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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기다림' 노바티스 소송 회사 벌금에도 '임원 무죄' 이유는?

공범 여부 등서 '관련성 낮다' 판시…"처벌보다 기준 필요" 지적도

2020-01-17 12:00:25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2010년대 가장 치열했던, 4년간 지속됐던 한국노바티스 리베이트 혐의의 첫 판결이 나왔다. 특히 노바티스의 경우 공소시효 내 혐의를 인정한 이를 제외한 사업부서장 등은 무죄를 받았다는 데서 회사의 선방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4년간 이어진 소송과 재판부가 이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 향후 전망 등을 조금 톺아봤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은 17일 오전 한국노바티스를 비롯한 회사 전현직 임원, 보건의료전문지 및 대표, 의료학술지 및 대표 등 총 17개 피고의 리베이트 관련 약사법 위반 혐의 소송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구형보다 낮은 4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다만 전현직 임직원 중 ㄱ씨에게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며 사업부서장 ㄴ, ㄷ, ㄹ, ㅁ, ㅂ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기에 한국노바티스 전 대표였던 ㅅ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보건의료전문지의 경우 공소에서 가장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왔던 A매체는 벌금 2000만원, 회사 대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B매체는 벌금 1500만원, 대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C보건의료전문지는 벌금 1000만원, 회사 대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다만 전문지 D사와 회사 대표, E학술전문지 회사 및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 '4년 소송'의 시작, 검찰과 회사의 기나긴 다툼

일련의 사태의 시작은 지난 2016년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의약품 리베이트 합동수사단이 한국노바티스본사를 비롯 총 5개 보건의료전문지 및 1개 의학학술지사를 비롯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등을 압수수색하면서부터다.

그해 8월 검찰은 한국노바티스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의약전문지 및 학술지 발행업체 등에 제품 광고 명목의 광고비를 집행한 후 해당 업체 등을 통해 좌담회 및 자문료 등을 빙자, 일부 의사에게 총 25억9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 임직원을 비롯해 보건의료전문지 1곳의 대표, 학술지 1곳의 대표,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15명 등 28명를 구속 혹은 불구속 수사했으며 KRPIA 등 관련 단체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점점 판이 커졌다.

한국노바티스 검찰 발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수사 결과 발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직원이 규정을 위반한 점이 있음을 알았지만 전사적 참여가 있었다는 점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의 발표 이후 지난 8월부터 형사소송이 시작됐다. 햇수로만 네 해가 걸린 소송의 시작이었다.

재판부가 3번이나 바뀌었고 20번이 넘는 공판이 오갔다. 검찰은 리베이트 혐의를 꾸준히 주장했다. 특히 공판과정에서 증인 십여명을 부르며 회사의 행태가 변종 리베이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길어지는 공판에 일부 몇몇 혐의를 시인했지만 한국노바티스와 일부 의약 전문지는 정단한 광고임을 주장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부를 의사의 수가 적은 상황에서 견해를 듣고 이를 일선 의사에게 알리는 동시에 질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주장이라는 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3년여가 지난 2019년 11월 검찰은 구형을 내렸다. △한국노바티스 전 대표 징역 1년6월 △한국노바티스 전직원 A씨와 B씨, C씨에 징역 1년을 △한국노바티스 전직원 D씨 징역 10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어 △한국노바티스 벌금 4500만원 △의약전문지 대표 E씨 징역 1년 △의약전문지 대표 F씨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의약전문지 대표 G씨 징역 8월 △의약전문지 대표 H씨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의약전문지 I, J, K, L사에 각각 1000~3000만원의 벌금을 구형하는 한편 △의약학술지 M사에는 3000만원의 벌금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형 전 먼저 한국노바티스의 경우 비용 처리와 계획을 위해 각 사업부-회사-상위 지역 클러스터-스위스 본사까지의 보고가 이뤄져야 하는 문제로 회사가 비용 사용을 모르기 어렵다는 점을 시작으로 의약전문지 등이 홍보대행 수준의 업무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일부 피고인과 관련된 IPS, 월간보고 등 판매처 촉진 등의 주요 인사로 해당 의사가 기재돼 있다는 것과 수익률 분석과 관련인이 판매처(노바티스 측)의 행사로 보고 있다는 점, 의약전문지 등이 자백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어필했다.

