회까지 확대했다"며 "도핑은 검사보다 교육이 먼저다. 이 때문에 2003년부터 약사회가 교육을 했다. 2009년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으로 약제사가 약물 사용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일본 스포츠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패널 토의가 진행된 뒤 많은 약사들의 질의와 의견이 쏟아졌다.

한 약사는 "토의를 들으며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선수들이 직접 선수 신분을 밝히고 '금지약물을 검토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도핑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그런 걸 물어봐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해 이런 것들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약사회에서 의약품 안전 교육을 할 때 '선수들에게 이런 건 꼭 물어보세요' 혹은 선수들에게 '병원 가면 이런 거 물어보세요'만 알려줘도 비의도적인 약물 복용 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약사는 "환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오면 모든 걸 확인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DUR에 선수인지 아닌지 뜨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워킹 그룹을 만들거나 커뮤니티를 통해 어느 약사에게 가면 선수가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상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생활체육인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개선시킬 방법, 산업 약사 등 다양한 약사들의 참여, 생약 성분의 정보 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아울러 KADA에서 플랫폼을 만들어 선수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건기식과 일반 식품이 제도권 하에서 안전하게 판매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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