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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학과 폐지가 해법될 것…한약사 정책 복지부 몫"

[기획] 한약사 논란과 해법<1>

2020-10-14 05:50:59 감성균 기자 감성균 기자 sgkam@kpanews.co.kr

[기획] 한약사 논란과 해법

해묵은 한약사 논쟁으로 약사사회가 또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약사와 한약사 재야 단체들이 한 날 한시에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집회를 가지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그러나 갈등의 쟁점은 한약사 제도가 태동한 1994년 또는 그 이전 한약분쟁 당시와 비교해 하나도 달라지거나 진전이 된 사항이 있어서가 아니다. 실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의료일원화와 한의약분업 그리고 한약학과의 폐지 또는 통합약사라는 주제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됐을 뿐이다.

다만 이번에는 국정감사에서 약사출신 서영석 의원이 의료일원화와 통합약사제 추진을 복지부에 요청했고, 이에 앞서 대한약사회 김대업회장이 제9차 상임이사회에서 한약학과 폐지의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이 새삼 도화선이 됐다.

이로 인해 한약사 문제는 다시금 소용돌이 속에 빠져든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약사공론은 한약분쟁 막바지인 1993년 9월과 11월 당시 보건사회부 약무정책과가 작성한 ‘약사법 개정방안 설명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에는 한약조제권 갈등의 원인을 시작으로, 한약사를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 한약과 한약제제에 대한 정의가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다. 

무려 27년 전의 먼지 묵은 자료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앞서 설명했듯, 한약사 문제는 그 때부터 조금도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복지부는 한약사의 업무 범위와 한약 및 한약제제의 정의에 대해 어영부영 논점을 비껴가고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던 그 때 27년 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후 지금껏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부의 이 먼지 묵은 자료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약사공론은 우선 대한약사회 좌석훈 부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논란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복지부가 명쾌하게 정리한 1993년의 자료를 순차적으로 전격 공개한다. 이 자료에 대한 복지부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글 싣는 순서>--------------------------
1. "한약학과 폐지가 해법 될 것…통합약사는 복지부 몫"
2. 1993년 복지부가 규정한 한약사 제도 방향은
3. 한약-한약제제의 개념과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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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약 좌석훈 부회장 "통합약사는 없다"



“한약학과를 폐지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방안이라고 생각하다. 현재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의 불법적 행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 시급한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방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통합약사는 약사회가 전혀 언급한 적이 없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복지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복지부는 답을 갖고 있다.”

대한약사회 한약정책을 실무에서 책임지고 있는 좌석훈 부회장이 최근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한약사 문제에 대해 이같은 뚜렷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대약이 한약학과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약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약학과를 폐지하는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에 대부분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며 “약사회 역시 한약TF 등을 통해 단기적인 방안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한약사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약사가 ‘한약’ 전문인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된다면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약사회의 입장은 한약사들의 불법 행위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심각한 수준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약사회가 최근 전국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 500여곳을 대상으로 불법행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너무나 뚜렷했다고 한다. 

“복지부가 ‘입법불비’라는 논리로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의 일반약 판매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최근 대한약사회가 전국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반약 판매는 물론 가운 미착용, 전문약 조제 등 불법행위가 만연되어 있었다. 한약국에서 한약을 팔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복지부가 좌시해서는 안되는 수준이다. 이 문제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즉, 한약사 일반약 판매 등의 불법행위가 명확하게 정리되고, ‘약사-한약사’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제도적 선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약학과 폐지 추진이 결국 통합약사로 가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대업 회장도, 저도, 그 누구도 통합약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통합약사라는 것은 없다. 약사로 가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이다. 대내외 회의에서 항상 말해왔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현 집행부가 통합약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 답답하다.”

결국 좌 부회장은 한약사 문제 해결의 열쇠는 복지부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거듭 주문했다. 

“대한약사회 집행부가 8번이 바뀔 동안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 표현 그대로 ‘뜨거운 감자’이고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이기 때문에 지금껏 어느 누구도 해결하겠다고 나선 적이 없다. 괜히 욕먹고 책임지기 싫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약사회 혼자 나선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 정치권과 정부, 보건의료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주무부서인 복지부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한약사 문제는 결국 정부의 실책에서 비롯됐고, 지금껏 곯아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 얼렁뚱땅 그 책임을 약사회나 여타 보건의료인들의 갈등 때문인양 떠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1993년 복지부는 이미 한약사로 인한 갈등을 예상했다"

특히 좌 부회장은 그 근거로 1993년 당시 보건사회부가 작성한 약사법 개정방안 설명자료를 내밀었다.

이 약사법 개정방안 설명자료는 치열하게 전개되던 한약분쟁이 마무리에 접어들던 1993년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보사부 약무정책과가 직접 제작했다. 

이 자료에는 의약분업과 한방분업의 실시와 차후 영향, 한약사 신설의 필요 유무 및 한약과 한약제제에 대한 복지부의 해석이 명확하게 내려져 있다. 

일례로 1993년 9월 자료에서는 한약사 제도 신설과 관련, ‘약사와 별도로 한약사 제도를 신설하는 것은 보건경제학적인 입장에서 타당성이 없다. 약사가 양약과 한약 두 (조제)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오히려 한 사람의 약사가 하는 것이 양측의 의학체계와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한약사를 별도로 두면 한의사-약사-한약사’간 이중 삼중 업권분쟁을 파생시킬 우려가 있을 뿐이다’고 해석했다.

또 한약과 한약제제의 개념 구분에서 ‘통상 한약이라고 부르는 것을 원료의약품의 개념으로 첩약을 짓는데 사용되는 한약과 이를 제제화한 한약제제로 구분해 명확히 정의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한약사는 ‘한약을 조제하는 별도의 전문인’으로, 약사는 한약에 관한 사항 외의 한약제제를 포함한 약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정의했다.

좌 부회장은 이를 근거로 복지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미 복지부는 1993년 당시 한약사 제도를 신설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예측하면서도 정치적 논리에 밀려 한약사를 만들었고, 결국 이렇게까지 문제를 키웠다. 약 30여년전의 자료로 치부할 내용이 아니다. 이에 따른 약사법 개정을 1994년 했기 때문에 정부는 이 기조를 가지고 관련 법 및 하위법령 규정을 두거나 유권해석을 했어야 했다. 갈등이 극심했던 당시, 정부가 관련단체와의 오랜 협의를 거쳐 만든 것이고,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황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자료를 추가 근거로 복지부의 책임과 문제 해결의 의지를 묻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좌 부회장은 약사사회 내부의 결속을 위해 약사회가 최대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회원들의 참여와 성원을 당부했다.

“첨예한 사안이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오랫동안 의견이 엇갈린 문제지 않느냐. 그렇다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저 그렇게 문제를 덮어두고 갈 수는 없다. 물론 정치권과 정부, 학계, 여타 상대단체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현안이다. 약사회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다. 회원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원해 주시기를 바란다.”

한편 약사공론은 1994년 약사법 개정의 근거가 된 1993년 9월과 11월의 ‘약사법 개정방안 설명자료’를 후속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이 자료는 보사부가 1993년 6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소비자단체 대표 및 보건전문가 등 23명으로 구성된 ‘약사법개정추진위원회’를 통해 방안을 마련코자 한 내용이다. 다만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한 후 추가 회의와 공청회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한 후 같은 해 9월 입법 예고를 하고, 1994년 시행된 약사법 개정안의 모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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