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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 약국, 조제료 깎아주니 나도 별 수 없다?

[기획] 약사사회와 조제료 할인①

2019-07-25 12:00:27 홍대업 기자 홍대업 기자 hdu7@kpanews.co.kr

[기획] 약사사회와 조제료 할인①
약사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조제료 할인이다. 서울지부가 지난 6월부터 시작한 4대악 근절 캠페인의 항목에도 조제료 할인이 포함돼 있다. 이는 약사 직능의 권위를 갉아먹고 자존심을 파는 행위라는 게 일선 약사들의 시각이다.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불법적인 가격할인으로 경쟁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조제료 할인의 실태와 해법에 대해 살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조제료 할인의 실태 및 특성
②조제료 할인의 문제점
③조제료 할인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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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조제료 할인의 특성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지역적으로는 경제적 수준이 높지 않은 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같은 불법행위를 하는 약국의 대표약사는 대체로 고령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주변 약국의 피해가 적지 않지만 쉽게 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가장 특이한 점은 조제료 할인은 전파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2000년 의약분업 시작 이후 약국간 심화된 경쟁 때문이다.

∆지역간 경계에 위치, 행정구역 넘어 ‘전염’

서울지부는 올해 6월부터 조제료 할인을 포함한 4대 악(惡) 근절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약사공론 기자도 각 지역에서 조제료 할인으로 문제가 있다고 전해진 약국 4곳을 직접 방문했다.

먼저 서울 X구(익명)의 A약국. 겨우 16.5㎡(5평) 내외의 공간에 박카스와 원탕 등 드링크류의 박스가 매대 앞에 가득 쌓여 있었다. 70대 여약사는 대기 환자가 없는데도 조제실 내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었다. 대한약사회 마크가 찍힌 백색 위생복(가운)은 입고 있었지만 명찰은 패용하고 있지 않았다. 

이 곳은 X구와 Z구(익명)의 경계에 위치한 지역으로 가장 가까운 약국과의 거리는 불과 53m에 불과하다. 100m 이내에도 약국이 있고, 200m 이내에는 2곳의 약국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재래시장이 인근에 있고 인근에는 외과의원 하나가 위치하고 있다. 자연 노인환자가 많고 강남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시민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 약국과 지역약사회에 따르면 A약국의 경우 의약분업 당시부터 조제료 할인을 일삼아왔다는 것. 대표약사는 70대 이상의 고령인데도 365일 약국 영업을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개문하고 있다.

초기에는 조제료 할인폭이 2000∼3000원 정도였다가 현재는 1000원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같은 조제료 할인행위가 인근 약국으로 전염된다는 것이다. A약국에서 50여m 떨어진 B약국도 “A약국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고 지역약사회에 토로했다.

이는 B약국 외에 다른 인근 약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환자들이 ‘여기는 왜 A약국이나 B약국보다 더 1000원이 비싸냐?’라는 반응을 보이면 어쩔 수 없이 조제료 할인을 해주거나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오히려 환자가 조제료 할인을 부추기기도 한다. ‘다른 약국은 깎아주는데 여기는 왜 안 깎아주는냐’는 식이다. 이 때문에 선량한 약사들도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것이다.

인근 C약국이 “어떤 환자는 처방전을 내고서 약을 조제한 뒤 약값을 계산할 때 ‘왜 다른 약국보다 비싸냐’며 처방전을 다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약사회는 조제료 할인행위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A약국에 대해서는 X구 약사회에 부탁했고 B약국에 대해서는 Z구 약사회 관계자가 직접 접촉해 자제를 당부했다. 이마저 하지 않았다면 조제료 할인 행위는 A약국에서 B약국으로, B약국에서 다시 인근 C약국과 D약국으로 더욱 확산됐을 거라는 게 지역약사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A약국의 행태는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았고 B약국도 계속 영향을 받고 있어 결국에는 서울지부에 이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자료 사진

∆불공정한 방법으로 처방전 뺏는 약국

서울 T구(익명)의 한 약국도 조제료 할인으로 지역 약사사회에서는 자제를 요청받은 곳이다. 이 약국의 2층에는 정형외과의원이 있고 바로 옆 건물 1층에는 경쟁약국이 있다.

지역 약사사회는 이 약국이 정형외과의원의 처방전을 대부분 흡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바로 조제료 할인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6월 하순경 방문했던 이 약국에는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인 환자들이 조제를 위해 기다란 나무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70대 여약사는 조제실에서 조제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해당 약사는 흰색 가운은 입었지만 역시 명찰은 패용하지 않았다.

지역 반회에 따르면 이 약국은 예전에 65세 노인 정률제가 있을 때는 약값이 1만원이면 본인부담금이 1200원인데 1000원만 받거나 아예 받지 않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제도가 바뀌면서 지금은 기본적으로 100원 단위는 받지 않고 많게는 1000원까지도 할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가장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곳은 바로 옆 약국이다. 불공정한 방법으로 처방전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반회 관계자는 “전임 분회장이 요청해와 지역 약국을 조사했는데 1곳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이웃약국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제료 할인 약국들의 다른 불법 정황들

서울 U구(익명)의 한 약국은 70대 남 약사가 조제료 할인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 곳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6월 하순경에는 장기조제를 받은 환자에게 한참 복약지도를 하고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었지만 역시 명찰은 패용하지 않았다. 기자에게 근육이완제를 2000원에 판매한 뒤 다시 조제 환자와의 상담을 이어갔다. 약사사회에 따르면 이 곳의 경우에도 100원 단위는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조제료가 2만4700원이 나왔다면 2만4000원만 받는 식이다.

서울 S구(익명)의 한 약국은 무자격자로 추정되는 60대 남성이 기자에게 근육이완제를 판매했다. 가운은 물론 명찰도 없으니 당연히 무자격자로 추정된다. 이 곳도 조제료 할인과 관련된 약국으로 알려졌지만 지역약사회는 예전에 무자격자 판매로 문제가 있었던 곳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30대 젊은 약사로 약국장이 바뀌면서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무자격자 판매가 여전한 것으로 보아 조제료 할인 등 다른 불법행위의 개연성도 없지 않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조제료 할인 약국의 문제점은 많지만 이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런 곳에 대해서는 다른 불법행위 포착을 통해 압박해나가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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