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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제약, 의사 가족·부모까지 리베이트성 선물 공세

[단독입수] 모 지점 매출증대 방안 문건…'약속처방' 등 위법 정황 드러나

2020-08-13 06:0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의료기관 처방 확대를 위해 의사의 가족과 부모에게까지 선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 리베이트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여기에 '제품 설명회 혹은 숙박 심포지움 등 이후 증량'이라는 단어가 적혀져 있는 등 처방을 약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담겨 있다.

최근 약사공론이 단독 입수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충청지역 모 지점의 '2020 병원별 매출 목표 달성 계획' 자료를 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실로스탄, 가스티인 등 자사 제품 처방 확대와 이른바 '코드-인'(의료기관의 처방이 가능하도록 처방용 전자코드번호를 넣는 일)을 위해 어떤 행동과 계획을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실제 해당 자료는 마지막 수정일자가 올해 6월 말엽으로 해당 계획이 최근까지 진행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실제 회사 특정 지점에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내용에는 올해의 목표, 신규처방 및 처방 증량을 위한 계획, 병원별 약제위원회(DC) 목표진행사항과 향후 활동계획 등이 담겨 있다.

약사공론이 입수한 자료(의료기관 및 의사명 등은 모자이크 처리함)


내용에 보면 발표자로 나선 해당 지점은 지역 내 두 곳의 대학병원급 중대형 의료기관에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인수인계 당시 매출은 ㄱ병원이 2700만원, ㄴ병원이 15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점 측은 먼저 ㄱ병원의 처방 확대를 위해 '실로스탄'과 '가스티인'을 각각 1500정, 500정가량 처방하고 있는 심장내과 A의사에게 주 2회 이상의 연구실 방문과 함께 추후 심포지움 초대 및 세미나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호흡기내과 B의사에게는 주 2회 이상 조조활동 및 개인식사 방문을 통해 '로민콤프'의 처방을 약속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의사 거주지 파악해 가족 선물...처방 약속 받아
또 ㄱ병원에서 유나이티드제약의 의약품을 이미 처방하고 있는 신경과 C의사에게는 조조활동, 방문 및 세미나를 열었으며 내용에는 '제품설명회 이후 10만-50만으로 증량'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소화기내과 D의사에게는 C의사와 같은 방문과 더불어 기념일 선물 등이 이어졌고 '숙박 심포(지움) 이후 5만-50만 증량' 이라는 문구도 있다.

문서가 비교적 최근 수정된 것을 봤을 때 제품설명회 등 행사 이후 처방량이 증가했다는 내용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내분비내과 E의사에게는 가족에게 선물을 지급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가족 및 거주지 파악을 통해 선물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그것이다. 해당 의사의 경우 '오메틸'과 '큐티렛'이 약제위원회(DC) 심사를 통과할 경우 처방을 약속했다.

ㄴ병원의 경우에는 영업을 위해 '무언가'를 지급했다는 내용이 조금 더 등장한다. ㄴ병원의 내분비내과 F의사에게는 신규 진입을 위해 내분비내과의 점심도시락 및 티타임을 준비하고 제공했으며 추후 세미나 및 심포지움에 초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의사 부모에게 선물 지급 뒤 처방 전환 해주기로"
이비인후과 G의사에게는 부임 첫 날 화분과 함께 가족에게 선물을 준 후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 세미나와 숙박 심포지움을 열어 초대하겠다는 글이 적혀있다.

재활의학과 H의사에게는 의사의 아침활동 및 식사를 통해 유대를 형성하는 한편 의사의 부모에게 선물을 지급한 뒤, 코드-인이 되면 기존 약물을 스위칭(처방 전환)하기로 하는 내용이 있다.

신경외과 I의사의 경우에는 방문과 함께 지속적인 식사자리, 자택 과일 배송, 사택 이사 및 판촉 제공 등을 통해 유대를 형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밖에도 신경과 J의사에게는 코로나가 잠잠해질 경우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분비내과 K의사에게는 점심도시락과 함께 티타임 준비 및 제공 등을 한다는 내용도 덧대어져 있다.

DC 관련 상황에서도 ㄱ병원에서는 로민콤프와 '프레린주'의 코드-인에서 총 3명의 의사에게 신약접수를 구두로 약속받았다는 계획 내용이, ㄴ병원에서는 로민콤프와 '세페신'의 코드-인 후 사용을 약속했다는 뉘앙스의 의사 이름이 담겨 있다.

회사 및 의료기관, 의사 등의 정보를 가린 상태에서 업계 CP(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관련 관계자 다수에게 이를 물었을 때 먼저 이같은 내용의 자료가 실제 시행됐을 가능성이 제법 있다는 반응이 먼저 돌아왔다. 수정 날짜를 비롯 국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제약업계의 걱정이 3월경부터 본격화됐음을 떠올리면 마냥 계획내용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업계 CP 관계자 "행위의 정당성 등에서 위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내용의 지출이 현행 공정경쟁규약(CP) 위반 혹은 처방확대를 위한 금전적이익 제공 즉 리베이트의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내 CP분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료의 맥락을 봤을 때 CP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물론 암암리에 영업사원들이 유사한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많은 회사의 규정상 자체에서 금지하고 있거나 CP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인 영업환경에서 가족 혹은 부모 선물을 보내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금액을 떠나 행위의 정당성 등에서 위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내 CP분야 관계자는 바람직한 영업의 형태는 아니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해당 문서상에 나온 이 자료가 적법한것인지를 떠나 바람직한 행동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은 문건의 존재 사실은 인정했지만 실제 실행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자료의 내용은 모 지점 내 신입 영업사원이 작성한 것으로, 당시 지점에서 발표를 준비했으나 CP 및 회사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실제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문건은 6월경 다시 수정된 것으로 확인된 상황. 더구나 기술된 내용은 이미 실행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계획일 뿐이라는 회사측 주장과 상반된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실행여부 등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회사는 이에 대해 (영업사원에게) 비용 등을 제공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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