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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주년, 4~5조 글로벌 제약사 위해 노력할 것"

[신년 CEO를 만나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 "상품비중 낮추고, 투자 높이고…지향점 만들었다"

2020-01-20 06:00:21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유한양행은 지난해 제약업계의 지상과제 중 하나인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가장 선도적인 회사로 꼽힌다. 1조400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트린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시작으로 파이프라인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공동연구과제로 이뤄졌다.

회사의 연구개발 구조를 만든 중심에는 2015년 취임한 이정희 사장이 있음을 부인할 이는 없다. 실제 이 사장 취임 전 유한의 개발비는 600억원대에서 2019년 1389억원까지 올랐다.

마지막 임기 1년을 앞둔 이정희 사장은 이제 5년 뒤인 2026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회사와 자신의 투자가 창업 100년을 맞이하는 해 글로벌 제약사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유한양행 본사에서 이정희 사장을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들어봤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올해도 지속
창립 100주년 4조 이상 기업 노린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5년 이 사장의 취임 이후 외형과 함께 투자와 연구개발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그는 "제약회사의 존재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유한양행은 기업 역사가 오래됐다. 한 명이 바뀐다고 쉽게 바뀌는 회사는 아니"라며 "우리는 약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닌, 그 약에 가치를 담아야 하는 회사임을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5년간의 변화는 결국 회사를 믿고 지탱해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국민을 위해 혁신신약을 개발해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행동으로 옮긴 것도 있지만 미흡함도 있었다. 그를 위해 벤처 및 스타트업 등과 교류했고, 우리도 상생의 마음으로 윈-윈 관계를 구현하려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첫 단추를 참 잘 꿰었다' 싶다. 유한의 혁신신약의 단초를 위한 노력에 우리를 믿고 함께 해준 분들께 고맙다"고 덧붙였다.

유한의 가파른 변화를 이끈 것은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 유한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함과 함께 2018~2019년 진행하고 있는 연구와 그 성과를 거둬야 함을 말했다. 이 사장은 "기술수출한 얀센, 길리어드와의 공동 연구를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레이저티닙'의 경우 유한은 단독투여 임상을 1월 승인받아 다국가 3상을 시행하고 있다. 설 이후 국내에도 투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히 연구인력과 연구비용이 필요한 상황. 이를 위해 연구를 진행할 전문인력을 지속 선발하는 한편 연구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어 "레이저티닙의 출시시점은 딱부러지게 내놓기 쉽지 않다. 하지만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는 2상이 종료될 예정으로 실제 데이터 역시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늦어도 3~4년 정도면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경우에는 이미 2년전 샌디에이고에 유한USA, 2019년 유한홍콩과 호주 유한 ANZ를 만들고 세계 벤처 및 스타트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공동연구와 기술 구입으로 제품화 속도를 높이는 혁신이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 판단 때문이다. 이를 통해 창립 100주년에는 적어도 4~5조 정도 수준의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상품비중 줄이고 투자는 늘리고
"회사 지향점 바꾸기 위해 노력"

하지만 연구개발의 증가는 자연히 영업이익 등 타 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창립 100주년인 2026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임을 역설한다. 그는 "영업이익은 떨어지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맞다고 본다. 모든 것은 하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2026년을 맞을 때 즈음이면 글로벌 회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유한양행은 타사 상품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자사의 제품 비율을 늘려 거둘 수 있는 이익을 늘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정희 사장은 "매출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버리려 노력중"이라며 "모든 목표는 2026년으로 맞춰놨다. 오히려 품목을 돌려주고 있다. 화이자의 '프리베나13' 백신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머시론'도 돌려줬다. GSK의 독감백신도 돌려줬다. 올해까지 판권을 돌려주는 매출이 1200억원 상당에 달한다"면서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출 하락을 대비하기 위한 유한양행의 카드는 유한이 투자한 개량신약 전문제약사 애드파마. 개량신약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이 모여있는 이상 상반기부터는 애드파마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필요한 원료의약품을 시작으로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과 함께 환자의 수요를 채우는 한편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오는 3월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계획중이다.

아직은 이르지만 조금씩 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피임약 '머시론'의 판권을 넘긴 후 출시한 '센스데이'는 하반기 기준 약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매출은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분투자와 사업다각화 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스개로 '신명나게 회사를 세웠다'고 운을 뗀 이 사장은 "애드파마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분사한 유한건강생활, 워렌텍, 이뮨온시아, 코스온 등에 투자하면서 5년간 2900억원 상당을 썼다"며 "실제 투자한 회사들이 기업공개(IPO)와 수익실현 등을 통해 1~2조 수준의 가치를 입증하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사장은 "지분투자와 사업다각화는 미래의 낙관적 요소"라며 "우리는 그동안 사업을 안하던 회사 중 하나다. 하지만 유한양행이 가진 돈을 '은행'이 아닌 유한의 돈으로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 결과가 하나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유한양행에서 '무엇을 남겼나'라는 질문에 "모두와 함께 해 무엇을 남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향점을 만들었다'는 생각은 있다"며 "재임 5년동안 크고 오래된 조직이 갖춰야 할 방향을 아주 조금이나마 바꿔놨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제약업계, 복지 아닌 '산업'으로 봐주길"
"과감한, 모두를 아우르는 새 이사장 뽑혔으면"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하나 더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이다. 실제로 그는 전임 이행명 이사장(명인제약 회장)이 추진했던 반부패경영을 이어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현재 약 47개 기업이 국제표준인 ISO 37001을 인증받기도 했다. 2월이면 새 이사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정희 사장은 이사장 활동 중 소회를 밝히는 질문에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세가지 중 하나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제약회사'였다"며 "아직 제약을 복지의 개념으로 보는 곳이 많지만 점점 시각이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데 기쁘다. 많이 늦었지만 제약바이오가 국민을 책임지는 '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가려는 방향은 업계 내부의 이전투구가 아닌, 먼 곳을 보는 함께가는 협회의 모습"이라며 "산업의 토양이 생길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모습을 다음 이사장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업계의 의견에 사사로이 휘둘리지 않는, 업계의 목소리에 충실한 이사장이 선출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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