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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막' 오른 임상재평가, 업계 불안 더욱 높아지나

확고한 정부 움직임에 비용·소송 등 난관 다수…'성공해도 약가인하' 우려까지

2021-02-03 12:0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콜린알포세레이트에 이어 나온 5개 품목 임상 재평가에 업계는 큰 긴장 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각 업체 입장에서는 주요 캐시카우인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향후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번 이번 재평가를 두고 여러 의견을 나눈다. 앞선 소송전에 더해 더욱 많은 법적 분쟁이 야기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처사가 처벌성이 강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확고한 듯한 보건당국의 태도를 봤을 때 혹여 자사 품목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계획'을 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내용을 모아보면 이번 재평가 대상에는  △비티스비니페라 △아보카도-소야 △은행엽엑스 △빌베리건조엑스 △실리마린 총 5개 주성분의 모든 제형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과 회사를 모아보면 98개 제약사, 157개 품목에 달한다.

각 성분별 대표제품으로 비티스비니페라는 한림제약의 '엔테론정'과 아주약품의 '안탁스캡슐', 아봐도소야는 종근당의 '이모튼캡슐', 은행엽엑스는 유유제약의 '타나민정'과 '타나민주', 빌베리건조엑스는 국제약품의 '타겐에프연질캡슐', 실리마린(밀크씨슬추출물)은 부광약품의 '레가론캡슐' 등이 포진하고 있다.

청구금액 역시 큰 편이다. 비티스비니페라는 정과 캡슐이 총 24개 품목 502억원, 아보카도소야는 1개 품목 390억원, 은행엽엑스정과 주사제는 80개 313억원, 빌베리건조엑스는 24개 220억원, 실리마린은 28개 236억 등 총 1661억원 상당이다.

정부는 성분 기준 연간 청구액의 0.1%인 200억원 이상의 의약품중 A8(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 캐나다) 중 하나 혹은 하나도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의약품과 정책·사회적 요구도에 따라 이를 선발했다. 또 외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는 의약품을 우선 재평가 대상으로 꼽았다.

당국은 이번 공고 이후 재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른 심의 및 건정심 의결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상재평가로 업계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졌음을 느끼는 분위기다. 앞서나온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실제 국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문제가 지적된 바 있지만 이번에 포함된 성분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탓이다.

무엇보다 많은 회사의 캐시카우 중 하나라는 데에서 정부의 움직임이 업계에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부를 것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대표제품으로 소개된 의약품은 매출 등에서 이미 매출 100억원 이상의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주를 이룬다. 종근당의 이모튼 등은 매년 실적을 높이고 있고 타나민정과 엔테론, 레가론, 타겐에프 등 역시 시장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은 품목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보험급여가 적정하게 유지되도록 다빈도 약제 중 임상적 유용성이 미흡하다고 지적받는 의약품의 재평가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는 그 정도가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몇몇 회사는 이미 내용을 접하고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평가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상당하다. 피해와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중이다. 조만간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중소 회사 입장에서 매출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품목이 재평가로 선정됐음을 알고 있다"며 "발표 전 내용이 전달됐다. 내부에서는 소송까지 감안하자는 분위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고민끝 임상재평가 도전도 '난관'
저매출 회사 상당수 포기 분석도


업계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를 타고 따라올 임상재평가의 현실성 문제다. 실제 최근 재평가를 두고 업계 내에서는 임상이 진행되거나 주요 제품을 두고 소문이 따라붙었다. 이는 재평가 과정에서 업계가 입증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나온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를 봤을 때 국내 제약업계가 먼저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추려 보건당국에 제출했으나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임상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림프부종 등의 적응증을 가진 비티스비니페라와 아보카도소야 등은 상대적으로 의약품 분야와 식품 분야 등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만 이들 자료가 얼마나 보건당국에 효과성을 입증할만한 자료인지는 문헌 재검토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실제 임상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커진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의 경우 현재 업계 1·2위인 대웅바이오-종근당 컨소시엄이 타사와 손잡고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컨소시엄 측이 업계에 알린 임상의 규모는 400억원에 조금 못미칠 정도로 크다.

기존 치매 외 노인성 가청 우울증 등 경도인지장애 관련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다수의 회사가 참가한다지만 그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품을 포기하고 허가 취소를 한 곳만 50여곳 이상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다섯 개의 성분에 임상을 진행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을 어찌저찌 진행해도 보건당국이 충족할만한 수준의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들인 노력과 시간마저 부담으로 다가올텐데 이를 견딜만한 회사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뜻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를 포기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에서는 몇 억원이라고 해도 승산이 없어보이는 싸움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임상을 해서 입증을 해도 과연 그만큼의 가성비가 나올지 회사들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금석된 콜린알포에 모두 관심
일각선 '괘씸죄' 우려도


이가운데 가장 먼저 촉발된 콜린알포세레이트 관련 다툼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임상 재평가가 선례로 기록될 수 밖에 없는 이상 첫 싸움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 결과가 앞으로도 이어질 임상재평가의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각각 국내 38개사와 팀을 이뤄 벌이고 있는 법률분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 외 38개사, 종근당 외 38개사는 각각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선임해 고시 취소소송 2건 및 집행정지 신청 2건을 제기했다. 이중 집행정지는 아직도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본안 소송 역시 변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도 취소청구 및 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임상재평가 실패시 급여 환수를 두고 벌어진 분쟁은 눈이 복잡해질 복잡할 정도다. 현재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보유하고 있는 협상 대상 129개 제약사 중 꽤 많은 수가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행정심판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중 일부는 헌법소원,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까지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은 오는 1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번 집행정지가 기각된 이상 이들의 전략에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임상 재평가를 단순히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동일선상에서 봐서는 안된다는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제약업계에서는 '괘씸죄' 혹은 재평가 성공 이후에도 추가적인 약가인하 기전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던진다.

임상 재평가를 통해 업계가 원하는 최고의 상황인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 급여화 안착에 성공해도 제도적 기반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등의 '처분'이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에 참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솔직히 급여를 유지하고 지금의 처방량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당국이 새로운 약가인하 방침을 적용하면 (업계 입장에서) 할 말이 없어지지 않겠느냐"며 "이번에 나온 품목 역시 대체하기에는 임상에서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재평가) 성공시 어느 정도의 매출은 나올텐데 처분성 높은 약가인하를 요구하는 건 지나치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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