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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된 공동생동 규제안…약업계의 복잡한 셈법 '이유는'

약국·유통업계 '관리부담 해소' 기대 불구 원점으로

2020-05-11 06:00:59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기획] 1+3 공동생동 규제안 폐지 여파

제약업계를 잔뜩 긴장시켰던 1+3 공동생동 규제안이 최종 폐지됐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철회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계단식 약가제가 남아있지만 공동생동을 통한 직접적인 제네릭 난립대책이 좌절됐다는 점에서 약업계에서는 복잡한 시선이다. 향후 제네릭 경쟁력 강화라는 정부방침과 약국가의 관계, 그리고 향후 정부의 대응정책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동네약국과 1+3 공동생동 규제안과의 관계
② 공동생동2.0? '묶음형 관리'라는 대안 내놓은 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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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공동생동 1+3 규제안이 규개위에 발목이 잡히자 대한약사회가 유감을 나타내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 발사르탄 사태 이후 대두됐던 제네릭 난립대책에 대해 사실상 방관하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사회의 지적처럼 정부는 발사르탄 사태이후 제네릭 대책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 국내보다 시장이 큰 해외에서는 10품목 남짓 회수됐지만 국내에서는 무려 176개 품목이 회수됐기 때문이다.

약업계에서도 외우기 힘든 180여개 발사르탄 제제로 인해 파장은 대단했다. 고혈압 환자들은 자신들이 복용하는 약이 발사르탄 제제인지조차 알지 못했으며 다른 성분을 복용하는 환자들까지 약국과 병의원으로 몰리면서 요양기관은 전쟁같은 시기를 보냈다.


발사르탄 사태 당시 약국에서 전달받은 유통중지 대상 의약품 목록


발암을 유발하는 NDMA보다 사회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르면서 사태를 수습한 정부는 이듬해인 지난 2019년 2월 제네릭 난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1+3 공동생동 규제안)을 내놨다.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을 담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생동자료 허여를 금지해 공동생동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다. 

불순물 사태가 정부로 하여금 국내 제네릭 의약품 정책을 돌아보게 만든 셈이지만 제약계의 반발은 거셌다. 

특히 상위사들을 제외한 중소제약사들에서는 규모가 있는 제약사들을 제외하면 제네릭이라는 캐시카우를 통한 기술축적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매출이 상위사를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중소제약사들의 기술개발비 투자가 위축돼 산업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자체적으로 이미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상위사들은 위수탁으로 경쟁제품이 많아지면서 불필요한 출혈 등 영업경쟁을 피할 수 있어 찬성했던 반면, 영업력과 개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제약사들은 정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연구개발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제네릭을 통한 영업이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약바이오협회에서도 최종적으로는 공동생동 규제안을 받아들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제약산업을 지정하고 강력한 지원을 예고한만큼 산업도 발전의지를 보여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한 세계적으로 의료비지출이 높아지면서 제네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몫햇다. ‘K제네릭’이라는 용어가 생긴것도 이때부터다.

제네릭 개선안에 대해서는 제약업계 외에도 약국가에서도 환영한 내용이다. 발사르탄 사태당시 업무마비를 겪었던 약국가에서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숨어있는 일인치는 따로 있다.

그동안 제네릭 난립으로 인한 피해는 사실 약사들의 몫이었다. 하나의 성분이 수십, 수백개 이상의 제품으로 허가되면서 약사들은 약을 찾아 뛰어야했다. 수많은 성분을 관리해야하는 약국에서는 하나의 성분당 다시 수많은 제품들로 나뉘면서 이 모든 제품들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숫자에 주성분의 용량별로, 포장별로 서너배를 곱하면 약국이 보유한 단일성분의 의약품 갯수가 된다.

약국에서는 관리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제네릭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을 증진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약물관리에 있어서 불필요한 업무부담이 줄어들 수 있약국가에서는 기대가 있었다. 장기적으로 경영악화 폭을 줄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환자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경쟁에 매몰된 제네릭 시장으로 인해 불량의약품 반품과 악성재고 관리문제도 어느정도는 해소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약사는 “정부에서 안전하고 체계적인 의약품관리를 위해 그동안 일련번호제도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데 제네릭을 줄이면 제도의 시행에 있어서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제네릭 대책에 대해 기대했던 부분이 있다. 기형적으로 많은 제네릭으로 인해 유통업계 역시 불필요하게 복잡한 유통채널을 보유할 수밖에 없게됐기 때문. 소량의 다품종 제품으로 인해 2000여개 이상의 소형도매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제약-도매-약국간 네트워크 자체도 열악해지고 영세해질 수밖에 없었다. 

제네릭의 난립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품목이 많아지면서 약국과 도매업계 모두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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