△"처벌보다는 기준 있어야" 재판부 판결 이유는?

재판부가 노바티스의 전현직 임원 및 일부 보건의료전문지 대표에 검찰의 구형 대비 낮은 수준의 처벌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재판부는 먼저 혐의가 있다고 해도 이를 전사적으로 '공동공모정범' 즉 일부가 리베이트를 실행했을 때 부서장이 이에 금액 사용 결제 등 범행에 참가한데 그친 경우 이를 공범으로 볼 수 있느냐 여부에서 그렇지 않다는 견해를 제기했다.

물론 노바티스의 경우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여 및 리베이트 쌍벌제 개정 이후 학술행사가 많아졌고 이를 암시하는 용어나 문건이 있다. 불법적 리베이트의 제공 의심은 있지만 리베이트 25억원을 지급하기 위해 180억원을 광고비로 집행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 리베이트 혐의로 의심되는 행동을 PM이 진행했으며 몇몇 PM이 후배를 입막음하는 등의 정황이 나온 바 이다.

범행 자체를 의심할 수 있지만 전결권자의 금액 사용권한 등으로 미뤄봤을 때 회사 내 부서장을 공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모 보건의료전문지 직원의 제보로 사건 조사가 시작됐을 당시 해당 영업방식은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리베이트 혐의를 인정한 보건의료전문지 역시 '당시에는 위법인줄 몰랐다'고 일관되게 말한 점은 법을 위반한다는 인식이 없이 퍼진 일반적 행태였다고 봤다.

이 밖에 자백을 한 이의 근무 회사, 기간, 노바티스 내 PM간의 관계(친밀도) 등이 다르다는 점, 공소시점에서 이미 공소시효가 소멸된 사안이 있음을 감안하면 나머지 피고를 약사법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선고 전 재판부의 의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길어진 이번 사건에 향후 리베이트 기준이 필요함과 오리지널 의약품은 제네릭과는 마케팅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화두를 던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최근 이슈가 됐던)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혐의) 건과는 다르다"며 "제네릭을 파는 것과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파는 것은 구별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물론 불법적 리베이트는 근절돼야 하지만 치료를 위해 항암제 등의 효능을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의약품 마케팅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며 "처벌보다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 판결이 나오게된 배경에는 △어떤 행사가 리베이트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실제 범죄행위를 한 이에게 해당 내용이 보고되지 않았고 △항암제 및 희귀질환 의약품은 홍보와 질환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알리는 과정이 위법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재판부의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관계자들 "기존 활동 바뀌진 않을 것, 하지만"…검찰 항소여부도 주목

이번 판결을 지켜보던 이들은 한국노바티스가 '선방했다'라는 표현을 쓰는 이도 있었다. 범행을 자백한 이 중 공소시효가 지나 면죄 혹은 면소된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죄를 인정한 이 이외에는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약업계 한 관계자는 판결 이후 "재판부가 계속 바뀌고 피고의 주장이 강해지면서 선고가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보면 자사의 전현직 임원이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평가와는 다르게 약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제약사의 학술홍보를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 노바티스 조사 이후 제약업계에서는 학술활동 및 학회 마케팅 등이 꽤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컴플라이언스 활동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이미 줄어든 좌담회 등이 다시 활성화되는 힘들겠지만 이른바 학술을 통한 마케팅의 개념이 담당자들 조금은 자유로워지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CP 수준은 학술마케팅 등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번 판결이 당장의 (제약사 마케팅)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학술마케팅쪽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향후의 활동 제약 요건을 없앴다는 데서 그 영향이 다소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검찰의 항소 여부 역시 주목된다. 이번 판결이 향후 학술마케팅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판결 이후 변호인들 사이에서도 '검찰이 항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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