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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조급함보다는 부족함 보고 차이 채워나가야"

[제약전문평론위원 11] 파멥신 유진산 대표

2020-10-26 05:50:5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약사공론은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 최고의 석학 15명을 초빙해 '제약전문평론위원' 제도를 운영한다. 이들은 9월 첫째 주부터 정기적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신약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최신의 트렌드는 물론 그간 쌓아온 경험의 '정수'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에 약사공론은 각 평론위원의 첫 번째 평론에 앞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진단해 보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파멥신 유진산 대표를 일컫는 수식어는 많다. 하지만 그들이 담고 있는 의미는 명확하다. 우직하게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산 1호 항체 항암 신약이 될 것으로 보이는 신약후보물질인 '올란베시맙'은 차근차근 그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독일을 비롯 미국 스탠포드에서 미생물, 유기화학, 세포기술 등 화학 분야에서 수학하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등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여러 다국적사의 '영입 대상 인재'로 꼽히던 그가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하게 된 것은 LG화학(옛 LG생명과학) 연구자들의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는 조국에서 세계로 뻗을 항암제를 연구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왔다.

실제 그의 메일주소에는 'no cancer'라는 단어가 들어갈만큼 암을 정복하는데 연구의 중점을 두고 있다. 환자의 수요와 치료기회가 가장 필요한 것이 암이라는 이유에서다.


유진산 제약전문평론위원(파멥신 대표)

"암으로 매일 같이 귀한 생명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200조원 가까이 매년 항암제가 매출을 내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을 보면 대다수는 이전에 사망을 하는게 암입니다. 미충족수요가 아주 크다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항암제에 출사표를 던진 겁니다." 

2001년 돌아온 그는 LG화학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상기 원장은 그가 항암제 연구를 할 수 있게 지원했다. 마침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노바티스 등이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하던 '게이트 프로젝트'였다. 

"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를 하고 그랑프리로 선정이 되며 지분 투자를 하는 콘셉트를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여기에 여러 투자기관이 같이 참여자로 들어오며 회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2008년 9월 3일 파멥신이라는 회사가 만들어졌다. 'Pharm'과 단일항체라는 뜻의 'mAb', 약이라는 '(meci)cine'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름으로 회사가 출범됐다. 하지만 채 2주도 지나지 않은 그해 9월 15일 '리먼 형제' 사태가 터졌다. 국내 투자자가 연이어 투자를 철회하는 상황. 하지만 유 대표에게 희망은 있었다.

"2009년 JP모건(컨퍼런스)에서 투자처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오비메드라는 벤처캐피털에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파트너인 낸시 챙 박사가 항체치료제를 연구하면서 회사를 알게 된 것이죠."

노바티스와 오비메드의 펀딩에 힘입어 시리즈A* 펀딩에 성공한 파멥신은 지금까지 꾸준히 신약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올린베시맙 등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 갖춰
"환자 고통 생각하며 최고의 혁신신약을 시장에 내놓고 싶어"


파멥신의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가장 잘알려진 신약후보물질은 '올린베시맙'.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약물 줄 하나다.

"올린베시맙은 인간, 원숭이, 랫트와 마우스 mouse VEGFR2 모두 결합하고 중화반응을 보이는 항체입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호주에 가서 재발한 악성뇌종양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 를 잘 종료한 뒤 USFDA 와 한국 식약처에서 ODD 승인을 받았습니다. 본임상에서 25% 환자들에게 임상적 가치와 함께 환자 40%에 뇌부종 완화가 나타났습니다. 부작용 면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미국 머크(국내명 MSD)가 가진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의 병용 투여 임상도 진행중이다.

"수년간 올린베시맙을 비롯 파멥신의 파이프라인 진행을 업데이트해왔던 MERCK 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가지고 '아바스틴'과 수많은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 중이었고 '사이람자'와도 다수의 병용투여 임상을 해왔습니다."

"사이람자는 재발한 악성뇌종양 임상 2상을 실패했고 사이람자와 아바스틴 둘다 HER2 음성 유방암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사실을 저와 MERCK 모두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반면 올린베시맙의 재발성 교모세포종 2a상은 잘 마쳤고 HER2 음성 유방암 중에서 가장 치료하기 힘든 삼중음성유방암 동물모델에서 아바스틴과 함께 한 비교 연구에서 매번 우수한 데이터가 나왔던 때였습니다."

여기에 머크 입장에서는 키트루다 단독투여와 키트루다+아바스틴 병용 투여를 통한 재발성 교모세포종 2상이 실패로 끝나고 키트루다의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임상마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던 상황.

