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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부담엔 '공감', 급여정지는 '글쎄'

"처방공백, 시장혼란 등 업계와 공감대 형성 어려울 수도..."

2020-02-18 12:00:57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기획] 잘못은 제약사가 책임은 약국이…소문에도 불안한 약사들

지난달 약국가에서는 멀쩡히 유통되던 의약품이 소문만으로 품절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동아에스티에 대한 행정처분 소문이 약국가에 사재기 열풍을 불러온 것이다. 이에 약국가에서는 솜방망이 행정처분이 약국가에는 피해로 작용한다며 과징금을 대폭 올리거나 급여정지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잘못은 제약사가 하고 책임은 약국에서 지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제약업계의 입장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제약사 리베이트가 약국가에서 업무부담이 되는 현실
② 약사와 제약사의 간극…급여정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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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약사에서는 대다수의 처벌이 급여정지로 집중되는 것에는 조금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들의 일탈로 약국 업무가 가중되는 것에 죄송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여정지 처벌은 보건의료체계의 큰 틀에서 봐야할 것 같다”면서 “급여가 되던 의약품을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안하게 되면 환자는 물론 병의원에서도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만성질환의 경우 당장 오는 0시부터 급여가 정지된다고 하면 꾸준히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이 처분기간인 1달에서 3달 내 재처방을 받는 경우 처방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처분에 앞서 미리 장기처방을 받게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결국 약사들의 과중한 업무는 변함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그는 동시에 여러 의약품의 급여가 제한, 재개가 이어지면 제약사들은 물론 병의원과 약국에서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도 했다.

B사 관계자는 “전문약 외에 일반약도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급여제한 방식으로는 일반약에 대한 처벌은 불가능한 만큼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처벌에 있어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C 제약사도 급여정지 처분이 과도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C사 관계자는 “급여정지는 처방량에 직접적인 변동이 있어 업계에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처분 기간동안 감소하는 것은 인내할 수 있겠지만 이후 처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꺼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제약산업의 특성상 3개월까지 급여가 중지되면 경쟁사에서 처방량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사들은 처방에 있어서 이른바 ‘관성’이라는 것이 있기때문에 급여정지로 인해 처방이 바뀌고 나면 처분이 풀리고 다시 이전 처방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C사 관계자는 “처분이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페널티는 감수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처분기간 이후에도 매출액의 직접적인 하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면서 “중요한 의약품의 경우에는 환자들의 치료기회를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바티스의 항악성종양제 글리벡의 경우 지난 2017년 리베이트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급여정지 위기에서 환자단체의 필사적인 도움으로 결국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됐다.

당시 글리벡은 대체 의약품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약 3000여 명의 백혈병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급여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약 200여만원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었다.

결국 제약업계에서는 내심 급여제한보다는 차라리 과징금 상향이 낫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행정처분마케팅’, ‘품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던 동아에스티측도 최대한 과징금으로 대체하겠다면서 선 긋기에 나섰다.

행정처분을 앞둔 상황에서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물량을 밀어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국에 고스란히 재고로 남는 만큼 차기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굳이 마케팅활동을 할 필요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동아에스티는 “실제처분을 받게되면 과징금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과징금으로 재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뿐만아니라 정지기간에 상응하는 물량에 대해 충분히 공급해서 약국운영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제약사의 업무정지처분을 갈음할 수 있는 과징금의 부과기준은 식약처와 복지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식약처의 규정을 살펴보면 △희귀질환이나 대체품목이 없어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 △전염병이나 재해, 국방 등 긴급한 공급이 필요한 경우 △행정처분의 기준에서 그 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경우(단, 처분감경과 과징금 부과를 중복하여 적용할 수 없다) △처분권자가 식약처 행정처분사전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과징금 처분으로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경우로 한정된다.

사실상 현행 제도에서는 신약을 제외한 제네릭 의약품이 업무정지처분을 과징금으로 전부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것으로 보여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만약 처벌이 대부분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에는 식약처 내부 훈령조정으로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급여정지로 변경이 된다면 복지부쪽으로 관리가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약사회에서는 현재 가동중인 장기품절약협의체에서 논의해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기품절약 협의체에는 복지부, 식약처, 심평원, 의사협회, 약사회, 제약협회,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유통협회, 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각 계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대안마련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A약사는 “이번 사건은 동아에스티만의 문제가 아니라 법 개정이나 각 단체의 의견조율 등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진행해야한다”면서 "단순히  품절약에 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선약국에서는 제약사 처분이 발생할때마나 개선을 간절하게 원하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그동안 약사들이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중심축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 말을 이제는 약속으로 보여줄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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