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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피해 Y약사 "의사 임대차계약서도 못 믿을 판"

시행사 10억 병원장 인테리어 지원 "알았다면 계약 안 했을 것" 후회

2019-05-14 06:00:30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컨설팅 피해와 법원 판례는?
컨설팅 사기로 인한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신도시에는 어김없이 병원과 약국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안에는 컨설팅업자들이 판치고 있다. 컨설팅으로부터 피해입은 약사의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의 상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또한 법원은 컨설팅과의 계약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판례를 통해 확인한다. [편집자 주]

<상>"의사 임대차계약서도 못 믿을 판"
<하>판례로 본 컨설팅 약국 피해

“저의 사례가 잘 밝혀져서 다른 피해자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최근 일간지와 지상파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경기 A지역에서 컨설팅업자에게 피해를 입은 사례로 연이어 등장한 Y약사.

상가분양 계약을 체결한 2018년 9월부터 이어진 문제 발생과 변호사 선임에 따른 법적 다툼, 언론사 취재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을 터이지만 기자를 만나 사건을 설명하는데 한 치의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이미 언론에서 한 번씩 사건을 다룬 상황이지만 전문지에서 보다 자세한 약사와 컨설팅업자, 시행사, 의사 간의 계약 체결과 이어진 상황 전개가 정확히 이야기 되고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제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취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Y약사와 그의 아내인 B씨,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가 함께 진행한 인터뷰는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분양가 11억 4500여만원...4개 진료과 입점 약국독점 약속
처음 Y약사가 중개인을 통해 경기 A지역 물건에 대해 이야기 듣고 직접 찾아간 날은 2018년 9월 18일이다. 

중개인과 분양대행사, 시행사는 건물 4, 5층에 내과, 정형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4개 진료과가 입점하며 이미 C원장이 병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며 5년 계약으로 체결한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보여준다.

이에 Y약사는 약국 점포 분양계약을 11억 4500여만원에 체결하며 4개과가 12월 31일까지 개원하는 조건으로 이를 어길 경우 분양대금을 즉시 환불하는 특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약국의 독점적 영업권을 보장하는 특약 또한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계약과정에서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분양대행사가 ‘계약금 천만원이라도 입금해야 약국자리를 잡을 수 있다’, ‘다른 약사가 계약하려는 팀이 위에서 미팅중이다’는 등 압박에 보다 자세히 따져 보지 못한 것 아니냐고 Y약사의 아내인 B씨가 지적한 것.

그도 그럴 것이 9월 18일은 단순히 건물을 구경하고 분양대행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방문했던 것으로 계약금을 지급할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였다. 하지만 통장을 분실신고 하고 새 통장을 만들어서 계약금의 일부라도 지급하라는 대행사의 조언에 급히 천만원을 구해 계약금을 걸은 상태였던 것이다.

아내인 B씨는 병원이 몇 개월만 영업하다 사라질 경우를 대비해 천만원을 날린셈치고 분양계약을 해지하자는 뜻과 함께 만약 그렇지 않다면 특약으로 병원이 5년 존속할 것을 넣어달라고 대행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분양대행사측은 “병원장이 신도시에서 크게 자리 잡으려 9억 가까이를 투자해 들어오는데 5년도 안 채우고 나가겠냐는 입장이다”며 “병원장이 ‘나는 자신있다. 내 이름걸고 내 학벌, 능력걸고 하는 것으로 약국 지원금도 하나도 안 받고 하는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결국 병원 5년 존속 특약은 넣지 못하게 된다.

◇대행사 컨비 욕심이 병원 문제점 발견으로
Y약사는 계약 체결과정에서 병원을 유치한 컨설팅 업자에게 1억원을 줘야 한다는 대행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금액은 Y약사가 황당해 하며 거절하자 7000만원으로 이후 계약을 파기할 뜻을 표하는 과정에서 4500만원 까지 낮아진다.


진료실이 3곳이다.


반드시 현찰이나 수표로 찾아 직접 전달해 달라는 대행사의 말에 다시 건물 분양대행사를 찾은 Y약사는 병원 인테리어 도면을 처음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4개 진료과를 약속한 특약과 달리 진료실이 3개뿐이었던 것.

Y약사는 계약조건과 다르자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을 파기하려 했지만 시행사가 1개과가 덜 입점되는 만큼 5000만원을 깎는 조건으로 계약은 이행하라고 답변하자 법적다툼에 부담을 느끼고 절충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 또한 4500만원을 요구한 컨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은 향후 Y약사가 계약이 잘 이행되는지 끝까지 촉각을 곤두세워 지켜보고 자료를 모아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11월 말 경 병원 입점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Y약사도 약국을 개업했지만 불안감은 떨칠 수 없었다.

3개과가 입점하기로 했지만 공사가 더디고 의사를 한명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12월 13일 2층 음식점에서 개최한 음식품평회에 참석한 Y약사는 시행사 관계자가 참석한 것을 보고 개원할 예정인 C원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했으나 개원 예정자는 C원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시행사 관계자는 C원장이 신용불량자에 너무 늙었다며 젊은 40대가 들어온다고 말한다.