"이때 저희가 올린베시맙과 키트루다의 병용 1b상을 통해 재발성 교모세포종과 삼중음성유방암 시장을 살릴 수 있는지를 검증해보자는 저희의 제안은 곧바로 받아들여졌고 현재 까지 두 임상은 잘 진행되고 있고 있습니다."(실제 지난 9월 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두 약물의 병용요법이 충분히 안전성을 충족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올린베시맙의 경우 아바스틴 투여 후 재발한 악성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중에 있으며 이미 임상약품 생산을 위해 바이넥스와 장기 CMO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기도 하다.

파멥신의 파이프라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PMC-309'는 VISTA (V domain Ig Suppressor of T cell Activation) 중화항체 다양한 pH 상황에서도, VISTA 에만 특수하게 결합해 하게 결합하여, VISTA-VISTA (cis and trans), VISTA-VSIG3, VISTA-PSGL-1 결합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 신약물질은 내년 경 호주 법인이 위치한 브리즈번의 Thermo Fisher가 1상 CMC를 맡고 있다.

"또 회사 설립전부터 진행했던 TIE2 biology 연구 결과를 통해 질환혈관을 정상화시키고, 암미세환경에 효과기 T세포(effector T cell)에 침투하는 데 효과가 있는 'PMC-402'는 1상에 필요한 임상 약품 준비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TIE2 활성화 항체인 'PMC-403'은 2022년 노인성황반변성으로 임상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암세포에만 정확하게 발현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III'(EGFRvIII)에 결합하는 항체 'PMC-005BL'는 차세대 ADC 회사와, 차세대 CAR-T 및 CAR-NK 회사와 공동개발 중에 있으며 한개의 암세포에 동시에 발현하는 서로다른 항원 두개를 동시에 결합하는 파멥신이 보유한 항제 원천기술인 'DIG-Body' 나 'PIG-Body' 의 Fc 말단에 살해 T세포를 불어들이는 anti-CD3를 결합한 'PMC-122' 등도 개발중이다.

이같은 회사의 행보는 최고의 신약을 내놓는 회사로 남기를 바라는 그의 의지이기도 하다. 

"앞으로 저희의 노력이 혹여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길 물으신다면 글로벌 수준의 혁신신약을 개발 할 수 있는 여러 필요 요소를 묵묵히 축적했고 환자의 고통을 생각하며, 꾸준히 최고의 과학를 통해 최고의 혁신신약을 시장에 내놓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업계 문제의식 해결위해 뛴 사람' 되고 싶어
"조급증보다 세계 살피고 차이 채워야"


유진산 대표는 국내 업계가 그동안 하나하나 성과를 내놓으며 향후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세계 인구가 복용하는 아스피린이라는 신약은 1899년 바이엘에서 시장에 팔기 시작하였고, 거의 50년 넘게 연구 개발이 이루줘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 신약을 자체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았습니까? 우리는 제약 역사도 상대적으로 짧고, 경험과 인적자원도 적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30년 전부터 나름 성과가 나오고 재원이 안정적인 국내 재벌그룹이 바이오헬스케어에 진입하면서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세계 상위권에 있고 CMO 비지니스 역시 세계 상위권에 있습니다. 비교적 영세하지만 신약에 대한 열정으로 소기의 성과들이 최근들어 나오고 있습니다."

유 대표는 이어 국내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 앞서 갔던 이들을 가만히 보고 그들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장의 급함에만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우리나라)는 글로벌리그에 포함돼 있지 못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관련분야 인재영입 및 인재양성,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문화 등이 어우러져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도 아바스틴, 키트루다, 휴미라 같은 신약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급증보다는, 무엇이 우리에게 여전히 부족한지 차분히 살피고, 그 차이를 제대로 채워나가는 자세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길게봤을 때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자신이 업계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이'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2001년 LG화학에 와서 신약개발하는 곳에서 일을 했지만 해외학회를 다니고 많은 회사를 다녀보며 아직 우리 업계가 조금 영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축적된 체계가 없었고 선무당도 많았습니다. 이 분야의 생태계가 조금 설익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중국은 인적자원을 비롯해 글로벌에서 있었던 이들이 모국에 돌아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다 전해줬습니다. 한국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혁신적인 차원에서 봐도, 수많은 치료제 개발에 다양한 분야가 모두 참여하지 않습니다. 가령 수많은 치료제 개발을 보면 의사가 없고 약학대학이나 화학계열 인재가 있지요. 저는 제가 맨땅에 헤딩했던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며 소통했습니다."

"제 욕심이지만 (내 이름이 업계에 기억된다면) '미미했지만 한국의 제약바이오생태계에 성장을 위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뛴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업계의 노력이 우리 나라도 제약사가 다양한 연구기업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형태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풀이>
* 시리즈 A : 투자자를 찾는 단계를 나눈 것으로 A단계는 종잣돈을 통해 만든 제품의 베타버전을 정식 제품으로 런칭하는 단계를 말한다. 벤처캐피탈이나 크라우드펀딩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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