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중국 내 불법 유통되는 보툴리눔 톡신의 단속을 강화하고 정품 사용을 통한 안전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총 4개로 국내사 휴젤의 '레티보'가 포함돼있다.
보툴리눔톡신·필러 등 중국 내 짝퉁 미용 의약품 사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 제품의 위조품 역시 판을 치고 있다. 지난 24일 특허청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공개한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10월까지 중국 당국과의 협력으로 적발, 압수한 위조 의약품이 3154점에 달한다.
이들은 병원 및 지정된 도매상에서 유통되는 정품 의약품과는 달리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을 주로 중국 온라인 메신저 등으로 은밀하게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조치한 3164점의 미용 의약품은 국내 기업 9개사의 제품을 위조한 것으로 정품 추정가액은 약 10억원이다.
3개월간 적발한 한국산 위조 제품의 규모만 이 정도니 전체 위조 의약품 유통 규모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 6월 '의료·미용업계 불법 퇴치방안'을 발표한 후 3정규(의료성형기관 규범화, 의료진 전문화, 제품 합법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보툴리눔톡신 A형 이력추적 시스템 구축의 가속화 방침을 밝혔다. 앞으로 중국 내에서 보툴리눔톡신을 판매하려면 유통 및 판매에 걸친 전과정의 이력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판매 업체들은 오는 3월 31일까지 이력추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해당 이력추적 자료는 규제가관과 판매 파트너사, 소비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정품 사용이 확대되면 중국 내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들의 입장이 유리해질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허가를 받은 제품은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 중국 란저우연구소의 'BTX-A', 한국 휴젤의 '레티보' 등 4개 제품뿐이다.
휴젤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레티보 정품 인증활동을 진행해왔다. 휴젤 중국 법인과 중국 유통 파트너사인 사환제약, 중국성형미용협회가 함께 현지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해 정품 사용을 독려하고 정품인증시범기관 인증패를 수여하는 식이다. 회사는 각종 회의에 패널로 참석하는 등 중국 정부의 의료·미용 관리감독강화 정책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향후 1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중 하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2018년 6억7200만달러에서 2025년 15억5500만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내사 중 휴온스, 제테마 등이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허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임상 3상을 종료하고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