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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가 놀아난 '로사르탄' 소문, 누가 불 지폈나?

업계선 'CSO 대체품 판매 위해' 지적…"피해는 애먼 약업계 본다" 불만

2021-11-23 05:50:5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지난주부터 시작돼 국내 약업계를 떨게 했던 로사르탄 내 불순물 함유 이슈와 관련, 최근 약업계 내에서 누군가를 가리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정보를 취합해 수수료가 높은 대체 의약품으로 수요를 돌리려는 영업대행조직이 소문에 불을 지폈다는 주장이다.

특정 지역 내, 약국가 소문 확장 이전 이미 일부 업체에서 대체품을 뽑아 놓은 뒤 이슈가 터질 때 분위기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것인데 업계 내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사실일 경우 CSO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업계 관계자 다수에 따르면 지난 주부터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로사르탄 회수 관련 소문을 앞두고 일부 영업대행조직(CSO)에서 이를 크게 부풀렸다는 의혹과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관계자들의 말을 모아보면 현재 국내 CSO 상당수는 자사가 영업을 담당하는 이른바 '사르탄' 계열 고혈압 치료제 중 최근 문제가 된 로사르탄 제제를 제외한 나머지 의약품 목록을 작성, 서로 공유하고 있었다.

이중에는 발사르탄 등 과거 문제가 있었던 제품 이외에 가장 처방 변경 가능성이 높은 텔미사르탄과 올메사르탄 등의 대용 제품이 다수 적혀 있다.

더욱이 각 품목에는 각 제약사에서 지급하는 수수료 요율이 자체적으로 편성돼 있는데 개중에는 특정 제품에 수수료를 얼마 이상 더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판매를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중인 사항도 있었다.

게다가 업체별 리스트 일부 종류는 약국에서 소문이 처음으로 돌던 시점인 13~15일 전에 만들어진 것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소문이 정보 회전이 가장 빠른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이들의 의혹을 더한다.

대체 조제 리스트 자체를 문제라고 제기할 수 없다. 제약회사는 물론 영업대행조직의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의약품을 영업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품목을 이용해 타 제품으로의 처방을 변경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는 제약사나 유통업계, 약국가도 어느 정도 합치하는 의견이다.

여기에 약국가에서 최근 소문으로 돌았던 '한국오가논 및 한미약품의 제품 외 전체 회수' 문자의 존재가 이들로부터 시작됐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업계 내부를 잘 아는 이라면 어느 정도는 추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 다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 불순물 사태의 핵심은 결국 원료의약품으로 귀결되는 데 국내 출시 제품 중 한국오가논과 한미약품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모두 같은 원료의약품 회사에서 이를 구매해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로사르탄의 제조 공법에 비춰보면 큰 문제가 없는 이상 동일한 원료의 제품에서 동일한 문제가 벌어질 가능승이 높고 실제 이들 제품의 자진 회수가 진행되자 자연스럽게 나머지 제품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소문의 진원지와 더불어 소문을 사실상 확대 및 재생산한 주역이 일부 제약업계와 영업대행조직이라는 추정을 염두에 두면 식약처 조치 이전에 판매 수수료가 높은 제품으로의 갈아타기를 시도하면서 그 불안감은 약국과 의료기관에 전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약업계 내의 비판 여론이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이 소문에 불을 붙인 이유는 처음부터 오리지널과 오리지널사의 제품을 만드는 한미약품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에서 시장규모만 수천억원대의 로사르탄 대체품목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회사가 만든 대체품목 리스트는 지역 약국가에 메시지가 전달되기 전인 13~15일 이전에 작성된 것도 있다. 이는 결국 이들이 (회수 이슈를) 입수하고 자신들이 판매에 유리한 쪽으로 처방을 이끌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약국가는 이번 로사르탄 관련 문자로 인해 꽤 큰 피로감을 느꼈다. 그 시작은 15일경 일부 지역 약국가에서 '국내에 생산 중인 한미약품, MSD(오가논)를 제외한 모든 제약사의 로사르탄 포함 성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약사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부터다.

약국 입장에서는 2018년 발사르탄 내 N-니트로소디멜아민(NDMA) 함유 사태 이후 시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던 로사르탄의 품절 소식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의약품의 품귀 현상을 겪어왔기에 재고 확보에 여념이 없었다.

거기에 제품을 구하지 못한 약국은 유통업체 등에 연락하며 재고 확보를 위해 분주히 나섰다.

이같은 문제는 비단 약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기존 로사르탄을 복용중인 이들에게 처방을 변경하면서 환자 사이에서 불만이 꾸준히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초기 발원지 여부를 떠나 실제 처방 및 조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문에 이들이 일조했다면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그들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약업계의 말이다.

국내 모 제약사 관계자는 "로사르탄과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가 소문을 생산, 확산하는 문제에서 중요하게 봐야할 게 '이 소문으로 누가 이익을, 피해를 보느냐'다. 이익을 얻는 곳은 결국 대체할 제품이 있는, 그리고 이를 영업하는 이들이지 않느냐"며 "이미 시장 내에서 CSO가 브레이크 없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면 그 첵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시장에 발맞춘다는 이유로 CSO와 함께 가는(수수료 비중을 높게 책정하는) 회사 등의 문제 역시 짚어봐야 한다"며 "결국은 그 피해는 애먼 제약사, 애먼 유통업체, 애먼 약국이 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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