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주최하는 제5차 K-생명바이오 포럼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성과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1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2월 WHO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트레이닝 허브로 단독 지정한 후 1년간 사업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개회사에서 “한국바이오 성장사에 획을 그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바이오 관련 담론, 국제 표준, 윤리 부분을 주도하지 않는다 해도 이니셔티브를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그라운드를 넓게 쓰고 민간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며 “바이오와 관련한 우리나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고민하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발제는 김동현 보건복지부 WHO 인력양성허브지원팀장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교육 사업의 성과’에 대해 신은경 보건복지부 글로벌백신협력팀장이 ‘향후 전략’을 맡아 발표했다.
김동현 팀장은 먼저 WHO로부터 대한민국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 정립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경험 및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등 바이오산업 및 교육역량의 국제적 공인에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2022년 1년 동안 세계보건기구(WHO)와 아시아개발은행(ADB) 협력 과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중·저소득국 43개국 754명(국내 68명) 교육이 완료된 상태다.
김동현 팀장은 K-NIBRT과정 외에는 실습교육을 실시하지 못했다며 이를 실습하기 위한 국내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력양성허브 전체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조정할 수 있는 센터 교육시설을 설립과 국내산업체 연계를 확대하고 외국 교육생 인턴쉽 제공, 교육프로그램에 강사진 및 교육생 파견 등 인력양성허브 교육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은경 팀장은 2025년부터 매년 2천명 이상 글로벌 바이오 생산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백신 불평등 해소 중심지로서의 위상 강화 및 백신·바이오 의약품 중심지로의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주개발은행(IDB) 및 빌&멜린다게이츠재단(BMGF)협력 과정을 신설하는 등 기회를 확대해 2022년 754명이었던 교육인원도 올해 1000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바이오인력양성 전담을 위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허브(GTH-B)의 위상 및 거버넌스 공고화도 추진한다.
또한 허브국과 수혜국, 국제기구, 민간재단 등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국내외 기업·대학·연구소·정부 등 민관 파트너십 확장·활성화를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및 우리나라의 백신·바이오산업 선도국 도약에 힘쓸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김바른 부사장은 토론에서 펜데믹 과정에서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을 언급하며 바이오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백신 개발은 통상 10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스카이코비원의 경우 2년이 걸렸다”며 “선진국에서는 넥스트 펜데믹을 위해 100일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펜데믹이 올 것을 예측하고 백신 라이브러리를 구성해 특정 질병의 펜데믹 조짐이 보이면 꺼내서 개발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에서 2년, 100일까지 파격적인 공정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인력이다. 실제 2년간 개발하면서 인력에 대한 절실함,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며 “펜데믹이 저물어 가며 관심도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넥스트 펜데믹을 준비한다면 지금부터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바른 부사장은 인력양성허브로 선정되며 기업으로서 현장 실습을 진행하며 느낌점도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인력양성허브로 선정되며 기업에 교육생 26명을 초청해 실습했다”며 “‘이론에서만 경험했던 것들을 글로벌 생산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극을 받았다’는 모니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긍정적 선순환이 될 수 있을지 HR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도로 본사를 이전하며 R&PD센터를 크게 건설할 계획인데 단순 직원 이동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같이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계획인데 중저소득, 선진국 모일 수 있는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트레이닝 센터로서 역할을 하려한다. 정부, 유관기간 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희술 LG화학 전무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들며 △기반 기술 숙성 △경제력 △정부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관련해서는 규제 허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에 2년 정도 시간이 걸려 거의 사용하는 현장이 끝나는 상황인데 백신을 개발해서 치료제로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기반 기술이 펜데믹 상황 이전에 이미 갖춰져 있었어야 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무는 기술 연구 개발과 관련해 대학의 역할이 아쉽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전무는 “대한민국 교수들이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기술을 만들면 본인이 창업을 하려한다”며 “대학에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체에 잘 기술이 이전되는 구조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바이오기술과 관련해 유출을 제한하려 해 기업으로써는 어려움이 있다”며 “백신 공정 생산 등 많은 곳에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인력 양성을 통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백신의 자국화도 정부가 추진했으면 하는 정책 중 하나로 꼽았다.
박 전무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쓰이는 백신 42종 중 자국 백신은 93개 중 13개 품목 밖에 없다. 로타바이러스·대상 포진 백신의 경우 다섯 품목 중 국내 개발 백신은 한 품목 밖에 없다”며 “정부 정책적으로 생각한다면 국가 필수 예방접종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수출로 이어져야 하는데 백신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글로벌 기업에 선점돼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WHO 허브 사업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중저소득국에 대한 인적 훈련 지원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신뢰도를 높여 장차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시장 확대 도모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발전을 위해 기술 인력과 규제 관리 인력으로 구분해 교육 프로그램을 디자인 할 것을 제안했다.
중저개발 국가의 경우 생산 공급만 구축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규제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훈련과 교류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
박 부회장은 또한 해외 인력 양성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우리나라 규제 역량 보강과 향상된 규제 시스템을 해외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 거점을 통한 국내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에 거점을 둔 시설의 경우 연구진에 근거한 안정적인 인력 공급 및 장기 근무 인력이 상시 부족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박 부회장은 “각 지역에 위치한 대학과 연계 및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 인재 육성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며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사업이 국가 차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계획돼 장기적으로 국내 인력 문제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