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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로 눈 돌리자"... 티딘 계열 NDMA 검사에 업계 미묘한 시선

일부 제제 단가 등 '레드오션' 회피…"퇴출이 오히려 득" 언급도

2019-10-14 06:00:5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분명 '큰 일'이 났는데 한 쪽은 조용하다. 발암 유발 가능성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된 라니티딘 사태 이후 타 성분 약제로 불똥이 튀고 있음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분위기다.

최근 원료 품절 등의 이슈로 생산 단가가 증가한 일부 H2차단제 계열을 비롯, 향후 타 제제 회수 조치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보험약가가 높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로 처방이 변경되는 '큰 파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타 성분 검사 여부에 촉각 기울이지만
'라졸'에 눈길 둔다(?)

11일 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의 제약사 관계자가 식약처의 니자티딘 등 H2 차단제 NDMA 조사 검토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우선 라니티딘 원료에 검사가 완료되면서 별도의 완제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이른바 '티딘' 계열로 불리는 H2차단제 계열의 NDMA 함유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성분이 니자티딘. 니자티딘의 경우 미국의 한 업체에서 라니티딘의 70분의 1 수준의 NDMA가 나왔다는 결과도 있을뿐만 아니라 일본 등 여타 국가에서 니자티딘 원료 NDMA 함유를 조사 중에 있다. 

화학적으로 봐도 NDMA가 검출된 원인은 라니티딘에 포함된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의 자체 분해 및 결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데 결합구조가 매우 유사한 니자티딘 역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라니티딘 사태 이후 국내 제약업계는 이미 판매할 수 없는 라니티딘을 대신해 여타 성분의 제제를 가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진짜 관심을 두고 있는 제제는 '라졸' 계열의 PPI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다.

 원료 수급·낮은 약가, 타 제제 없는 곳까지
"타 H2서 NDMA 나오면 제약업계 득" 분석도

이미 국내사 중 꽤 많은 수는 이미 '티딘'이 아닌 PPI를 마케팅 일선에 배치했다. 국내 한 상위제약사의 영업사원은 "(자사가 보유한) 여타 티딘 계열보다 PPI에 영업활동을 집중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특히 종합병원 이상의 중대형 의료기관에서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물론 라니티딘을 포함해 이미 소화성궤양용제시장이 생산실적기준으로 25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이 때 제약사의 첫 번째 관심은 H2 차단제다.

현재 라니티딘을 제외한 H2 차단제 계열의 약제는 라푸티딘, 시메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등이다. 이중 보령제약의 '스토가'(라푸티딘)과 동아ST의 '동아가스터정' 등은 시장에서 많은 처방이 이뤄지는 약물이다.
 
여타 H2 차단제의 경우 비슷한 기전을 가지고 있고,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혹 모를 처방 후 부작용 관리도 쉬워 제약사가 쉽게 진입하기 용이한 탓이다.

그러나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여타 H2 차단제보다 PPI의 미래가 조금 더 밝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이유는 일부 제제의 원료 문제. 대표적으로 시메티딘의 경우 제조를 위한 원료가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메티딘의 원료는 국내에서 자체로 수급하기 매우 어려운 편에 속한다. 원료 자체의 단가와 이로 인한 낮은 수익성도 국내원료 수급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이후 수급이 어려워지고 원료 수입시의 단가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국내 제약사의 시메티딘 제제의 보험약가는 대부분 50~80원 선.

라니티딘의 평균 약가가 100~180원 선인데 굳이 낮은 수익성을 가진 제제를 쉽게 마케팅할 수 있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PPI 계열의 보험약가는 400원에서 700원선. 대표적인 PPI 제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이 정당 732원으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국내 제네릭 중에는 500원 혹은 400원대 초반 제품까지 있다.

PPI가 기존 H2 차단제 계열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이들 약제가 통증이나 감기 제증상 등에 사용되는 약제에 부수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강해 장기처방보다는 단기처방이 많다는 점에서 환자의 가격적 저항감도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사의 경우 제조단가가 보험약가의 60%까지 올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몇몇 '티딘' 계열의 제조원가가 이렇게 높아지면 (타 제제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아도) 처방을 자연스레 PPI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다른 하나는 국내 제약사 중 많은 곳이 H2 차단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이다. 제네릭 처방을 통한 시장 확대를 꿈꾸는 회사 입장에서는 H2 차단제의 대표격인 라니티딘은 보유하고 있지만 여타 티딘은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1~2개 정도만 가지고 있는 곳이 왕왕 있다.

그런데 이미 여타 H2 차단제는 국내 상위 제약사가 영업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약사는 붉디붉은 시장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블루 오션'인 PPI 시장으로 진입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미 타 H2 차단제로 영업노선을 갈아탄 제약업체도 PPI를 향한 관심을 놓치지는 않고 있다. 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 회사는 투 트랙으로 시장 공략을 진행중이다. 기존 H2 차단제에 신뢰가 있거나 PPI 제제 등으로 교체를 원하지 않는 곳(의료기관)에는 타 티딘 제제를, 처방 변경 움직임이 보이는 곳에는 PPI 제제를 영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혹 나자티딘 등 타 제제에서 NDMA가 나올 경우 소화성궤양용제시장 자체가 요동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터진 발사르탄의 경우 △원료를 만든 일부 제조사의 문제였다는 점 △만성질환 치료제로 처방 변경이 불가능한 환자가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국내사의 발사르탄 복합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경부터 다시 허가를 받던 발사르탄은 9월 중순까지 복합제 33품목 등 총 42품목의 허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은 △제품의 보관 과정에서 발생해 향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 △장기복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등으로 그 의미가 다르다. 환자에게 이미지가 씌워진 제품에 변경이 가능하다면 의료기관에서도 굳이 소신처방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혹 (타 제제의 NDMA 함유)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처방 시장에서의 큰 변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약을 통해 처방 확장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역으로 득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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