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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두고 벌어진 상표분쟁, 국내 제약사 꺾였다(?)

한올바이오파마 제약업 외 일부 취소 심판서 패배…항소 등 향후 추이 주목

2020-02-21 06:00:2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어느 업계든 자사의 제품명을 지키기 위한 상표권 분쟁은 일어난다. 그런데 최근 제약사의 이름을 건 상표권 분쟁에서 국내 제약사가 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의 경우 관련이 없는 상황이지만 실제 제약사의 이름까지 걸린 사례가 드물다는 점, 제약사 측이 심결에 항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을 때 향후 분쟁의 마무리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8일 특허심판원은 (주)한올코리아가 한올바이오파마를 상대로 제기한 '한올바이오파마' 상표권 관련 취소 심판에서 한올코리아 측의 손을 들어주는 '청구성립' 심결을 내렸다.

심판을 제기한 곳은 서울에 위치한 의류를 비롯 원단과 신발, 악세서리, 잡화를 도소매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특정 회사가 만드는 상표는 단순히 해당 상품의 성질이 아닌 타 분야의 것을 함께 등록한다. 가령 약사공론제약이 만드는 '약공캡슐'이라는 의약품이 있을 경우 회사는 이를 의약품과 함께 화장품이나 식품, 음료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 등록하는 식이다.

자사가 키운 혹은 마케팅을 강화할 제품을 다른 회사에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유사한 이름이 나올 경우 상표권 방어를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는 회사의 CI(회사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로 좁게는 로고 등을 지칭한다)나 이름 역시 마찬가지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지난 2010년 6월 약제 소매업 및 중개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사 사명을 상표 등록한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한올바이오파마의 사명을 두고 벌어진 상표권 관련 분쟁이 첫 번째는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미 지난 2019년 7월 한올바이오파마를 상대로 상표권 취소 심판을 제기해 청구성립을 얻어낸 바 있다. 같은 업체가 두 번을, 같은 업체를 상대로 심판을 걸어 이긴 것이다.

회사의 상표권을 둘러싼 이야기는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올코리아는 한올바이오파마를 상대로 화장품 소매 및 판매 등에 회사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판을 제기했다.

첫 번째 판결문의 내용을 통해 일련의 과정을 짚어보면 해당 회사의 심판에 한올바이오파마는 화장품 도매업에 회사의 이름을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2년 한올바이오파마는 2012년 6월 독일의 '닥터 어거스트 울프'라는 화장품을 수입,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부터 해당 브랜드의 물건을 수입했다. 여기에 화장품 업체 2곳에 제품을 제공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비타민F 크림이었던 '리놀라'. 제조판매업자에도 한올바이오파마가 표시돼 있었다.

하지만 심판원의 의견은 달랐다. 제품을 타 업체에 판매했다는 것만으로 화장품 도소매업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 두 업체가 상품판매 시에 블로그 등에 광고를 했지만 한올바이오파마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정도의 사용계약을 맺은 것이며 그저 물건을 준것으로 봐야 하는 수준이지, 실제로 회사가 판매를 하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포장 역시 상품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대한 '출처'를 밝히는 수준이라는 게 심판원의 설명이다.

결국 심판원은 해당 분야에서 한올의 상표권을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내렸다. 그리고 심결이 끝난지 채 3개월이 되지 않아 다시 같은 회사가 제기한 심판에서 다른 분야에서 회사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결론이 나왔다.

한편 한올바이오역시 지난 2017년 심결에 불복, 2019년 8월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어서 향후 이름을 둘러싼 이들의 상표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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