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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수 없었던 약가협상, 업계 콜린알포 고민 깊어지나

믿을 건 '임상재평가'뿐? 급여삭제 등 두고 이견도

2021-01-28 05:5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이러면 결국에 품목을 취하한 곳이 그나마 유리해지는 거잖아요. 약을 없앴으니 환수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테니까. (중략) 근데 지금 임상 참여하는 데는 고민이 좀 많을 거예요. 소송 자체가 불리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환수협상에 들어가면 약이 살아남지 않으면(임상적 효용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피곤해질거거든요."

"여기 참여한 업체 중 금액을 떠나서 콜린알포세레이트가 회사에서 어느 정도 차지하는 매출이 있으니까 (임상재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우니까. 환수로 가느냐, 품목 취하로 가느냐 고민은 많을 겁니다.(후략)"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환수 협상을 막으려 했던 첫 그룹이 고배를 마시면서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가득해졌다. 또다른 한 그룹의 운명이 사실상 정해지지 않았냐는 반응과 함께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탓이다.

또다른 트랙에 선 선별급여 소송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가 향후 임상재평가 결과에 따라 그동안 받았던 보험급여마저 내야할 수 있다는 데서 고민이 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행정부는 지난 27일 오후 대웅바이오 외 27개 제약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당초 이들 회사들은 보건당국과과 각 사가 보유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환수 협상명령에 이의를 제기, 이에 집행정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오는 2월 10일까지 해당 제약사와 건보공단은 환수협상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 측에서는 지난 15일 열린 심문에서 급여환수 협상명령이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분적 조치라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은 이는 종근당 등 다른 28개 제약회사가 속한 그룹. 하지만 이번 결과로 나머지 그룹까지 집행정지 요청이 고배를 마시지 않겠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물론 콜린알포 보유 제약회사들은 급여환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헌법소원, 행정소송을 진행중이지만 사실상 협상을 막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 협상까지 남은 기간은 오는 2월 10일까지 불과 2주 남짓이다.

당초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환수 협상은 지난해 국감에서부터 시작된다.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임상재평가 신청 전까지 제약사 및 건보공단 사이의 조건부 계약을 통해 재평가 결과에 따른 처방액 환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부터다.

임상 재평가 기간 동안 업체들이 자사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분별한 판매에 들어갈 것을 막고 향후 동일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미 지난해 10월 8일 개정된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만들고 임상재평가 환수의 문헌적 근거를 만든 상태였기에 협상은 일사천리로 흐를 듯 했다.

하지만 두 그룹은 여기에 이의를 제기했다. 소송은 물론 행정명령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순히 협상이 아닌 사실상 해당 조치가 제약사에 압박으로 다가올 여지가 충분한데다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급여삭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임상재평가를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획득해도 급여를 유지하려면 협상을 진행해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약업계가 반대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고 앞으로의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임상재평가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급여삭제를 피하고 환수도 피하면서 효능을 입증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마저 순탄하지는 않다. 현재 임상계획서를 제출한 대웅바이오-종근당 컨소시엄의 경우 임상재평가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임상적 유효성'의 범위와 임상의 세부적인 내용에서 여전히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임상을 포기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동력을 잃은 몇몇 회사는 임상재평가 자체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간다면 살릴 수 있지만, 뱉을 수도 있다
멈춘다면 살릴 수 없지만, 뱉지는 않는다?


업계에서는 임상재평가 참가 여부를 두고 고민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협상대로 계약을 맺는다면 제품을 재평가 기간동안 살릴 수 있다. 참여 업체는 10억원 남짓부터 100억원 이상까지 다양하지만 매출 확보를 생각한다면 협약을 통해 당장의 수익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임상 재평가의 결과에 따라 그동안 모았던 수익을 모두 다시 돌려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협상을 진행하지 않거나 품목을 취소하면 당장 떨어지는 이익은 줄어들지만 향후 임상 재평가 실패에 따른 환수 문제에는 자유로워진다.

이 때문에 업계의 반응을 두고 이를 보는 평가도 제법 다르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지금 정부가 환수협상을 비롯 선별급여 등 사실상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손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이상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의 제약사가 남아있는 기간 동안 물건을 넘기는 형태로 어느 정도 매출을 꾸리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보인다.

실제 일부 회사의 경우 취하 전 유통업체 등에 수 배 이상의 양을 넘긴 상태로 행정처분을 받거나 기다리고 있는 등 손을 대지 않고 처방을 기대하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급여 삭제 이후로도 최대 6개월까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 자사 의약품을 '터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6월 이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허가 취하한 곳의 매출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약 480억원 선에 달한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품목을 취하하는 것이 환수소송이나 판매 등에서 유리하다. 임상 참여를 하는 곳은 환수를 신경써야 하지 않느냐. 소송 자체가 불리하다는 반응인데 임상재평가마저 (효용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피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환수협상과는 별개로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위험성을 안고갈 수준이 된다는 것인데 특히 연매출 10~30억원 대 회사 입장에서는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약업계 관계자는 "임상재평가에 참여한 업체 중에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 기대하는 매출이 있기 때문이다. 고민은 많겠지만 위험성 문제만 뛰어넘으면 향후 처방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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