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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빚은 줄었다…미래 위해 좁힌 오늘의 발걸음?

[2020, 공시로 보다](9)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단기보다 장기차입 3배 이상 더 늘어

2021-04-12 05:5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갚아야 할 빚은 줄었다. 하지만 업계의 움직임도 조금은 좁아졌을까.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차입금 의존도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기적 사업수익을 기대하고 받는 단기차입보다 향후 미래를 위한 장기차입이 늘어나면서 지금을 버티는 와신상담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1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22곳 중 2019년 혹은 2020년 차입금이 있는 총 70개사만을 모아 그 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보였다.

차입금은 쉽게 말해 기업의 전체 자본 중 특정 시점에 이자를 내거나 원금을 갚기로 계약을 맺고 얻은 차입금(이자를 부담하는 부채)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업은 경영을 위해 돈을 빌리는 일이 많다. 개중에는 금융기관에서의 대출과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돈도 포함된다.

이중 단기차입금은 일반적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회사채(유동성사채, 유동성전환사채 등)와 기존 차입금의 상환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단기간으로 다가온 유동성장기차입금 등이 있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동안 갚을 수 있는 장기차입금 등이다. 

먼저 조사대상 회사의 총 차입금 의존도는 2020년 기준 5.1%로 전년 5.7% 대비 약 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제약이었다. 삼성제약의 차입금의존도는 총 421.9%를 기록했다. 전년 5.4%에 비하면 매우 높아진 셈이다.

삼성제약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유동성전환사채 162억원이 더해졌고 장기차입금 역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47억원가량을 기록해 그 차가 크게 벌어져 유일하게 차입금의존도가 100% 이상을 기록했다. 

그 외로는 정우신약이 35.2%, 티스템이 33.4%, 펜젠이 23.8%, 듀켐바이오 30.6%, 씨티씨바이오 30.3%, 제노포커스 30.1% 등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록 중 상대적으로 차입금 의존도 최상위권 30개사 사이 제약회사의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제약업계의 경우 바이오업계에 비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운영 비용이 다소 높게 작용하고 사업 확장과정에서 필요한 사채의 비용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율별로 분석하면 가장 10%대의 차입금의존도 비율을 보인 회사가 총 43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11% 이상 20% 이하가 34개사로 그 뒤를 차지했고 21%부터 29%대의 회사 14개사로 뒤를 이었다.

한편 차입금의존도 비율 증감으로 봐도 삼성제약이 416.5%로 앞섰다. 이어 티스템이 25.4% 증가했고 경남제약이 20.9%, 에스티팜이 16.8%, 종근당바이오가 11.1% 늘었다.

이 밖에 휴메딕스가 8.7%, 휴온스가 8.4%, 제노포커스가 7.6%, 대웅제약이 7.2%, 보령제약이 13.4%, 애니젠이 5.5% 등으로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클리노믹스는 전년 대비 38.3%의 차입금의존도를 줄이면서 올해 0.6% 수준으로 경영을 안정화했고 제놀루션도 16.9%, 신풍제약이 16.3%, 휴마시스가 11.5%, 올리패스가 10.8%씩 각각 전년대비 차입금의존도를 10% 이상 줄였다.

이 밖에 9%대 감소에 JW신약이, 8% 대에 테라젠이텍스와 펩트론이, 7%대 한국유니온제약 등 3개사, 6%대에 국전약품이 5%대에 광동제약 등 3개사가 자리했다.

전체로 보면 조사대상 중 전년 대비 차입금의존도를 줄인 곳이 더 많았는데 이는 제약바이오업계 내 호황에 따른 경영 위험 해소라는 측면과 함께 경영 안정화를 위해 한껏 몸을 숙인 모습이 동시에 보인다는 평이다.

그 근거 중 하나는 각 항목을 보면 업계의 단기차입금은 1248억원 증가한 반면 장기차입금은 4309억원 증가하며 단기차입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단기차입금과 단기사채는 반드시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자산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상환이 가능하고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수익성 자체가 압도적으로 뛰어난 업계는 아니지만 연구개발과 활동에 필요한 차입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기차입금이 장기차입금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경우 판매 및 영업을 통한 수익으로 이를 갚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증가로도 풀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사업 다각화를 벌이는 과정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함이고, 의약품보다 그 외 제품의 생산을 통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업계의 움직임은 지금을 참고 향후 수익성 회복을 통해 차입금을 갚아가는 장기적 전략을 채택했다고도 해석 가능하다.

즉 실제 운신의 폭을 높이기 위해 단기차입금이나 단기성 사채를 높이지 않은 경우에는 안전제일 경영을 목표로 삼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먼 미래를 위해 지금 잰걸음을 걷는 업계의 움직임에 향후 장기화되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단기 및 장기차입금과 더불어 유동성사채와 유동성장기차입금 등의 지표를 모두 더해 차입총액을 구했으며 무차입경영을 하는 곳은 도표 내 제외했다. 이외 회기가 다른 제약사는 회기 기간 뒤에 괄호를 통해 회기 종료기간을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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