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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는 ‘귀하신 몸’…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과 숙제는?

초기단계 글로벌 시장서 선두주자되려면 업계가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합리적인 규제 마련해야

2019-12-13 06:00:15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우리 몸에 공생하는 미생물 군집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면서 제약사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체의 미생물을 활용한 암 치료는 물론 치매나 파킨슨병 등 주요 중증질환의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해로운 존재로 인식되면서 의약품 역시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유전체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신진대사 및 소화능력, 면역력 등 인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명 제 2의 지놈(Genome)으로 불리며 연구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이미 화이자, 일라이릴리, 엘러간, 다케다, BMS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개발된 치료제는 없지만 위장관 장애부터 피부질환, 감염질환, 비만, 고혈압, 관절염 심지어는 우울증이나 자폐증까지도 대상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중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2019년 약 800억 달러 규모에서 2023년 11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매년 약 7.5% 수준으로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을 조절하는 수준인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등이 주력이지만 마이크로바이옴과 인체의 상호작용을 조절할 수 있는 본격적인 치료제의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시장은 급격히 팽창할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동향 

현재 지놈앤 컴퍼니는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폐암 등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GEN-001에 대해 FDA에 임상시험승인계획을 제출했으며 제노포커스는 기존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됐던 면역억제제를 대신할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다. 

이밖에도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한 대장암치료CBT-P8을 개발중이며,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접목해 장내 미생물지도를 제작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의 근거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마이크로바이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천랩과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협력에 착수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및 아토피를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서울대와 협력해 장내미생물 은행을 설립하고 1500여개의 균주 라이브러리를 구성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마이크로 바이옴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GMP수준의 공장을 구축, 자체적으로 균주생산부터 산업화까지 원스톱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에서도 지난 5월 바이오헬스산업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유전자가위, 3차원장기프린팅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옴을 차세대 바이오헬스 기반기술로 설정하고 국가적 연구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개발업체, '문제는 규제' 이구동성

하지만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개발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규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김지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바이오경제 리포트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있어서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것이 국내 업체들에게는 위험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결국 안심하고 제품개발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가이드하인 마련과 함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와 산업육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관련논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시장형성이 아직은 초기단계인 만큼 국내 연구인프라가 역량을 갖추기 시작한 상황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발빠르게 움직여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다른 선진국에서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이전에는 없었던 기술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헬스케어 혁신을 가능하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떻게 관리하고 규제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우리 몸과 외부의 경계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성으로 인해 이를 인체 및 인간 유전체 정보와 어떻게 다르게 볼 것인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기존 치료제와 어떻게 다르게 볼 것인가 등 새롭고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모습.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에서도 FDA는 관련업계와 기술적인 이해도를 바탕으로 규제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상업화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임상 2상이 진행중이던 Seres Therapeutics Inc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 치료제 후보가 임상 2상 결과가 좋지 않자 임상시험을 새롭게 디자인해 재개해 3상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혁신치료제와 희귀치료제로 지정해 신속심사 및 7년간 독점시판, 임상연구에 대한 세금혜택 등을 제공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의 사례처럼은 아니더라도 안심하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규제환경을 마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식약당국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업계에서 원하는 지원제도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2020년에는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한 제도수립을 위해 내부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세계적으로도 미국을 제외하면 기술적으로 이해도가 높지 않은만큼 국내 사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의약품 관련 규정이 없기때문에 임상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적인 의약품 허가절차에 따라 임상시험과 품목허가에 대한 신청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다만 유전자가 조작된 미생물의 경우 인체에 사용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영장류에 대한 비임상시험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난 3월부터는 의료제품의 경계가 모호한 제품의 경우 융복합혁신제품 지원단을 통해 신속한 허가심사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점차 복잡해지는 융복합제품들의 개발에 발맞추기 위한 조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같은 혁신기술에도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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