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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 당장 중단하라"

새물결약사회 논평, 약물 검토 약사 본연의 업무 주장

2020-02-13 14:00:05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건강보험공단의 의사주도형 올약사업 용역 연구와 관련해 새물결약사회가 논평을 내고 비판했다.

새물결약사회(회장 유창식)는 13일 건강보험공단의 의사주도형 올약 사업에 대한 용역 연구가 시작된다며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새물결약사회는 현재 올약 사업 안에는 ‘약사 주도형’과 ‘의사 주도형’이 공존하며 경합을 벌이는 실로 기이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며 처방권 침해를 운운하며 반발하던 의협이 ‘의사 주도형 모델’을 만들어낸 이유는 지역 약국 약사의 역할을 가급적 배제하고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 모델에도 약사가 참여하기는 하지만 지역 약국 약사가 아닌 공단 소속 약사로 그것도 최소한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환자가 복용하는 대부분의 약을 조제하고 투약하는 것은 바로 지역 약국 약사임에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해버렸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협업을 이끌어내야 할 정부는 의사들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에만 급급하다며 해외 선진국의 MTM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의 경우 이미 약사들이 약물 검토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올약 사업도 선진국의 이러한 서비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약물 검토 서비스를 의사가 주도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는 없다는 것.

새물결약사회는 약물 검토는 당연히 약사가 할 일이고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약사가 존재하는 것이다며 의사가 약물 검토까지 맡을 것이 아니라 본업인 진료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더 나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마땅히 약사가 수행해야 할 약물 검토를 의사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로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의사들이 낸 처방을 의사들 스스로 검토하는 것이 제대로 될 리도 없으며 이러한 모델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도 못할 것이라며 건강보험공단이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 당장 중단하라

건강보험공단이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에 대한 용역 연구를 시작한다고 한다. 작년 10월 공단은 보건복지위 윤일규 의원 질의에 대해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을 현재 진행중인 왕진 시범사업과 연계할 것이며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용역 연구는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인 셈이다.

본디 의협은 “의사 처방권에 대한 침해”라며 올약 사업에 반발하다 작년 5월부터 서울시 의사회가 중심이 되어 “의사 주도형 모델”을 통해 올약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토록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반대만 하다 주도권을 놓치기 보다 차라리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현재 올약 사업 안에는 “약사 주도형”과 “의사 주도형”이 공존하며 경합을 벌이는 실로 기이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처방권 침해를 운운하며 반발하던 의협이 “의사 주도형 모델”을 만들어낸 이유는 명백하다. 지역 약국 약사의 역할을 가급적 배제하고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의사 모델에도 약사가 참여하기는 하지만 지역 약국 약사가 아닌 공단 소속 약사다. 그것도 최소한의 역할에 그친다. 환자가 복용하는 대부분의 약을 조제하고 투약하는 것은 바로 지역 약국 약사임에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해버렸다. 지역 약국 약사와 협업하는 것을 의사들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 협업을 이끌어내야 할 정부는 의사들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에만 급급하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약사들이 MTM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 같은 약물 검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약 사업도 선진국의 이러한 서비스에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선진국에서는 약물 검토 서비스를 의사가 주도하는 사례가 없다. 약물 검토는 당연히 약사가 할 일이고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약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이 약물 검토 업무까지 몸소 하는 괴상한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보건의료에 여러 직능을 둔 것은 세분화된 각 분야마다 전문가를 두고 분업과 협업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의사가 약물 검토까지 맡을 것이 아니라 본업인 진료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더 나은 일이다.

의사 주도 모델의 문제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의사들 대부분은 자신이 처방내는 약이 아닌 다른 약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약물끼리의 상호작용은 더욱 그렇다. 환자는 여러 의사로부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데, 그 약들 모두를 알고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자가 복용하는 모든 약물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지닌 전문가가 중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게 바로 약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사가 낸 처방에 오류가 있거나 부적절한 점이 있을 때 이를 의사들 스스로 솔직히 공개하고 제대로 수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의료사고가 일어났을 때 의료인 스스로 자신의 과실을 환자에게 먼저 알린 사례가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부적절한 처방이나 처방 오류를 의사 스스로 인정하고 수정하기가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다. 의사와 별도로 약사를 두어 서로 견제하게 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사실 의협이 그토록 올약 사업을 반대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대한약사회의 태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작년 5월 의사 주도형 모델이 시작되었을 때 대약이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항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약사 직능에 대한 중대한 침해인데도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올약 사업 안에서 두 모델이 과연 앞으로도 계속 공존할 수 있을지, 의사 주도 모델이 확대되어 약사 모델의 입지는 좁아지지 않을 지 매우 우려스럽다. 혹여나 앞으로 올약 사업에서 약사의 역할이 축소되기라도 한다면 현재의 상황을 방관한 대약 집행부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의사 주도형 올약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마땅히 약사가 수행해야 할 약물 검토를 의사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의사들이 낸 처방을 의사들 스스로 검토하는 것이 제대로 될 리도 없으며 이러한 모델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도 못할 것이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왜곡된 사업을 펴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은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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