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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상담 "약사 등 전문가만 가능"

[기획] 소분 규제 면제, 2개 업체 제휴약국 120곳 참여

2020-05-07 12:00:54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지난 4월 28일 건강기능식품 소분 허용 등을 중심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의 구체적인 윤곽이 공개됐다. 맞춤형으로 건강기능식품 활성화를 도모해 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예상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걸림돌로 얘기돼 온 규제가 완화됐고, 한두달 사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약국과 약사사회의 우려는 여전한 가운데 현실화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약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실증특례' 통한 개인맞춤형 서비스
② 규제 면제가 약국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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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현실화되면서 약국 건강기능식품은 기로에 놓였다. 실증특례를 신청한 업체는 방문판매 관련 업체가 절반이 넘는다. 이들 방문판매 관련 업체는 5개 내외의 판매업 영업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신청했다.

방문판매 관련 업체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시장을 놓고 약국 등 기존 유통채널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뜩이나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약국의 점유율이 높지 않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 사실상 실증특례를 통해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의 상당수가 방문판매 관련 업체라는 대목은 약국으로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행인 것은 2개 업체는 제휴 형태로 약국도 함께 영업장으로 참여한다는 부분이다. 빅썸이 1차로 30곳의 약국, 2차로 70개의 약국과 제휴를 통해 판매업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모노랩스도 제휴약국 20곳을 포함해 판매업 영업장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모두 120곳의 약국이 이번 실증특례를 통해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서비스는 설문이나 개인용 의료기기 자가 측정 결과 등을 활용해 제공된다. 소비자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분석해 보충이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여러가지 제품을 몇번 섭취할 수 있는 분량으로 나눠 담아 재포장해 판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담을 통한 제품 추천은 약사, 영양사 등 전문가만 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약국과 약사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건강·영양 상담을 통해 제품을 추천하는 것은 매장 내 약사나 영양사 등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뜩이나 제형 비슷한데…”

약국에서는 개인 맞춤형 소분 건강기능식품이 과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약과 구분해야 할 건강기능식품이 더욱 약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춰 간다는 얘기가 나왔고, 품질과 안전성 문제도 거론됐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업체의 시장 잠식이 걱정된다는 경우도 있다.

우선 약사사회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 처럼 소분하고 혼합해 판매할 경우 비전문가에 의해 의약품 처럼 판매돼 의약품으로 오인하거나 남용해 소비자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소분해 재포장하는 건강기능식품이 약국에서 사용하는 형태와 비슷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제형이나 제공되는 방식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지는 것이다.

품질이나 안전성에 대한 염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건강기능식품을 개봉해 소분하고 혼합해 재포장할 경우 변질 우려가 있고, 품질이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한약사회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도입을 위한 법령 입법예고 과정에서 소분·판매의 안전성과 안정성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충분한 검토 없이 기존 의약품 전달체계에 좋지않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을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은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약국 관계자는 "지금도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제대로 구분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라며 "하물며 차이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데 건강기능식품을 조제약 처럼 소분·포장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분이 애매한 상황이 되면 오남용 같은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 정부 "시설구비 등 관리하겠다"

정부는 소분과 재포장으로 품질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형 한정과 관리를 통해 극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분 가능한 제형은 품질변화가 거의 없는 정제를 비롯해 캡슐·환·편상·바·젤리 등 6개 제형으로 한정하고, 위생적 소분과 포장이 가능한 기계와 기구류를 구비하도록 해서 소분과 포장 과정에서 품질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유통은 대형업체 쏠림을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초 1회 방문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이후 같은 제품을 섭취할 경우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기존 유통채널을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제조업체를 비롯해 판매업소를 갖춘 일부 대형업체를 위한 특혜성 규제완화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는 상황이다. 소분해 재포장한 제품을 매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 등을 통해서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면 건전한 건강기능식품 유통체계와 판매질서를 허무는 도화선이 된다는 설명이다.

◇ 주도권 싸움

'맞춤형'을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계는 일단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매장을 최초 방문한 이후 같은 제품은 대면이나 상담없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번 서비스를 받은 소비자가 다른 업체 서비스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시장 선점과 점유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약국의 참여가 높아질 것인지 여부는 1차로 참여하는 업체의 서비스 과정을 좀더 살펴봐야 판단이 가능하다.

규제특례심의원회는 이번 실증을 통해 소비자에게 필요한 성분을 개인맞춤형으로 소분·판매하고, 과다 섭취와 오남용이 방지되는 등 합리적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소분·포장을 통해 1일 또는 1회 분량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섭취할 수 있어 소비자의 편의성도 증대되고,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소비자 역시 '합리적 소비'와 '편의성 증대'를 장점으로 인식하고 맞춤형 제품을 선택할지는 구체적인 판단이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자료를 보면 처음 오프라인 판매업소에서 구매한 이후 같은 제품에 대해서는 매장 방문이나 대면 상담없이 온라인으로 정기 구매가 가능하게 해서 '비대면(Non-Contact) 서비스'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비대면 서비스가 편의성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국내 건강기능식품 소비시장이 그만큼 성숙되어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기능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상담과 소분·포장 제품이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납득할만한 비용이라야 건강을 챙기려는 잠재적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맞춤형 제품 관련 얘기는 주변을 통해 듣고 있지만, 상담과 소분을 거쳐 판매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있다"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격이 얼마로 책정될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시장 움직임이 맞춤형으로 이동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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