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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키우겠다' 선언은 했다, 신약개발 키울 '큰 그림' 나와야

4일 국회토론회서 전문가 제언 잇따라…청사진·구체적 정책 개발 필요성도

2019-06-05 06:00:2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의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제약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큰 그림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할 수 있으며 다수의 기업이 큰 생태계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더불어민주당)·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4차 산업혁명과 제약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최를 맡은 오제세 의원은 "이제 제약산업은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듯 하다. 다음 성장동력이 제약바이오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축사를 맡은 국회 복지위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제약바이오산업은 국부창출에 힘을 줄 수 있는 산업군이다.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는 연구개발에 큰 혜택을 주고 있다. 업계가 국가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완화와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측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축사(대독)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서 국내 산업계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며 "대통령께서 발표한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을 통해 일자리 30만개, 100만명 규모의 빅데이터 구축, 연구개발 투자, 세제 지원, 인허가 심사전략 확충 등 생산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대독)도 "헬스케어 패러다임 전환은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열렸음을 뜻한다. ICT역량과 의료인력, 체계를 활용한다면 우리도 바이오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대독)도 "시장의 변화는 제약·바이오산업이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며 "정부가 민간과 힘을 합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업계 체감하는 실질 협력 필요…생태계 위한 청사진 나와야 할 때"

이날 기조발표를 맡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난 2017년 정부 100대 과제 선정에 이어, 3대 전략투자·8대 선도사업 선정, 2019년 3대 중점육성산업에 뽑히는 등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성장세와 부가가치 등의 경제활성 및 국민 건강권 확보 등의 사회 안전망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금액은 우리돈 22조632억원으로 전체 1.8%에 불과하지만 잇따른 기술수출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세를 지키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패러다임 전환. 신약개발이 보편성에서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 때 내시장 점유율이나 전체적인 시장 발전 위주보다는 특화된 의약품을 통한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과 세계경쟁력 강화로 이 방향성이 이어져야 한다.

이런 가운데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제약산업에서 제약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산업체의 제약산업 진출을 비롯해 기존 제약사의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맞춰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이 이에 걸맞는 규제와 선진화 방안, 인력 양성을 모색중이다.

원희목 회장


국내도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차원의 AI신약개발지원센터 운영과 함께 최근 이어지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수출, 첨단 기술 도입 생산시설 운영 등 산업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연구규제방식 전환 △연구-실용화까지의 연계성 있는 정책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국가-산업간 생태계 조성 △빅데이터, 첨단기술 등 규제완화 등의 선진화된 규제와 지원 등의 뒷받침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

같은 정부와 산업계의 호흡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분야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제약산업이 국가 경제를 주도하는 '이노베이티브 무버'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원 회장의 말이다.

원 회장은 "보건의료계에서 30년간 일을 해오면서 제약바이오의 발전은 제대로 (정책방향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한 실질적이며 업계의 체감이 가능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신약개발지원센터 주철휘 부센터장은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 낮은 성공확률을 언급하며 세계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발제했다.


주철휘 부센터장

주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하나의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10~15년, 평균 3조원, 성공률 역시 9000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통적 연구의 90%가 실패를 하며 신약의 75%가 개발비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애브비의 '휴미라'처럼 성공만 한다면 한 해 22조원을 벌어들일만큼 성공에 따른 열매는 달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 신약개발 참여를 위한 스타트업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는 빅파마, AI스타트업, 글로벌 IT 기업 등 올해 5월만 132개의사가 뛰어들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도전에 각 기업은 협력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로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연결고리에 다양한 투자자는 몰려든다.

복잡한 시장 상황에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은 지금 한국 등 후발주자는 미래기술로 점프하거나 개방형 오픈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전략적으로 적합한 분야를 선정해 플랫폼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를 연결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 학습성을 높이는 한편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한 개방형 혁신 그리고 학습 역량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 부센터장의 설명이다.

