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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운영할 것처럼 속인 의사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기획] 컨설팅 피해와 법원 판례는? <하>

2019-05-20 12:00:20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기획] 컨설팅 피해와 법원 판례는?

컨설팅 사기로 인한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신도시에는 어김없이 병원과 약국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안에는 컨설팅업자들이 판치고 있다. 컨설팅으로부터 피해입은 약사의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의 상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또한 법원은 컨설팅과의 계약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판례를 통해 확인한다. [편집자 주]

<상>"의사 임대차계약서도 못 믿을 판"
<하>판례로 본 컨설팅 약국 피해


약국개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컨설팅 사기 피해 관련 소송에서도 법원은 다양한 판례를 내놓고 있다.

먼저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진행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심과 동일하게 계약사항을 따져 점포주의 주장을 인정했다.

1층 약국점포주는 건물에 병원을 입점시키기 위해 컨설팅업자와 2015년 10월경 컨설팅계약을 체결하며 용역의뢰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내용에 따르면 3층, 4층, 5층, 6층 의원을 입점 유치하는 조건으로 이 때 입점과목은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외과)등으로 특정했다. 또한 입점과목 중 3개 과목 이상 입점계약시 총 1억 원을 지원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을 달며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중 2인 이상 연합진료시 2개 과목으로 인정함을 단서로 달았다.

이후 컨설팅 업자는 병원을 개업할 의사를 구해 약사에게 소개하고 의사는 4층 3개 점포에 의원을 개설했다. 진료과목은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피부과로 신고했으며 5개월간 병원을 운영했다. 이 병원은 개설의사 1명과 봉직의사 3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2인은 산부인과 전문의, 1인은 가정의학과, 나머지 1인은 내과전문의다.

소송에서 점포주와 컨설팅업자는 용역의뢰 내용의 해석을 놓고 다투게 된다.

점포주는 ‘3, 4, 5, 6층에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 3개 이상 과목의 전문의 의원을 유치한다’는 내용인데 컨설팅업자가 용역내용 이행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1억원 지원금을 챙겼다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다.

이에 반해 컨설팅업자는 이 용역의뢰내용에 따라 건물 4층에 3개 진료과목 병원을 유치한만큼 모두 이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용역내용이 ‘건물을 3층 내지 6층에 경영주체 및 진료과목이 서로 다른 3개 이상의 병원이 입점하되, 다만 2명의 의원이 2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연합해 진료하는 경우 한해 이를 2개 진료과목이 입점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만약 컨설팅업자의 주장대로 입점과목에 비전문의에 의한 진료과목이 포함된다 보더라도 용역내용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연합해 진료하는 의원’에 해당하는 만큼 유치한 진료과목은 최대 2개에 불과하다며 용역의무를 불이행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따라서 이미 지급된 1억원을 컨설팅업자가 점포주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공인중개사 아닌 업자 단순 공인중개행위 컨설팅비 주지 않아도 돼

최근 대법원은 부산지방법원의 약정금 상고심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했다.

대법원에 앞서 부산지방법원 항소심에서는 점포주와 컨설팅계약을 체결한 컨설팅업자가 약정금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점포주는 약국으로 운영되던 점포에 새로운 약사를 찾아달라며 컨설팅업자에게 중개위탁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을 체결하며 요구한 점포 임대 조건은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월 임차료 2000만원, 권리금 5억 원이었다. 

업자는 이에 맞는 약사를 찾았으나 점포주의 조건에 맞는 약사는 없었다. 다만 보증금 2억 원, 임차료 1500만원, 권리금 6억 원의 조건을 수락한 약사는 몇 있었다. 이에 점포주에게 소개했지만 5000만원 권리금을 추가 인상을 원해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기존 약국의 임대차계약 만료 기간이 가까워 지자 결국 점포주는 업자와 계약을 해지 통보하게 된다.

컨설팅업자는 점포주가 중개위탁에 따라 10% 컨설팅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구두로 약정했다며 만약 점포주가 거절하지 않았다면 체결됐을 권리금 6억원의 10%인 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우선 중개위탁에 따른 수수료로 권리금의 10%를 지급하는 약정을 체결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만약 약정이 있다고 해도 컨설팅업자는 중개업자가 아니므로 중개위탁에 따른 중개수수료를 원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공인중개사법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컨설팅업자가 운영중인 약국을 방문해 처방전을 받아 분석하는 등 약국현황을 파악했고 건물의 임차인과 권리금 등에 대한 협의를 하고 새로 입주할 약사를 찾는 등 용역행위를 한 것은 인정했지만 이는 부동산 중개행위나 중개행위의 부수행위에 불과하고 이를 넘어서는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부동산중개업을 하며 체결한 것으로 강행법규에 위배된다는 것.

또한 컨설팅업자가 주장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도 점포주가 고의로 방해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컨설팅업자의 주장을 기각했다.

◇컨설팅 약국 임대업 방조했다면 의사도 책임 있어
[3L]법원이 의사가 컨설팅 업자의 약국 임대 사기를 방조했다며 40%의 책임을 물은 판결도 주목된다.

인천지방법원은 2018년 11월 약사가 컨설팅업자들과 의사에게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재판에서 약사의 주장을 인정해 컨설팅업자들은 공동으로 1억원을, 의사는 컨설팅업자들과 공동으로 1억원 중 40%의 책임을 지라고 판결했다.

약사는 컨설팅업자들과 2015년 5월 보증금 2억원, 권리금 800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권리금 내지 계약금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건물이 컨설팅업체의 것이 아니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약사는 1억 원을 지급받아 편취했다며 이를 돌려줄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의사에게도 실제 건물을 매수하거나 임대해 병원을 개업할 뜻이 없음에도 컨설팅업자들과 짜고 건물에 병원을 입점할 것 같이 속여 임대차계약에 따른 권리금 및 계약금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의사는 병원을 입점하려고 했으나 컨설팅업자들과의 약정에 따른 조건들이 이행되지 않아서 입점이 늦어졌을 뿐으로 약사로부터 임대차계약에 따른 권리금 및 계약금을 받은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의사가 미필적 고의 내지 적어도 실수로 약사에게 건물의 병원 입점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본인의 비용으로 계약하지 않고, 병원 입점도 계속 지연되고 있었음에도 정상적으로 병원을 입점해 운영할 것처럼 해 컨설팅업자들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기 쉽게 했다며 방조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의사가 컨설팅업자와 ‘개원시 필요한 경비를 개원 후 30일 이내에 8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한 후 인테리어를 대신 해주고, 컨설팅업자들이 임대료 내지 보증금을 낮추거나 유예해 주는 등의 조건으로 병원을 이전하기로 했지만 2014년 8월 경부터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에게 아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점도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법원은 실질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등 의사의 책임을 경감시킬 이유가 있다며 4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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