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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약국 영업, 만나서 사랑하는 일과 같죠"

제주동원약품 30대 동서남북 4인방…"발로 뛰는 건 얼마든지"

2022-05-27 05:50:04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담긴 의약품 유통업체 중 '1번 허가 업체'는 어디일까. 흥미롭게도 제주에 위치한 제주동원약품이다. 의약품 도매업을 시작한 기업의 역사와는 별도로 유통업체 관련 법령이 시작되며 가장 먼저 등록된 회사인 이유도 있다.

그만큼 회사는 지역 약국가에서 큰 신뢰를 받고 있다. 물론 모든 지역으로 일일 4배송이 가능할 정도의 지리적 요건이나 지역 규모 대비 큰 1000제곱미터 이상의 물류창고와 체계화된 반품시스템 등도 있겠지만 지역 내 배송 관련 현안을 빠르게 피드백하고 지역 약사 및 의사 등과 밀착하는 전략을 추구했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긴 업력과는 별개로 회사 안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업 분야에서 가장 평균 연령이 낮은 곳이기 때문이다. 약국 영업 현장을 누비는 다섯 명의 직원 중 네 명이 30대인 것이다.

그 수가 많지는 않다지만 일반적으로 유통업계 내 약국 담당 영업직이 40대에서 많게는 50대 후반까지임을 감안하면 절대 흔한 일은 아니다. 지역 약국가의 평가 역시 '진국'이라는 말이 이어진다.

약사공론은 최근 제주에서 제주동원약품 약국영업팀(양선동 부장, 양현우 과장, 양기봉 대리, 안상호 주임, 김현규 주임 등)을 만나 약국 현장에서 땀흘리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당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약국가에서 영업사원 특히 '유통업계 영업사원'이라는 단어는 참 가까우면서도 외려 생소하다. 의료기관 등을 비롯해 이들은 제약사와 유통계약을 맺은 제품의 디테일링부터 약국에서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추천하고 사입까지 이끌어 낸다. 전문의약품과는 달리 일반의약품이나 기타 의료제품의 설명, 진열 등을 맡는다.

여기에 약국 영업사원의 필수 덕목인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역시 필요하다. 지역성이 강한 제주에서 그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안상오 주임은 "유통은 영업과 함께 반품 등 다양한 업무를 함께 한다. 제약사의 단순 결제와 달리 약국과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약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만큼 다양한 업무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들이 이렇게 시장에서 빨리 자리잡을 수 있던 데에는 회사의 채용체계도 한 몫을 한다. 제주동원약품의 경우 특정 직군을 채용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회사에 입사하면 모두를 배송 업무에 배치시켜 업무를 진행하고 각 개인의 성향에 따라 구매나 영업 등 타 직군으로 일을 전환시킨다.

가령 영업 직군을 뽑아 해당 업무만 시킬 경우 지역 약국가에서 기존 거래 혹은 신규 약국에 진입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특정 영업사원이 일을 그만뒀을 때 그에 따른 업무 손실 역시 큰 반면, 배송 등의 업무를 맡으면 약국가에 눈도장을 찍으며 적응도, 영업 환경도 더욱 편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위부터) 제주동원약품 사옥 및 물류 창고.


특히 지역 내에서도 드물 정도로 반품 체계를 잘 갖춘 곳인만큼 약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양현우 과장은 "배송을 1~2년 하다보면 부서장이 직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각각 TO에 맞춰 추천을 하도록 하고 있다. 배송을 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약사분들이 인사를 받아주시는 경우도 많고 처음 보는 사람을 향한 거부감도 줄어든다"며 "여기에 관리 및 배송과 소통이 가능하면 이동 동선과 업무에서도 장점이 있다. 생활을 하면서 약국에서도,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고 전했다.

67만명이 사는 제주 지역을 4명이 담당하다 보니 영업 황동만으로도 매일 지치는 것이 사실이다. 네 명의 직원이 각각 '동서남북'을 맡으며 수많은 약사와 약국 직원을 상대해야 하는 탓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그나마 힘을 얻을 수 있는 곳 역시 약국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안상오 주임은 "어떤 약사분은 생일을 직접 챙겨주시기도 한다. 약국 내 직원들과도 공감을 만들 수 있다는 데서 감사한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양기봉 대리는 "물론 간식 등을 챙겨주시는 것도 고맙지만, 어떤 약국은 (유통 영업사원의) 어려움을 공감해주기도 한다. 그럴 때 참 고마움을 느낀다"며 "최근에는 '쿨한' 약국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윗줄 좌측부터) 제주동원약품 오창수 상무, 진동천 전무, 양선동 부장 (아랫줄 좌측부터) 안상오 주임, 양기봉 대리, 양현우 과장, 김현규 주임. 이들은 각각 제주의 서쪽, 남쪽, 북쪽, 동쪽의 약국 전체를 담당한다.


실제 최근 몇 달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의약품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며 유통업체 영업사원에게도 '물량을 구해달라'는 내용이 빗발친 것이 사실이다. 제약사에서 공급이 안되는 상황이어서 주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약국에서 의약품 부족 문제와 그 원인을 이해하고 오히려 영업사원을 다독여주는 약사에게 감사함을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양현우 과장도 "약국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점심은 먹었느냐', '안먹었으면 같이 먹고 일하자'는 말 한마디 만으로도 참 힘이 된다. 약국에서 제품을 사입해주는 물량도 있지만 약국의 공감은 큰 힘이 된다"며 "필요 물량을 다 드리지 못해도 '현우씨 덕에 약국이 돌아간다'라고 말해주는 약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진심으로 기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양선동 부장은 "약국은 제주동원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뭐냐라고 묻는다. 우리는 발로 뛰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젊은 영업사원들에게 약국도 더 많은 관심을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때로는 즐거움과 때로는 힘듦을 주는 약국영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이야기 속 이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답한다.

"누군가를 소개받으면 어색한 게 당연하잖아요.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하고, 가까워지고요. 그 사람에게 나의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서라면 나도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받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관계가 깊어지고 그 사람과 함께 하게 되면 처제들도 만나게 되고 더욱 끈끈한 정이 생깁니다.

약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약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약국에 관심을 주고 약사님의 애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거래를 시작하고 약국 직원과도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그 약국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약국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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