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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처럼 건강기능식품도 '조제' 한다?

[기획] 건강기능식품 규제 완화의 명암 ③

2019-08-24 06:00:18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내게 필요한 용량의 영양소를 제 때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건강기능식품 관련 규제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개인맞춤형'과 '소분허용'으로 요약되는 정부의 지향점은 연초부터 공론화됐고, 연말쯤에는 바뀐 환경에 맞춘 제품이나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변화를 바라보는 약사사회의 시각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한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규제완화 내용과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이미 시작된 규제완화
② 채비 서두르는 식품업계
③ 무너지는 경계, 약사사회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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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와, 동시다발적인 식품업계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입과 관련해 약사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개인 맞춤형'과 '소분 허용'으로 대표되는 규제완화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분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안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이미 대한약사회는 보건의료 전달체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인식 혼란과 무분별한 사용이 우려된다며 소분판매 허용과 관련해 재검토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성명서를 통해 약사회는 '안전한 사용'도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식품·건강기능식품·의약품의 용도와 기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왜곡하고 안전한 사용이라는 가치를 훼손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건강기능식품 2분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의사협회도 국민건강 위해를 강조했다. 의약품과 유사한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하거나 혼합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비전문가에 의해 의약품처럼 혼합 판매되거나 유통될 개연성이 있고, 국민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상담 인력의 자격도 지적했다. 자격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위험하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의사협회도 건강기능식품 판매자가 한의원 등에서 조제한 의약품과 유사한 형태로 건강기능식품을 조제·판매할 수 있다며 개정안 폐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소비자와 환자에게 이번 규제완화가 현실이 되면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약사사회 등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지역 약국 관계자는 “용량이 다르고, 기능성과 효능·효과로 구분하는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물며 약국에서 이뤄지는 의약품 조제처럼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할 있도록 하면 문제가 생길 여지는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완화를 이른바 ‘건강기능식품 조제 허용’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제품의 품질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더해지면 건강기능식품 제조 단계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시장 확대에 무게중심을 맞추면 당연히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며 “제도의 흐름이 한쪽에만 치우치는 분위기라 품질이나 다른쪽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는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지난 3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제정됐다. 4차산업 혁명위원회가 진행한 '제5차 규제제도 개선 혁신 끝장 토론'의 결과물이다.

이후 일반 식품의 기능성 표시 도입 방안을 논하기 위한 민관합동 TF가 마련됐다. 가을까지 6개월 일정으로 기능성 표시 제도를 합리적으로 도입하는 방법을 논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논의에서는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식품업계에서는 국산 제품이나 저염·저당 식품에 대한 기능성 표시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소비자쪽에서는 명확한 실증을 위한 제도 마련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는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웃 나라인 일본의 기능성 표시식품과 미국의 사례를 들고 있는 가운데 협의 결과가 어느 수준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F에서 논의된 내용을 올해안에 법제화한다는 것이 당초 방침이다.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업계는 물론 약사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기능성을 표시한 일반 식품이 대거 시장에 출시될 경우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약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식품의 기능성 표시 윤곽이 잡히면 기능성 정보제공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냐, 경계 모호와 국민인식 왜곡이냐를 두고 입장차가 생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혹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갖고 취급해 온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신뢰도나 인지도 면에서 약국과 약사보다 장점을 가진 판매처는 없는 만큼 맞춤형 시장에 대비하고 준비한다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식품 대기업과의 경쟁이다. 개인사업자인 약국 입장에서 먼저 시장에 진입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을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느 정도 점유비를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된다. 

현재 약국의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 비중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규제완화의 뚜껑은 열렸고, 그 수준이고 어떤 영향을 줄지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오히려 약국의 점유비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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