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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커졌고, 넓어졌지만, 위기는 남았다'

[창간특집] 생산·기업규모 '괄목상대'에도…유통투명화·약가인하 대응 등 과제 남아

2020-07-08 06:00:59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의약분업은 올바르게 가고 있을까. 
지난 2000년 7월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실시한 후 그해 8월 1일부터 본격적인 제도의 시행이 이뤄진 의약분업이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재, 과연 의약분업 당초의 목적은 일정 부분 달성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관련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이에 약사공론은 창간 52주년 특집으로 ‘의약분업 20년’을 진단했다.
부디 20년을 지내온 의약분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 국민 건강과 보건의료계 전반의 양적 질적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의약품 오남용은 예방됐을까 
△약제비는 절감됐나 
△환자의 알 권리와 의약서비스는 향상됐나
△제약산업은 경쟁력을 갖췄을까 
△의약품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이뤄지고 있나
△의약분업은 약국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의약분업은 미래약국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약학교육은 어떻게 발전할까 
△<좌담회> 전문가들이 진단한다


의약분업 20년. 변한 것은 의사와 약사 뿐만이 아니다.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변화했다. 특히 분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약업계의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제약업계의 덩치는 더욱 커졌고 체질 역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스레 세계 시장으로의 문도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아직 남아있는 의약품 유통 불투명화와 위법행위의 가능성, 꾸준히 변화하는 정책에서도 제네릭 영업에 의존하는 풍토 등은 업계에서도 문제를 삼을만큼 약점이자 위기로 자리잡고 있다. 스무 해 동안 변화한 제약업계를 짚어보고 분업 과정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영향을 줄지 간추렸다.



S(Strength)
의약분업에 체질바꾼 약업계
양과 질 '두 토끼' 키웠나


의약분업 도입은 국내 제약업계의 덩치를 키우는데 많은 이들이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더이상 마진을 추구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돼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한 회사의 자구책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08년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의약분업 종합평가 및 제도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사 사이 가격 경쟁과 브랜드 경쟁, 제네릭보다 전문약 및 고가약 중심의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의약분업 이후 국내 제약업계는 커다란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 먼저 분업으로 인한 처방-조제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창구가 하나 줄어들었다는 점이 가장 컸다. 비용구조가 변화하며 처방권을 가진 곳과 조제권을 가진 곳이 달라지니 마케팅 전략도 바뀌어야만 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의약품의 생산실적.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은 6조4567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19조4472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제약계의 덩치키우기는 생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의약분업 직전인 1999년 의약품 등 전체 제조업소 수는 519곳이었으나 2000년 547곳, 2004년 761곳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의약품 생산품목수도 2000년 2만170개에서 2004년 2만5,396개 품목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의 성장 등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은 더더욱 눈부시다. 커지는 시장의 규모만큼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도 세지고 있다.

국내 1호 신약인 SK케미칼의 '선플라주'가 출시된 이후 약 27년간 국내에서 개발해 출시한 제품은 총30품목(취소품목 포함). 이중 2000년 이전에 나온 제품은 △대웅제약의 '이지에프외용액'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중외제약의 '큐록신정' △ CJ제일제당의 '슈도박신주' △구주제약의 '아피톡신주'(당시 허가 회사명) 등 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나온 나온 신약은 △LG생명과학의 '팩티브정'과 '제미글로정'을 시작으로 △종근당의 '캄토벨주'와 '듀비에정' △유한양행의 '레바넥스정'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정'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 △대원제약의 '펠루비정' △SK케미칼의 '엠빅스정' △일양약품의 '놀텍정' △보령제약의 '카나브정'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 △JW중외제약의 '제피드정' △일양약품의 '슈펙트캡슐' △삼성제약의 '리아백스주'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캡슐'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정'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 '시벡스트로주', '슈가논정' △한미약품의 '올리타정' △일동제약의 '베시보정'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주'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 등 총 24개에 달한다. 그만큼 제약업계의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의약분업 전후 시행된 한국형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 도입을 시작으로 우수품질관리 환경조성을 위한 법제화 등이 맞물리며  의약품의 품질이 강화되는 현상도 보였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주특기'를 살려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곳이 늘어나는 현상 역시 제약업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개량신약에서 강점을 보인 한미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은 매출 규모를 더하고 있고 한미 등은 신약개발 능력을 더해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기술수출 분야에서 손꼽히는 회사 중 하나가 됐다.

W(Weakness)
덩치는 크지만 속은 허하다?
제네릭 영업과열·전문약 편중 심화도


하지만 제약업계가 성장한만큼 문제는 20년이 지난 후에도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오리지널과 의약분업 시행 이후 처방패턴의 변화로 고가의 오리지널 제품 위주의 시장은 코프로모션으로 덩치를 키우고 제네릭이 따라가는 상황이 그렇다.

가령 의약분업 초기였던 2000년 5월 36.2%를 차지했던 오리지널 제품 처방률은 이듬해 6월에는 54.5%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의약분업 시행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국내 제약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이 위축된 반면 다국적제약기업들의 입지 강화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의료비의 증가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나마 허가특허연계제도와 허여 제품으로 제네릭의 비중이 증가했지만 오리지널의 선호도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다. 전년에 이어 2019년 1위를 유지한 리피토는 처방액이 1762억원에 달한다. 모든 특허가 끝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리피토의 처방량이 증가하고 있음은 의미심장하다.

