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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경 제네릭의 종말'(?) 챔픽스 소송, 특허분쟁 이정표될까

솔리페나신 이어 제네릭사 패배…일부선 후속조치 분위기도

2019-12-21 06:00:26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하기 위해 꿈꿨던 염변경 제네릭은 이제 더이상 안되는 걸까.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이어져온 금연보조 치료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 관련 특허분쟁이 화이자의 승리로 끝나면서 그동안 염변경으로 다름을 주장했던 국내 제약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 판결의 경우 올해 초 대법원에서 벌어졌던 '베시케어'(솔리페나신) 판결에 이어 '염변경'이 더이상 통하지 않음을 알리는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제네릭 출시를 위한 특허분쟁 추이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솔리페나신 이어 '쐐기 박았다'…'항소, 실익없다' 목소리

특허법원 제3부는 지난 20일 오후 화이자가 국내 21개사를 상대로 제기한 챔픽스 염변경 의약품의 특허회피 항소심에서 화이자가 이겼다는 뜻인 심결 취소 판결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기존 염변경 제네릭 개발 과정에서 특허 분쟁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출시가 '염변경'이라는 길을 타고 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15년 3월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로 시작된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라 국내 제약사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를 깨고 제품을 9개월동안 우선적으로 독점판매하기 위해 무효소송을 제기했었다. 최초 특허분쟁(심판 및 소송)에서 이기는 동시에 가장 먼저 허가를 받아 오리지널의 시장을 무너트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무효소송은 만만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업계는 특허를 정면으로 깨는 것이 아닌 '오리지널의 특허와 제네릭의 특허가 다름'을 인정받기 위한, 피하기식 심판을 택했다. 이른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이다.

이 과정에서 제품의 특허를 피하기 위해 상당수의 제약사가 내밀었던 방안이 바로 '염변경'이었다. '주성분+염A'를 '주성분+염B'로 바꿔 다른 제품임을 강조했던 것이다.

염변경이 등장한 후부터 특허심판은 염변경을 통해 시장 내 진출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 결과 성공건수는 늘어나기 시작했다.

챔픽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내 21개사는 지난 2016년 9월 화이자를 상대로 '챔픽스'의 주성분인 '바레니클린타르타르산염' 중 염을 '살리실산염', '살리실레이트염' 등으로 바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허심판원이 국내 제약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더욱이 정부의 금연치료 정책의 효과로 금연을 위한 약물의 수요가 늘었고 국내사 역시 지난 2018년 11월부터 하나둘씩 제품을 내놨다.


이날 열리는 재판을 소개하는 전광판. 그러나 법정에는 취재기자 몇 외 피고 측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이자는 불복했다. 특허법원에 해당 특허심판을 취소해달라는 항소심을 제기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1심과 같은 추이라면 항소심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급격히 뒤집혔다.

대법원은 지난 1월17일 아스텔라스와 코아팜바이오가 과민성 방광치료제 '베시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와 이를 염변경한 '에이케어'를 두고 특허침해여부를 결정하는 소송에서 아스텔라스의 손을 들었다.

더욱이 코아팜바이오 역시 서울중앙지법과 특허법원에서 모두 이겼던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 염변경은 특허분쟁에서 국내 제약사의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위기감을 줬다.

당시 제약업계 내 특허 분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렸다. 대법원이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단순 염변경은 불가하다는 목소리와, 각 사례에 따라 다르므로 챔픽스와는 별개의 건이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베시케어 판결 이후 국내 제약사의 불안감은 이어졌다. 실제 이번 판결은 당초 2월 선고될 예정이었으나 5월로 연기됐다가 8월, 10월, 12월까지 무려 열달간 연기됐다. 그 사이에 제약업계 측은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소송 내 변론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재판부의 손끝은 오리지널사를 향했다. 이번 판결은 결과적으로 솔리페나신의 연장선상에서 염변경 제네릭의 '관뚜껑을 덮는'(완전히 끝내다, 정리하다라는 뜻의 시쳇말) 일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었다. 실제 제약업계 내에서도 이번 소송에서 극적인 변화(국내사의 주장이 크게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가 많았다"며 "이번 특허분쟁으로 사실상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살아남은 챔픽스의 물질 특허가 내년 7월19일 만료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3심 항소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특허분쟁의 경로 중 하나였던 염변경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쌓여있는 재고 반품 움직임…업계도 '분위기 꺾였다' 분석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그동안 쌓여있던 품목을 반품할 준비에 분주하다. 지난 1월 대법원 판결 이후 상당수의 제약사가 약국 출하를 중단하며 재고가 유통업체 창고에 멈춰있는 상황이다.

이들 제품의 유효기간이 길게는 2020년 말, 짧게는 2020년 1분기 중 끝나는 탓에 이를 반품해 악성재고를 막겠다는 반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이후 대다수의 품목이 유통업체 창고에 묶여 있다. 개중에는 기간 임박 제품이 상당수인만큼 업체들이 동시적으로 제품 반품을 잇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약국가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반응이다. 금연치료가 시작되던 당시 염변경 제네릭 상당수가 약국까지 닿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더욱이 일부 품목의 경우 현재 유통은 되고 있지만 그 액수가 미미하다는 점, 지난 1월 베시케어 판결 이후로 상당수 제약사가 약국 발매를 멈췄다는 점 등을 봤을 때 반품 등으로 인한 피해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2017년 크게 뛰어오르던 약물의 인기가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약국 내 재고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특허분쟁의 당사자인 제약업계에서는 굳이 챔픽스 제네릭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시장 내 매출도 그렇거니와 제약업계 내에서 이번 특허심판으로 혹했던 분위기마저 꺾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이어진다.

소송에 참여했던 한 제약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크지 않은 이상 (제네릭 영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매출도 줄고, 판매 자체가 붐이 일어나는 분위기도 아니다. 챔픽스 제네릭에 뛰어드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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