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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다시 줄잇는 공시·보도자료 "공매도 재개가 두렵다?"

임상예정·기술논의 등 미확정 사안 발표 이어져…업종 저평가 불안 지적도

2021-01-18 05:5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최근 국내 제약업계가 다시금 연이어 코로나19 치료제 등의 보도자료 및 공시를 쏟아내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수많은 회사가 뛰어든 만큼 그 결과가 하나하나씩 성과를 이루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이어진다.

정부가 공매도 재개 움직임을 내놓으면서 기초체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인투자자를 통해 위기를 버틸 기둥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도자료를) 뿌린만큼 (악재를) 거둬들인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내부적으로 보도자료를 최대한 빨리 보내라는 움직임은 좀 있죠. (중략) 기업규모가 크지 않으면 단순 임상 신청이나 물질 확보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내용도 배포하는 쪽으로 가는 추이인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업계가 불안한거예요. 받쳐줄 사람이 없으면 (공매도 조치 발표에도) 주가가 흔들거리지니까 겁이 나는거예요. 어떻게든 버티려면 뭐라도 해서 내보내는 게 조금이랃 투자자의 충성심을 높일 수 있는거죠. 지금 제약바이오주 투자자들은 회사의 미래가치보다 당장의 수익만을 보니까 더 그러는거죠."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보도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등을 비롯해 자사의 신약후보물질, 타사와의 계약 등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마냥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하던 당시 등장했던 치료제 붐과 유사하게 시가총액 등 기업 가치를 늘리기 위함이라는 것인데, 여기에 정부가 공매도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돌아올 피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바이오업계 내 등장하는 보도자료의 증가를 둑 업계 내부에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등장했던 코로나19 관련 치료제·백신 관련 개발사항. 실제 올해 2주간 코로나19 관련 내용 중 실제 결과를 발표한 곳은 종근당의 '나파벨탄'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등 수 개에 불과했다. 반면 기술수출 및 임상 신청, 특허 등록, 임상 예정 등은 십수 건에 달했다.

실제 치료제 개발 선두그룹이 임상 결과와 계획을 밝히는 것과는 달리 '임상승인계획을 제출했다' 혹은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등 실제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은 자료가 자료로 배포되고 있는 셈이다.

기존 개발 품목의 임상 등 관련 내용도 그러하다. 상대적으로 '임상을 신청했다' 등의 내용이 바이오업계에서 나온 것은 많았지만 제약업계 내에서도 임상과 관련 '진입했다', '환자를 정상적으로 모으고 있다', '임상 계획을 변경했다' 등의 내용은 공시가 아니면 보도자료 등으로는 쉽게 나오지 않았던 것들이다.

보도자료의 내용 역시 확정되지 않은 '논의 중이다', '될 것으로 기대한다' 등의 단어가 담긴 자료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우려는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유사한 유형의 보도자료 배포가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든다며 이같은 지적이 이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치료제 치료 과정에서 체외 시험 결과만으로 제품의 효과를 발표하거나 '긴급임상' 등 업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홍보를 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당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투자자가 다수 진입하던 상황을 이유로 들며 업계 신뢰도 등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나왔던 수많은 자료 중 실제 제품화에 가까워진 의약품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주가 부양 등을 위해 이를 이용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쏟아지는 소식에 어느 정도의 '계산'이 포함되지 않았냐는 반응을 내놓는다. 3월 시행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주식시장의 공매도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하는 장에서도 차익을 볼 수 있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 가격이 내리면 낮아진 데 맞춰 이를 사들이는 것이다. 판 때와 산 때의 차이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13일 장마감 후 유가증권을 비롯 코스닥 및 코넥스 등 전체 시장에 '공매도 금지'를 6개월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락을 기록한 그날의 충격을 완화하고 더 이상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 공매도는 주가 버블 방지와 유동성 공급이라는 장점 외에도 하락장에서의 주가 하락과 시장질서 난립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공매도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 등 '쩐'이 많은 이가 흐름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의 피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후 공매도 금지는 한 차례 연장을 거쳐 올해 3월 15일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3월 15일까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 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향상 등의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공매도 재개를 언급하자 시장은 흔들렸다.

일방적으로 기업과 외국인에게 유리하다는 점, 제도 자체의 난점 등을 봤을 때 현재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동학개미'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현재 많은 돈이 도는 상황에서 당장 공매도를 시작한다고 해서 증시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을 지탱하고 이른바 '대장주'의 버팀이 탄탄하는 것이가. 하지만 제약·바이오주는 사정이 다르다.

제약바이오기업 중 특히 최근 시가총액이 급등한 상당수 회사는 업계 내에서도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기초체력, 즉 펀더멘탈로 움직이기보다는 소문과 보도자료, 알음알음식의 정보가 큰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테마주'인 경우가 많다.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급등한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를 맞으면 대량 매도 등을 통한 하락장 흐름을 만들 수 있고 이로 인한 회사와 개인투자자의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의 특징상 공매도의 긍정적 영향이 발휘된 적이 많지 않다는 것도 이들의 불안을 더한다.

특히 코로나19의 특수성으로 큰 회사 입장에서는 시장에서의 공세를 쉬이 막아내기 어려워 결국 하락장을 더욱 고꾸라트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공매도 재개 바람이 부는 이 시점에서 현재 시가총액과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가장 공식적인 '보도자료'가 계산되지 않았냐는 지적은 이같은 추정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 약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서 보면 제약주 중 외국인과 기관은 기존 투자를 빼고 있는 상황이고, 투자를 받치고 있는 것이 개미투자자다. 개미투자자 역시 시장의 흐름에 맞춰 수익을 내고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훨씬 더 적은 사람(개인투자자)이 시장을 떠받들고 있는데 공매도가 시작되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크게 요동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탱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공격을 맞으면 타격이 크다. 공매도 위기를 일반투자자가 막아주고 회사가 사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지난주부터 연이어 나오는 보도자료 중 어느 정도는 이같은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비판적인 시각마저 견지된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의 특수성을 노려 한껏 부풀린 기업의 가치를, 결국 업계 스스로가 위기 상황에 내놓지 않았냐는 질문이다.

국내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그동안 지적이 많았다. 보도자료를 이렇게 뿌려서 주식 시장에서 (업계 자체의 이미지를) 로또주처럼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의 더 큰 호응이 이어지면서 주가 부양 등을 목표로 이런 저런 내용을 다 보도자료로 삼지 않았느냐"며 "보도자료를 뿌린 것만큼 업계가 오히려 그 가치를 위기로 저평가당하는 것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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