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약사봉사상 독자평가단 배너
  • HOME
  • 뉴스
  • 특집·기고

약사 출신 역사학자로 변신..."한국약학 뿌리 찾는다"

[창간특집]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⑦ 주승재 서울대 약대 객원교수

2019-07-19 12:00:25 엄태선 기자 엄태선 기자 tseom@kpanews.co.kr

[창간특집]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기억이 많이 나는 일은 최소 하나 둘씩은 있다. 위기와 기회, 도전을 겪으면서 오르내리는 인생 길을 보내게 된다. 약사사회도 다르지 않다. 약계를 둘러싼 다양한 사건과 그에 따른 다양한 인생이 함께 존재한다. 

약사공론은 창간 52주년을 맞아 약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넘어 사회를 향해 국민과 손을 잡은 인물들을 만났다.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의 주제로 만난 7인은 지나간 자신의 삶을 통해 지난 역사를 비췄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김동구, 유통업계 50년 넘게 몸담은 신화
②김우영, 약사 100명 무료자문한 부동산전문가
③원희목, 제약산업육성법 마련 '변화' 선도자
④임종철, 북한 어린이 의약품 지원사업 선구자
⑤전혜숙, '한약파동'으로 정치권 입문한 2선 의원
⑥정희선, 국과수 최초 여성원장
⑦주승재, 한국 약학사 체계 정리한 학자
------------------------------------------


"조선전기부터 수차례 중국 명과 의학 교류한 기록들을 중국중의연구원 고서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의 흥분을 잊을 수 없어요. 이후 한국, 중국, 일본의 약학 교류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자 했습니다."

한국 약학의 뿌리를 찾고 약계의 역사에 대한 체계적 정리의 필요성을 지적한 주승재 서울대 약대 객원교수(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간사)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약학사와 관련해 국내에 학위과정이 없던 시절 배움에 대한 열정 만으로 바다를 건너 중국에 간 열공자. 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생약학교실에서 석사학위(지도교수: 김진웅)를 취득한 후, 잠시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에 몸담으면서 전통의약문헌을 접하고 약의 역사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다. 

"1993년부터 천연물과학연구소 신동의약개발프로젝트 문헌팀에서 전통의약서 10종을 번역 교정하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일을 했습니다. 후에 『한국전통의약번역총서』로 출판되었죠. 약학사를 공부하고 싶어서 알아보는데 연구자가 많은 일본에도 학위과정은 없다는 거예요. 당시 천연물과학연구소(소장: 장일무)가 한-중 전통동양약물협력연구센터로 지정되어 제3회 국제 전통약물학대회에 참석차 북경에 갔는데 그때 중국중의연구원에서 약학사(본초사)로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는 이에 1995년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중의연구원 의사문헌연구소에서 ‘명대 한중 본초발전의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본초사)를 받았다. 조선전기~중기 중국과 한국의 의약발전을 비교하고 의약문헌, 약재, 학술 등의 의약교류를 다루었는데, 우리나라 의약이 향약을 중심으로 자립하려고 했던 시기였다. 

"학위논문을 쓰던 중 독일인 Unschuld 박사가 쓴 'Medicine in China - History of Pharmaceutics'를 보고 처음으로 한국의 약학사를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다행히도 김진웅 교수님께서 불러주셔서 2012년에 약교협(이사장 김대경) 후원으로 발족한 약학사발간위원회(위원장 심창구)에 합류하게 되었지요. 약사, 약학교육 및 연구활동, 약업, 신약개발 등 약계 전반을 망라하는 '한국약학사'가 완성되었을 때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그는 2017년에 책으로 출판된 '한국약학사'의 제1장 '단군신화에서 현대약학까지: 시대별로 보는 약학의 발자취'를 집필했다. 여기에 중국에서 연구한 한중 약학 교류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고 한다.


<왼쪽 원사진>1994년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조교로 재직 당시, 중국 북경에서 열린 '국제전통약 물학대회'에 참석했다. 사진은 연구소 관계자와 함께 학회장 앞에서. <사진2> 1997년, 중국 북경 소재 중국중의연구원(현 중국중의과학원) 박사학위과정 중 진행된 '중한의학대회 의사학교류회' 발표석상에서.


"이를 계기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회장 심창구)가 2014년에 창립되었고 지난해 말엔 '약학사회지'도 창간했어요. 5년 동안 10회의 심포지엄을 통해 약학대학, 약학교육, 약사제도, 약무행정, 병원약제부, 약사회, 신약개발조합, 제약기업, 약업신문, 분석기기의 역사, 약품 개발의 역사 등을 다루었고 약학도의 3.1운동, 4.19혁명 참여 및 도봉섭 교수님, 한구동 교수님 같은 약계 원로를 조명하기도 했어요. 그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정리할 게 많습니다. 전반적인 큰 줄기는 잡았지만 대한제국 시대 및 일제강점기, 광복 직후의 자료가 충분하지 못해서 검증할 부분이 아직 남아있어요."

주 교수는 이를 보완할 소중한 자료인 약계 원로들의 인터뷰와 구술이 시급하다며 원로들의 별세를 우려했다. '녹암 한구동'과 같이 고인이 되신 원로들의 기념책자를 만드는 일 또한 당면 과제이고 현재 가산약학역사관에서는 故 홍문화 교수의 기념책자 편찬을 위한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라 한다. 

"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단순히 기록만 하는 건 아니에요. 유물, 유품, 증언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죠. 혹 소장 중인 재학시절 사진, 노트, 문건, 회지, 물품 등을 기증해주시면 후손들에게 한국 약학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생생한 자료가 됩니다. 약계 이슈에 대한 증언이나 역사관에 전시된 사진 속의 인물을 확인해 주는 작업도 중요하지요. 이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는 끝으로 약학사에 대한 업계, 후학의 관심을 부탁했다.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 약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약학사분과학회에 많은 격려와 참여를 당부했다.

기사의견 달기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됨을 알려드립니다.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0/200

많이본 기사

이벤트 알림

광동제약

약공TV베스트

팜웨이한약제제

인터뷰

청년기자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