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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치료는 의사만의 영역? 약사 할 일 ‘무궁무진’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 김형숙 약사

2020-04-07 12:00:58 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yi_seul0717@kpanews.co.kr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혼란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사스와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비주기적으로 감염병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새롭게 조명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약사공론은 보건의달 특집을 통해 감염병과 약사의 역할을 조명했다. [편집자 주]

1. 지역건강 최전방 ‘수비수’는 약국이었다
2. 감염질환 정부 대응전략 ‘투명하고 빠르게’
3. 감염치료는 약사 몫? 약사 할 일 ‘무궁무진’…분당서울대병원 김형숙 약사
4. 감염병이 약국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5. 면역을 말하다 1 - 평생 갖춰야 할 건강의 방패 ‘천연물의 힘’
6. 면역을 말하다 2 - 잠이 진짜 보약
7. 면역을 말하다 3 - 心-腎 통해야 면역 살아난다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 김형숙 약사


질병의 치료요법이 고도화되고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보건의료인력은 전세계적으로 세분화 및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다. 의료기관은 의료법 등에 따라 의료감염을 예방하고자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병원약사 역시 이를 위해 각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료감염 예방에 특화된 ‘감염약료 전문약사’가 존재한다. 

현재 우니라나라는 약 천명의 전문약사가 존재한다. 그중 감염약료 전문약사는 80명 정도로 숫자만 보면 비중이 작지만 그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지난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해 전문약사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면서 전문약사의 역할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 약제부 약사들의 전문성을 국가 자격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병원약사 권한을 대내외 인정받을 법적 근거로 작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약물 오류로 인한 환자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크다. 

이미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역할은 일선 현장에서 빛을 보고 있다. 올해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창궐한 이후 감염약료 전문약사들은 의료진과 함께 현장에서 방역 및 확산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그야말로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숨겨진 조력자’라고 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 김형숙 약사(병원약학분과협의회 감염약료 분과위원장)를 만나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자 기저질환 파악해 상호작용 및 모니터링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후보 약제 사용추이와 공급 상황을 체크하는 등 전문약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업무는 크게 △항생제 사용관리 업무 △감염관리 업무로 구분하지만  약물과 관련한 포괄적인 영역에서 전문약사의 관여가 필요하다. 특히 항생제 관리 업무를 통해 잘못된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해 치료결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약물유해반응 발생을 예방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후보약제인 ‘칼레트라’의 경우 상호작용이 많은 약이기 때문에 기저질환 환자가 많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약료 전문약사들은 환자의 기저질환을 파악해 상호작용이 있는 약을 조정하고 모니터링하면서 의료진이 적재적소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최근 코로나19 약물치료에 대한 전문가 권고안 중 소아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칼레트라 시럽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지 삽관을 한 환자의 경우 칼레트라 정제 투여가 어렵다. 이때 감염약료 전문약사가 의료진에 중증환자에 ‘시럽제’ 투여 가능 사실을 알리고 환자가 편안하게 약을 투여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는 등 현장에서의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김형숙 약사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아야 하는 등의 약제의 정보와 루트를 제일 먼저 파악하고 있다가 환자가 발생했을 때 바로 수급이 가능하도록 예의주시한다”며 “관련 내용을 의료진과 공유하기도 하고 의료진에게 약물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 약사는 “약사의 역할은 ‘정보제공’까지긴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항생제관리팀’이 존재해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보니 환자 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며 “약 투여 결정을 의료진이 하면 약사들이 이후 과정을 진행한다. 감염내과 교수와 소통이 필요한 역할이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환자 기저질환 많아…영양 및 건강관리도 체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를 겪으면서 향후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활동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와 비교해도 감염약료 전문약사는 다양한 업무 전반에 걸쳐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메르스 당시에는 원내감염이 문제다 보니 약사의 역할이 제한적이다면 코로나19 사태에는 의료진과 함께 현장 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업무가 늘었다. 그중 확진자의 영양 및 건강관리 체크는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메르스 환자가 사회적으로 왕성한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높았다면 코로나19 환자는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층이 많다. 실제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의 기저질환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사망자 165명 가운데 164명은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명 당 평균 3개의 질환이 있었는데 3명 중 2명은 고혈압, 절반 가까이는 당뇨를 앓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영양상태’등 건강관리가 갖춰져 있지 않은 환자들이 많다. 

감염약료 전문약사는 최소한의 치료를 하기 위한 영양공급을 진행하고 기저질환이 많아 복용하는 약물이 많은 환자인 만큼 더욱 세밀한 관리를 진행한다. 

김 약사는 “에크모를 다는 코로나19 환자가 있었는데 에크모가 약물에 소실이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감염전문 약사가 아닌 약사는 자문을 하기 매우 어렵다”며 “항생제뿐만 아니라 환자를 위해 쓰이는 약물이 에크모 기계에서는 추천 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염약료 전문약사가 적극적으로 의료진에 권고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훨씬 영향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전반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감염전문 약사라고 해서 항생제 한 부분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감염내과 교수들이 잘 알고 있지만 같은 팀으로서 약물은 물론 그 외 다른 부분에서 갖춰야 할 것까지 코멘트 할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역할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동참, 전문약사 직능 확대 기대

또한 감염약료 전문약사들은 코로나19 치료약제로 예측되는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과 함께 코로나19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길리어드의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김형숙 약사는 이처럼 감염약료 전문약사의 영역이 일종의 진료 지원을 돕는 ‘서포트 케어’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당장의 치료제가 없더라도 환자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의미에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약사는 “기존에 없던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는데 치료제가 없더라도 영양관리 등 진료 지원을 하는 의미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도 치료제가 없고 현재로서 ‘서포트케어’가 최선의 치료인 상황인데 서포트케어에 있어 전문약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김형숙 약사는 이러한 전문약사의 능동적인 역할이 직능에도 변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전문약사로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지만 전면에 드러나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의료진과 함께 실전 현장에 투입돼 여러 경험을 쌓으면서 ‘직능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김 약사는 “전문약사들을 보면 본인의 직역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어떻게 보면 사명감이다. 현장에서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묵묵히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직능 만족도가 높아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환자를 치료하는 교수들 바로 옆에서 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크다”면서 “이전에는 의사에게 처방과 관련한 조언을 해도 불편해했는데 지금은 조언을 하면 오히려 고마워하는 인식이 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형숙 약사는 “약사들이 약사업무와 본인의 직역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했으면 한다”면서 “전문약사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위기상황에서 국민에 좋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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