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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약' 먼저 옷 바꿔주니, 약국가도 '편안하네'

보령·JW·일동 등 잇따라 패키지 개선, 약사 신뢰도 개선도

2020-01-13 12:00:30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유사포장과 이로 인한 불편이 최근에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자사 의약품의 옷을 갈아입히고 있다. 불필요한 실수를 막으면서 약국과 환자에게 모두 안심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발빠른 대처 등을 보이며 약국가의 불만을 없애는 제약사도 나오고 있어 약국가가 주목하고 있다.

보령제약(대표 안재현, 이삼수)은 지난해 '사용자의 편의성 개선 및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 의약품 포장 디자인을 개선했다고 13일 밝혔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의약품의 포장 디자인을 개선해 정보 전달력을 높이고 다회 사용 의약품의 개봉 후 안전성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로봇조제기에 맞추어 바이알 품질개선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유사한 외부 포장 디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약화사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의약품의 제품명, 함량 등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21개 품목(39개 규격)의 색상을 변경하고 함량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박스, 라벨 등의 외부 포장을 변경했다.

보령제약의 전문의약품 디자인 개선안 일부


첨부문서도 기존 박스당 수량에 맞춰 별도로 동봉했던 것을 매뉴얼팩의 형태로 생산, 패키지에 개별 부착해 제공하기로 했다.

PTP 포장은 낱개로 분할할 때도 제품명, 함량, 제조번호, 사용기한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일부 제품의 뒷면 디자인을 개선하는 한편 회사의 대표제품 중 하나인 '겔포스엠'은 제조번호 및 사용기한을 인쇄방식을 변경한다.

이 밖에도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다회 사용 의약품의 개봉 후 안전성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로봇조제기를 도입하는 병원에 맞춰 로봇조제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바이알 품질 개선을 시행할 것이라는 게 보령제약의 설명이다.

이는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제품 생산에 적용했으며  예산캠퍼스가 가동되는 시점에 맞추어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최근 패키지를 바꾼 곳은 보령제약 뿐만은 아니다. JW그룹은 지난해 12월 JW중외제약, JW신약 등 그룹사의 전문의약품을 대상으로 포장 디자인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JW그룹 역시 전문의약품의 경우 제품의 사용단위별 색상을 고함량일수록 붉은 계열의 색으로 표현해 조제 및 투약 불편을 줄이는 한편 성분명과 포장단위 표기를 일관되게 배치해 해당 제약사의 각 품목을 약사와 환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변경된 제품은 자사의 '라베칸 10mg'을 시작으로 약국, 병·의원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JW그룹 측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기본에 입각해 전문의약품 디자인을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1월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자사의 전문의약품 패키지를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각 제품들의 패키지 및 라벨에 약품명, 함량, 포장단위 등을 일관된 위치에 레이아웃해 해당 의약품의 정보를 한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같은 종류의 품목이라도 외형 디자인은 유사한 데 반해 함량 및 포장단위 등이 여러 가지인 경우를 감안, 각각 다른 색상의 글상자로 강조해 식별을 명확하게 하고 조제 시 혼선을 예방토록 했다.

사용기한과 같이 중요한 정보의 경우에도 배경 색상을 활용해 사용자의 주의를 기울이도록 했고 성상 및 제형을 그림 등으로 삽입, 내용물을 대조 및 확인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최근 자사 점안제 의약품의 유사포장 문제가 나왔던 종근당은 대한약사회의 지적에 발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해 점안제 제품에 성분별로 각기 다른 색상을 적용해 구별이 쉽도록 다음번 제조일로부터 디자인을 변경하고 윗면에 한글로 제품명을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동맥경화용제를 시작으로 다른 제품군도 제품 측면의 영문표기를 한글표기로의 변경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노력에 약국가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실제 2017년 보건복지부가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그간 약 세달간 모인 총 3060건의 의료기관의 환자안전사고 자율보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낙상 및 약물 오류 보고가 전체의 77.7%(2379건)를 차지했다.

이중 약물오류가 전체 자율보고 건의 28%인 857건에 달했다. 전체 환자안전사고 자율보고 중 두 번째로 많은 수다.

이중 전체 약물오류 보고 중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의 보고가 대부분(94.2%, 808건)을 차지으며 상급종합(512건, 59.7%), 종합병원(296건, 34.5%), 요양병원(29건, 3.4%), 병원(10건, 1.2%), 약국(10건, 1.2%) 순이었다.

약물오류 유형은 의사의 처방시 오류(43.8%, 375건)가 가장 많았고 간호사의 투약 과정에서의 실수(34.2%, 293건)도 있었지만 약사의 조제 오류도 전체의 20%, 172건에 달했다.

이중 약사의 조제 오류는 다른 약품조제(83, 48.3%), 용량 오류(57, 33.1%)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포장이나 제품명 등이 유사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두 사례는 약을 잘못봐서 생기는 문제라는 뜻으로도 귀결된다. 즉 포장 변경은 약사의 실수 자체를 줄이는 좋은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은 결국 약국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개국약사는 "포장 개선은 결국 환자에게는 오투약 확률을 낮추는 동시에 제약사가 약사의 반응에 귀기울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여러 곳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약국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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