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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바이오 '52시간 유예' 한숨돌리나

업계 관계자들, 계도기간+'연구개발 연장근로' 가능성에 안도

2019-12-12 12:00:13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오는 2020년 시작될 주 52시간 근무에 마음졸였던 중소 제약·바이오사의 분위기가 일단 '안도'로 바뀌고 있다. 계도기간 연장과 더불어 연구개발의 연장근로 인정 가능성에 마음이 조금은 놓인 것.

매출이 높은 상위 제약사와 달리 체계를 정비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진통이 덜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최근 중소제약사 및 바이오의약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노동부가 발표한 주 52시간 근로 보완대책에 상대적으로 업계 내부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제약업계 내 300인 미만 사업장은 약 70여개. 제약사가 경영부서 내 생산제조소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남은 회사 중 거의 대다수가 이번 조치에 포함된다.

제약업계가 이번 '주 52시간 근로 보완대책'에 안도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가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제약사 중 상당수는 지난 2018년 300인 이상 제약사의 주 52시간 근무 도입 이후 52시간 근로를 위해 '예행연습'을 해왔지만 생각만큼 부드럽게 준비가 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0월 만난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주 52시간 준수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제약사의 고위 관계자는 "300인 이상(의 주 52시간 근무 도입) 이후에 선제적으로 회사에서 52시간을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위사의 경우 전사적 체계를 구축해 시스템 변경이 수월하지만 중견제약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회사의 가이드라인 자체가 완벽하게 정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습을 한다고 해도 적응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당초 매출이 높은 상위제약사 역시 52시간 근무를 두고 부처별 가이드라인을 새로 세우고 대외 및 연구 등 일부 부서에 한정해 근무지침을 만드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이 사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고용노동부가 밝힌 이번 대책은 곤란한 제약사에게는 조금 숨통이 트이는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정부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고용부는 주 52시간제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되 50~299인 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을 주기로 했다.

또 근로자가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용 당국에 신고 또는 진정을 낼 때는 최대 6개월(3+3개월)의 시정시간을 줘 이 기간 내 사업주가 근로시간 개선을 통해 시정할 경우에는 처벌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다.

중소제약사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특별연장근로 사유.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재난이나 이에 준하는 사고 발생 시'시에만 특별연장 근로를 허용하고 있지만 △인명 보호와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경우 △시설·설비의 갑작스러운 장애·고장 등 돌발적 상황에 긴급 대처가 필요한 경우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의 대폭적 증가가 있어 처리하지 않으면 사업에 중대한 지장이나 손해가 생길 경우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연구개발 등의 사유도 연장근로가 가능해진다.

특히 특별연장근로 사유 확대 방안은 이미 주 52시간제를 적용하고 있는 대기업에도 적용된다. 제약업계의 경우 의약품 사용이 증가할 경우 수급 불안을 자주 유발하는 산업군이다.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시간도 많은 편에 속한다.

제약업계의 특성상 이같은 조치는 제약업계가 가진 구조적 한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생산 물량이 많아질 경우는 정부가 이야기하는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의 증가와 사실상 같은 것이라고 본다. 올해 라니티딘 사태 이후 대체 의약품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3교대로도 수요를 못따라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제약사에게는 편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위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는 하지만 제약연구의 경우 시간이 오래걸리고 사실상 잔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이번 대책이 제약업계 전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바이오헬스 등 헬스케어 분야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업계의 연구개발이 해당 과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덧붙임이다.

다만 해당 회사의 일부 직군은 우려를 보내기도 한다. 주 52시간 근무 이후 영업사원 등이 실제로 근무의 연장임에도 이를 자발적 근무라고 바꾸는 등의 행태를 중견제약사들도 동일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영업 분야에 종사했던 한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 영업 자체가 이미지와 회사에 기대는 점이 많아 중소제약사의 처방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상위사와 동일한 수준의 영업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50~299인 근무) 제약사가 시범 운영을 하고 있는 이 때도 영업 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유예기간이지만 실제 시행되면 영업 환경이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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