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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현실화…"안전성 담보되나?"

[기획] ‘소분’ 규제 면제에 약국·약사사회 우려 여전

2020-05-06 12:00:58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지난 4월 28일 건강기능식품 소분 허용 등을 중심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의 구체적인 윤곽이 공개됐다. 맞춤형으로 건강기능식품 활성화를 도모해 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예상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걸림돌로 얘기돼 온 규제가 완화됐고, 한두달 사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약국과 약사사회의 우려는 여전한 가운데 현실화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약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실증특례' 통한 개인맞춤형 서비스
② 규제 면제가 약국에 미칠 영향
----------------------------------------


"개인이 유전자 분석이나 상담을 통해 부족하거나 필요한 성분을 확인하고,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1년 전, 이른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식약처 관계자가 전한 내용이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소개했다.

공식 통계를 기준으로 2018년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2조 5200억원 규모. 성장은 계속 하고 있지만 전체 식품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대에 불과한 만큼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말, 계획으로만 들리던 얘기가 현실이 됐다. '실증특례'라는 규제 면제를 통해 7개 업체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과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당장 약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분·판매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장담할 수 있느냐는 얘기가 먼저 나왔다. 또, 온라인을 통한 주문을 가능하게 한 부분은 자본력을 갖춘 대형업체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염려도 등장했다. 약국을 비롯한 기존 건강기능식품 유통채널과 체계를 무너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판매업소는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해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나눠서 재포장하는 소분이 필요한데 법령의 틀에 묶여 진행이 힘들었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걸림돌이 되는 건강기능식품 소분 규제를 면제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 7개 업체…조만간 서비스 시작할 듯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실증특례를 인정받은 업체는 모두 7곳이다. 신청업체는 풀무원건강생활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허벌라이프, 빅썸, 코스맥스앤비티, 모노랩스 등이다. 

실증특례 제도는 일정 기간 제한된 구역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해 준다. 유망 산업이나 기술의 신속한 진행을 돕기 위한 것이다. 실증특례에 따라 당장이라도 이들 업체는 관련 서비스 진행이 가능하다. 남은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한두달 사이에 제품이나 서비스가 선보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를 위해서는) 몇가지 남은 준비사항이 있다"라며 "대외 공고나 이용자 고지, 책임보험 가입 등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절차를 모두 거치면 한두달 사이 서비스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증특례를 신청한 7개 업체 이외 다른 업체의 경우 이미 신청한 업체처럼 절차를 밟아야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안되는 것을 신청을 통해 특례를 부여한 것"이라며 "신청 업체 이외 다른 업체가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려면 신청해서 절차를 밟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증특례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과를 봐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제도가 바뀌면 다른 업체에도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진행되는 실증특례 결과 등을 검토해서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같은 산업군의 다른 업체에도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식약처는 금지된 소분·판매를 추진하는 배경으로 몸 상태에 맞춘 개인 맞춤형 수요 증가를 꼽았다. 소비자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 경향과 유전자 분석서비스 확산으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실증특례를 통해 안전과 품질이 확보되는 것이 확인되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서비스가 문제없이 진행되는 게 확인될 경우 법령 개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다.

◇ 법령 개정 아닌 '실증특례'

'실증특례'를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가 도입되는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정부가 우선 우회를 택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규제를 면제할 수 있는 '실증특례'로 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장기적으로 법 개정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실증특례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물꼬를 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만 해도 관련 법령 개정안 입법예고가 나오고 의견수렴 기간을 거치는 등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였는데, '실증특례' 카드로 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을 만든 것 아니냐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소분 관련 개정안 입법예고가 나온 후 관련 단체에서 재검토나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라며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 실증특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더 살펴봐야겠지만 어떤 식이든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것이고, 정부가 구상한 방향대로 진행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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