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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ESG, 상-하위 기업간 격차는 왜 갈수록 커질까?

기관 요구 파악하고 정보 감지 능력 키워야…ESG 관리 체계 구축과 문서화도 중요

2022-02-10 05:50:57 배다현 기자 배다현 기자 dhbae@kpanews.co.kr


제약바이오 업계의 ESG경영 도입이 타 산업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사이의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공시와 피드백만으로도 기업에 대한 평가가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생산성본부는 온라인을 통해 'KPC 산업별 ESG 세미나'를 열고 제약바이오업계의 ESG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세미나에는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패널 토론도 진행됐다.

이날 한국생산성본부(KPC) 지속가능경영본부 정광호 팀장은 ESG의 정의를 '투자자, 고객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 및 장기적 재무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비재무 요인'으로 정의했다. 

정광호 팀장은 정부 등 규제기관, 투자기관, 서비스기관, 고객사 등 4개 참여자를 중심으로 ESG 시장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보고 각각의 기관들이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금융기관을 통한 간접규제 방식으로 ESG 제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기업은 법에 대한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이 어떤 요구를 하는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ESG를 투자의 중요 지표로 삼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역시 ESG 코드를 도입해 구매의사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다. 화이자의 경우 협력업체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고,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평가를 통해 점수가 낮거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조달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또한 DJSI, MSCI, KCGS 등 국내외 ESG 평가시장이 확산되고 있으며 개별 기업의 ESG 평가결과를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평가기관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시장 요구사항을 추정하고 내부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절차가 필요할 전망이다. 

문제는 각 기관마다 평가가 상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회사는 취약한 평가기관이 어느 곳이고, 기관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무엇인지 파악해 자사의 평가를 고르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 팀장은 ESG경영 도입에 앞서 ESG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것을 권했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 임원협의체, 실무협의체, 전담조직으로 구성된 ESG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사의 실행력을 확보하고 ESG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에게 장·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SG 쟁점사항에 대한 감지(sensing)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 정보공시 의무화 대응을 위해서는 정보공시 업무분장 도입, 글로벌·공급망 범위 확대, 전사 IT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현재 제품과 서비스의 ESG 가치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ESG 관련 사업기회를 발굴해 미래 산업 트렌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태평양 법무법인의 이연우 전문위원은 "회사의 ESG 경영을 작년에 20% 개선시켰다 하더라도 경쟁사가 50% 개선시키면 나의 평가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평가 체계이기 때문에 크고 다양하고 깊숙하게 ESG 경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에 ESG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선두그룹과 후발그룹 간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는 "선두그룹은 ESG 컴플라이언스와 공시체계 보고서 작성, 웹사이트 운영 등을 모두 잘 소화하고 있으나 후발 그룹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다른 발빠른 산업에 비하면 제약바이오 산업의 ESG경영 도입이 평균적으로 뒤쳐져 있다"면서 "이는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산업 내에서는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김준형 과장은 "국내 의약품 제조업체가 수없이 많은데 그중 대부분이 중소업체이기 때문에 평균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ESG 전담팀을 꾸리지 못하고 이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회사에 대해 많이 알고 연구할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인력을 내부에서 육성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업해서 함께 할 것"을 추천했다. 

이날 패널토론 시간에는 "기업 입장에서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항을 평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연우 전문위원은 "평가사는 피드백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내가 수준이 낮으면 이를 당장 올릴 수 없으며 이것은 우리 영역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설명해야 한다"며 "우리가 이런 문제의식을 가졌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만으로 피드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면 관련 정보를 모아 제출하는 것만으로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미 ESG 관련 많은 정보가 있고 평가가 낮은 기업의 경우 정보를 아직 미공시했기 때문"이라며 "이미 하고 있는 활동을 문서화 하는 것만으로 평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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