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판매로 다량의 현금을 확보한 화이자가 항암제 분야의 입지 확대를 위해 시젠을 인수했다. 회사는 시젠의 ADC 기술 활용과 더불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통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3일 화이자는 종양학 분야의 입지 강화를 위해 항암제 전문 기업인 시젠(Seagen)을 약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229달러의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시젠의 직전 거래일 종가에 비해 33% 높은 가격이다. 두 회사는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거래를 승인하고 13일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합병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사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시젠의 의약품, 후기 단계 개발 프로그램 및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대한 전문지식이 화이자의 종양학 포트폴리오를 강력하게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화이자의 알버트 부를라 CEO는 "화이자와 시젠은 함께 시젠의 ADC 기술의 힘과 화이자의 역량 및 전문성의 규모와 강점을 결합해 차세대 항암제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환자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양학은 계속해서 글로벌 의학에서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되고 있으며, 이번 인수는 이 분야에서 화이자의 입지를 강화하고 장단기 재무 목표 달성에 의미있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젠은 25년 전 설립 이후 ADC 기술에서 선두 위치를 구축해온 기업으로 독점적인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12개의 ADC 중 4개에 시젠의 기술이 활용됐다.
시젠의 포트폴리오에는 '애드세트리스(브렌툭시맙베도틴)', '파드셉(엔포르투맙베도틴)', '티브닥(티소투마베도틴)' 등 3가지 ADC를 포함해 고형암 및 혈액암에 대해 승인된 의약품 2개가 포함돼있다. 회사는 새로운 암 유형 또는 적응증 확대를 위한 의약품의 임상 개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또한 ADC를 위한 차세대 링커-페이로드 기술과 면역 체계와 직접 결합해 종양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항체 플랫폼을 포함, 잠재적으로 여러 신약 개발이 가능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시젠은 지난해 2021년보다 25% 증가한 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화이자는 시젠의 풍부한 파이프라인으로 인해 2030년까지 연간 100억 달러의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수익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의 판매에 힘입어 지난해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풍부한 현금 유입에 따라 M&A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이자는 암 전문 기업인 아레나 제약을 67억 달러에,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를 23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편두통 치료제 기업 바이오헤이븐을 116억 달러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