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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전 분주한 약업계…재벌 약국진출 등 논란도

[창간 50주년 특별기획] 역사를 담다, 약사를 담다<32> 1999년

2018-06-04 12:00:15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약사공론>에 나온 올리브영약국 진입 약사의 탈퇴 관련 기자회견 내용

세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보다 약사(藥史)는 더욱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2000년 의약분업을 앞두고 의약 갈등은 더욱 심해졌고 한국형 드럭스토어와 재벌의 약국진출 시도 등이 맞물리며 그야말로 하루하루 뉴스가 쏟아져 나온 탓이었다.

먼저 가장 눈여겨볼 사안은 의약분업의 시행 확정과 이에 따른 갈등이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대명제 하에 국가가 의사에게는 '의료행위+처방'을, 약사에게는 '조제+복약지도'라는 권한을 준 것이지만 도입 전부터 의약갈등은 컸다.

의약분업을 시행하려는 논의는 1993년 '약사법' 개정부터였다. 1999년 7월 7일 이전에 의약분업을 실시하도록 법 개정에서 규정한 탓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1998년 8월 의사협회와 약사회, 언론계, 학계 등으로 구성된 의약분업추진협의회에서 1999년 7월 의약분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에 충분히 조정된 합의가 원만해지지 않자 1998년 12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의약분업 시행을 연기해줄 것을 국회에 청원, 국회는 이 제도의 시행을 1년간 연기하면서 시민단체와 의사협회, 약사회가 새로운 의약분업의 모형을 제시하도록 했다.

먼저 새 정부와 약업계는 의약분업에 앞서 새가격제도 시행이라는 업계 내부 정화를 시행했다. 1998년부터 시작된 새가격제도를 통해 난매를 막고 시장질서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약사회는 1월 다빈도 드링크류 15개 품목의 종합가격표를 공개해 배포하는 한편 소비자 유인행위를 우선 단속하기로 했다.

여기에 무자격자 조제상담 약국 추방, 약업정보협의체 등을 통해 약국내 분업에 만전의 준비를 다했다. 그리고 분업이 2000년 7월1일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약국과 정부기관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대약은 의약분업 대비 교재를 발간하는 한편 5월부터는 의약분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제약업계는 자사의 처방의약품을 알리는데 분주했다. 더욱이 현재의 EDI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체와 이를 도입하는 약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국회 등은 분업 관련 약사법과 의료법을 국회에서 12월 통과시켰고 보험약가를 정하는 한편 분업 제외대상, 우선 추진과제, 의약분업에 따른 약국 수가 등을 정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입장은 점점 강경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의약분업 전 외래약국 폐쇄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대한의사협회는 3월 의약분업합의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료수가가 낮음을 지적하면서 강한 반발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초 의료계는 사실상의 거리투쟁까지 돌입하며 의약분업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다.

특히 다음에 나올 2000년 7월에는 약사의 임의조제를 완전히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파업이 시작되면서 결국 시행일자는 한달 미뤄진 8월이 된다.

이런 가운데 재벌의 약업계 진입 시도도 큰 논란을 불렀다. 이 때문에 9월에는 이례적으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당시 한국제약협회)에서 이례적으로 재벌기업의 제네릭 의약품 생산 자제를 요청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의 입장이 강경했지만 결국 재벌기업들은 진입을 시작한다. 실제 11월  제일제당은 올리브영 드럭스토어 개설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약계는 반발했지만 결국 이들의 출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같은 복합형 매장에 입주한 약사들 역시 곤혹스러웠던 것은 사실. 실제 약사공론 12월 마지막호에 실린 기사 내용에는 올리브영 복합매장에 약국을 연 약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매장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을 밝힌 건이 있으며 그 전 일부 매장의 약사들이 가격경쟁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등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벌의 드럭스토어는 '약'이 아닌 '건강'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및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이 사이 쥴릭파마 등의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며, 약사 국시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 오류가 수 문항 나와 법정까지 가는 등의 사태가 있었다. 식약처가 뇌물 수수혐의 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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