주 부센터장은 "기술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데이터의 정확도는 신약 개발에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벤처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같은 벤처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면 규제해소를 통해 시장을 견인하고 생태계 플랫폼과 청사진을 준비해 개방형 혁신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가 허용돼 학습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실제 업계가 느끼는 AI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견해가 이어졌다.

신테카바이오 김태순 대표는 외국의 맞춤의학 관련 정책과 규제, 약가 우대 등을 설명하며 미국이 '정부의 규제과학 및 정책-바이오벤처 기업의 연구개발-투자-라이센싱 후 지속적 임상 및 파이프라인 완성'이라는 생태계를 국내도 구축할 수 있도록 식약처의 '규제과학' 분야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엄보영 산업진흥본부장은 규제 개선에 대한 기업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각 부처별 정책 연계와 함께 AI스타트업-기존 제약사-의료기관이 보유한 기반데이터의 연결성 등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동제약 권진선 책임연구원은 외국의 산학연 공동협력 구조의 구축과 제약업계의 관심, 각 부처별 정책 가지치기와 통합을 위한 중심 구축, 인공지능 분야 인재를 제약산업계로 넣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미래 산업은 '데이터'로 기울었다…구체적인 활용 방안 필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의약품 분야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국내 업계가 가야할 길을 찾아보기 위한 의견도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케어 케렌 프리야다르시니 아시아 총괄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AI가 어느 수준까지 보편화돼 있는지를 짚었다.

프리야다르시니 총괄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 블록체인 등을 위시한 디지털 기술은 기존 제약사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미 시장은 기존 자연적 의약품 연구가 아닌 데이터 분석의 힘을 이용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신약개발, 더 나아가 예방의학의 관점에서의 산업을 도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발전은 새 원동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구와 데이터 탐색을 위한 과정 자동화가 데이터를 통한 변화로 꼽힌다. 리서치 랩 등은 2만여개 이상의 리좀을 빠른 시간 안에 분석하고 있다. 미국 스탠포트 의대 등은 연구에 필요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80개의 연구시설간 데이터를 공유한다. GE헬스케어 등은 빅데이터를 통해 고령환자 케어를 수행한다.

OPUS 랩 등은 임상 내 환자 안전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구축했으며 영국 정부가 도입한 Cochrane의 기술은 국민건강 확보를 위해 예방의학 관점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기능은 의약품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미국 성쥬드어린이 병원은 소아암 연구와 함께 아동의 DNA변화 양상을 연구해 이를 가시화하며 뉴로 이니셔티브의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의 신경학적 연결 구조 가시화 작업, BC Cancer의 클라우드 기반 연구 가속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AI는 개발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머크는 빅데이터를 통해 예상 생산량을 계측하고 Weka Health는 기술을 통한 백신 보관 체계를, R-Pharm은 제조소부터 유통과정까지의 전과정을 데이터화했다. 여기에 의약품 제조를 위한 천연물 관리, 종이 없는 제약사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케렌 프리야다르시니 총괄


프리야라드시니 총괄은 "미래의 헬스산업에서의 방향은 예방의학, 웨어러블 등 더 다양한 개인적 컴퓨팅, 지능화된 클라우드 체계 구축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빅데이터가 국민 보건과 산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임은 공감하면서도 앞으로 넘어야 할 벽이 남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조병철 교수는 "제약산업은 개발부터 시장 출시까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며 각 기관의 톱니바퀴도 맞물려야 한다"며 "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생기면 신약개발은 바퀴가 멈추는 곳에서 함께 멈춘다. 각 톱니바퀴를 움직이기 위한 정책 발굴, 규제개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김양석 사업부장은 "현재의 데이터가 (신약개발에) 좋느냐를 따지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외국에서의 파이프라인이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병원 의료데이터의 활용이 필요하다. 양질의 데이터가 규격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이끌어갈 리더의 부재도 아쉽다. AI는 도움을 주는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모든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게 목적이라면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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