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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 규제 거버넌스, 구조 개혁 필요하다"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의견 수렴 제대로 못해…인적구조 쇄신 필요

2022-06-25 05:50:29 배다현 기자 배다현 기자 dhbae@kpanews.co.kr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에 비해 기술발전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가 바이오 규제정책의 거버넌스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경쟁국과는 다르게 최고의사결정기구가 비상설조직으로 운영되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잘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서는 기구가 부처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강영철 교수는 최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과 영국의 바이오 규제정책 거버넌스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최고의사결정 기구 및 사무국이 상설조직인지 아닌지 여부다.

한국과 영국 모두 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조직을 거버넌스의 정점에 위치시키고 있다는 점은 같다. 한국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이하 국생위), 영국은 인간배아생식관리국(HFEA)가 의사결정기구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은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비상설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반해 영국은 내각 국무장관(Secretary of States)에 보고하는 상설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은 상설 독립사무국을 설치하지 않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생명윤리기관 중 하나를 지정해 사무국 기능을 자원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지정기관은 보건복지부 소속 기타 공공기관인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다.

반면 HFEA의 경우 65명 내외의 직원을 갖춘 상설 정부조직으로 운영된다. HFEA는 국무장관에게만 보고하며 다른 어떤 정부조직에도 귀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한국과 영국에서 이러한 조직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있는지 여부는 위원회 구성원을 비교함으로서 엿볼 수 있다.

한국의 생명윤리법 제8조에 따라 위원회는 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며 위원은 각 부처의 장관 6명, 과학계 7명, 윤리계 7명으로 구성된다. 특징은 대통령 소속의 위원회라는 점과 산술적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종교계와 시민단체 또는 여성계 대표의 위촉을 법에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Authority Member는 국무장관이 임명하며 위원은 의장, 부의장을 포함해 14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에는 바이오 분야 연구와 관련된 전문가, 즉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며 의장과 부의장은 인간배아 생식세포 연구와 무관한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의장과 부의장은 객관성을 위원은 전문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고 있다. 

강영철 교수는 "한국의 정부 부처 장관급 위원 참여는 목적이 불분명 하다"며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바이오 관련 규제의 관점에서 사안을 심사하라는 것인지, 바이오 분야 발전을 위해 각 부처의 권능을 제공하고 필요하면 각 부차의 규제를 개선하라는 것인지 방향성이 없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한국의 장관급 위원들은 회의에 참가하지도 않으며 실제 회의에는 각 부처 실국장급 실무자들이 장관을 대신해 참여한다. 

강 교수는 "영국의 바이오 의사결정 거버넌스의 핵심은 이해당사자와 비이해당사자간 균형점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한국은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인적구조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국가는 위원회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느냐의 여부도 다르다. 한국 국생위이 경우 기관 홈페이지에서 생명윤리위원회의 회의록을 확인할 수 없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연례보고서'에서 한 해 동안의 회의록을 약술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영국 HFEA 홈페이지는 Member Committee 회의 내용이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회의 내용의 녹을 파일까지 공개한다. 한마디로 영국의 공개주의, 한국은 비공개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강 교수는 "회의록 및 녹음기록 공개는 관련 연구자 및 환자에게 바이오 정책이 흐름과 미래 방향을 예측하는 '이정표'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비밀주의를 타파하고, 모든 회의록을 상세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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