이에 놀란 Y약사가 시행사 본사를 찾아 대표를 만나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과 독점약국 여부가 흔들릴 소지가 있는 등 문제가 있다는 낌새를 알게 된 Y약사는 즉각 변호사를 찾아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Y약사는 병원이 입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당시 의사 뿐만 아니라 직원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로 인테리어 기기로 들어오는 제품도 집기가 녹슬어 있는 등 중고제품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병원 입점 불이행 내용증명에 C원장 등장...법정 다툼 중 병원 임대차계약 특약 드러나
병원은 결국 약속했던 12월 31일까지 입점하지 않게 된다. 이후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해지가 진행되게 되는데 이 때 C원장이 등장하게 된다. 그는 Y약사측이 시행사에 내용증명을 보낸 2019년 1월7일 경기지역 다른 신도시에서 병원을 개설한 상태였다.

분명 신용불량자에 너무 늙었다던 C원장이 내용증명에 등장한 것이다.

이후 시행사는 분양계약을 순순히 해지하고 분양금액을 돌려줬다. Y약사가 변호사와 함께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9000만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비용과 취등록세 등에 대한 소송은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와 병원간의 임대차계약 특약이 있었던 사실도 새롭게 등장했다. 법정 다툼이 있기 전까지 Y약사가 한번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특약에는 시행사가 병원 인테리어 지원금으로 10억원을 C원장에게 지급하며 대외비라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은 또 있다. 시행사와 약국이 분양계약을 2018년 9월 18일 했으며 C원장은 9월 7일이었지만 입금증에 따르면 C원장의 계약금 6000만원이 28일날 입금된 것이다.

병원이 계약서만 먼저 쓰고 계약금 입금은 오히려 약국보다 나중에 한 셈이다. 

Y약사는 또한 병원 인테리어 업체와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한다. 시행사에서 인테리어 업체로 4억원이 12시 1분 57초에 입금되는데 이후 C원장이 시행사에 입금한 병원 보증금, 월세 등이 같은 날 15시 25분 29초에 입금하기 때문이다. 결국 C원장이 계약을 성립시킬 돈을 인테리어 업체가 준 셈이라는 설명이다.

◇“약국 개설 필수조건...의사 임대차계약서도 이제 믿지 못한다”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결국 C원장 이름으로 임대차계약서가 체결됐지만 C원장 돈도 아니고 계약서에 돈이 들어온 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며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약사들의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신도시 신규 분양 매물과 관련한 약국개설을 아예 안하는 방법이 최고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우종식 변호사는 자신이 약사출신인 만큼 주변에 친한 약사들이 신도시 약국개설을 꿈꾼다면 진심으로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병원이 들어온 이후 더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가더라도 약국개설에 나서는 것이 미리 투자해 위험부담을 안는 것 보다 낫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어차피 오른 권리금을 주고 안전하게 들어가는 것이 위험요소를 안고 약국을 개설하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이다.

만약 그래도 신도시 약국개설을 할 생각이라면 기존과 다른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존에 진행되던 전형적인 유형은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의사의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줘 약사들을 모집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컨설팅업자들의 수법이 고도화 돼 임대차계약서만으로는 믿을 수 없는 만큼 입점 여부가 가장 확실한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또한 의사의 신분을 명확히 해 개원 경력과 이력을 꼼꼼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시행사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면 의사 경력을 알아볼 의무와 권리도 있다.

몇 달마다 병원 개원을 옮기는 의사도 피해야 하는 조건중 하나다. C원장을 비롯 이비인후과, 안과 전문의도 대표적인 인물이 있는 만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계약 입금증도 속이자고 한다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인할 필요는 분명 있다. 임대차계약서 사본과 입금증 사본은 향후 법정 다툼에도 도움이 된다. 사본을 이정도도 확인 못한다면 실패율 90%의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우 변호사는 요즘 의사들이 정말 똑똑해졌다며 진짜 병원을 할 사람이면 약국자리를 잡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수십억 투자하는데 약국 자리 몇 억 넣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는 것. 약국 자리를 마련하고 피 받고 팔든지 임차료로 수익을 내기도 하는 만큼 대박이자 쪽박의 위기일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위험성이 강한 것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우 변호사는 특약작성도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 무조건 잘 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억 계약을 체결하는데 그 자리에서 당장 쓰려는 자체가 위험이 엄청 크다. ‘병원이 5년 들어올 것인지 보장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대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인데 적어도 권리금 주고받는 약국도 몇 년 안에 나가면 돌려준다. 이것도 나가면 돌려달라는 그 정도 특약은 이제는 요구해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한 “병원이 언제까지 들어올 것인지에 대해서도 특약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며 “약사들은 적지 않고 구두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로 하는 것을 믿으면 안된다. 또한 전문의가 아니어도 진료과 개수가 맞지 않느냐는 다툼도 있는 만큼 전문의가 입점해야 한다는 점도 특약에 넣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약국 독점권 여부도 특약에 잘 넣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병원이 입점되지 않았지만 약국이 독점인 것은 맞다며 배상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 

두 개 중 하나라도 안되면 해지할 수 있도록 특약을 작성하는 것이 좋은 특약이라고 조언했다.

Y약사는 “컨설팅 업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법적인든 뭐든 해서 남의 돈을 사기로 가져가는 것인데 그 돈이 얼마나 큰 도움 될지 모르지만 한 개인, 집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나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자립기반이 있지만 갓 나와서 여기저기 돈을 모아서 장밋빛 꿈을 갖고 있는 약사가 분양을 받았다면, 혹은 여기저기 돈을 모아서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초년부터 신용불량자 되거나 사회 정상적 생활 할 수 없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설팅 업체가 난립해서 비정상적으로 수입을 얻음으로써 더 많은 무고한 사람이 다칠 수 있다”며 “많은 무고한 가정, 개인 파괴될 수 있는 만큼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약사들이 대처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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