국내에 허가 후 출시된 제네릭이 수십 건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처방을 지속하는 이유는 제네릭 등장으로 낮아진 오리지널의 가격에서 굳이 제네릭을 처방할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약가인하는 이같은 상황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받는다. 처방용 의약품 시장에서 오리지널 강화로 늘어나는 비용을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건보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이유에서였지만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비용과 제네릭의 가격이 같아지며 제네릭의 처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초기에는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인하를 통해 시장 내 제네릭 진입이 공평하게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저렴한 약가에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은 이들의 제네릭 처방을 이끌어낼 수는 없었다.

이 때문에 시장 내에서 매해 뉴스에 나올만큼 코프로모션은 업계의 관심사가 됐다. 오리지널 처방 선호도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는 회사가 결국 수백억원의 매출을 가져가지만 정작 실속은 없는 '깡통제약사'로의 변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고혈압 치료제 '자누비아' 브랜드의 판권 이동. 대웅제약이 프로모션 마지막해인 2015년 기록한 매출은 복합제 포함 2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종근당으로 해당 브랜드의 판권이 옮겨가면서 시장은 급변했다. 대웅제약은 줄어든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LG화학의 제미글로 브랜드 2품목의 판권을 체결했다. 여기에 '크레스토' 등의 제품을 통해 매출을 메웠지만 빈틈을 다른 품목으로 채우는 데 그쳤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더욱이 종근당으로 넘어간 또다른 도입품목인 '글리아티린'의 경우 판매가 지속될수록 마진이 낮아져 판매를 포기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말도 나왔다.

실제 2010년 초 최대 40%에 달하던 코프로모션 마진은 점점 줄어 2010년대 후반에는 15%대의 마진율을 기록하는 곳도 차고 넘칠만큼 많아진 상황. 성장의 뒷편에는 결국 오리지널을 받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의약분업 시행 1년전인 1999년 7월 시행된, 수입의약품에도 건강보험에 등재를 해주고 GMP 시설이 없어도 위탁생산으로 대신하는 톨 매뉴팩처링이 허용되면서 정작 다국적사가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경우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 점은 결국 제약주권의 문제와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다소 씁씁한 부분이다.

제네릭을 주업으로 삼는 회사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제약사의 수가 증가하고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을 증대할 수 있는 방법은 제네릭의 증가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여기에 2011년 공동생동 규제 폐지 정책이 곁들여지며 국내사의 제네릭 출시는 그야말로 러시로 이어졌다. 당초 식약처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 제네릭이더라도 생동성시험은 2개사까지만 함께 진행하도록 하는 제한규정을 시행했다. 제약업계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임에도 임상시험을 따로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한 규제라고 지적했고 해당 규제가 결국 사라졌다.

하지만 공동생동 폐지로 나온 것은 위탁형, 허여형 제네릭의 증가였다. 2010년 이후 업계가 보고 있는 실제 생동성 시행제품과 허가출시 제품은 1:5 비율에 달한다. 100개의 제네릭 중 80개 이상의 제네릭은 자체 생동을 진행하지 않고 제조소의 결과에 따라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네릭은 많고 경쟁자가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시장경쟁 과열. 불법 리베이트를 비롯한 유통질서 문란행위는 업계 내에서도 지적할만큼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9년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당 제약사와 처방자를 함께 처벌하는 이른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돼도 쉬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약국 관점에서 보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생산패턴 변화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의약품 생산실적으로 보면 그 차이는 크게 나타난다.

앞서 나온 의약품 생산실적 중 1999년 전체 실적인 6조8993억원 중 일반의약품의 비중은 3억2279억원으로 46.79%, 전문의약품이 3억6713억원으로 53.21%로 서로 절반에 가까웠으나 불과 1년 뒤인 2000년 6조4567억원 중 일반의약품은 2조5626억원으로 39%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전문의약품은 전체 생산실적 감소에도 3억8940억원으로 6% 성장했다. 일반의약품이 한 해만에 20.61%나 감소한 셈이다.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 그 간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일반약 생산실적은 한번도 30%를 넘어선적이 없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이른바 '셀프 메디케이션'이 하나의 흐름이 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은 소비자의 일반약 구매 약화를 부를 수 밖에 없다는 약업계와 약국가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틈새를 노리는 의약품이 나오지만 최근 보건당국이 추진중인 해외의약품집 등재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평가 면제 폐지 조치는 이같은 일반약 기피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Opportunity)
전문약 역량이 세계시장 진출로
품질·마케팅·특허 등도 주목할만


20년의 시간동안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가지게 된 제약업계이지만 기회는 있다. 먼저 짚어볼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벌크업'으로 불려놓은 덩치와 이를 통해 마련한 해외 시장 확대의 기틀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과잉경쟁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린 제약사들은 신약개발과 기술 수출이라는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제약의 불모지', '밀가루약 판매'라는 멸칭이 붙었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라는 평이다.

업계는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 초반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역설해왔다. 세계의 여러 기업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틈새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보해 진출해야 한다는 의제가 여러 이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200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분업에서 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는 영업활동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연구개발 투자 증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2003년 기준 국내 26개사를 조사한 결과 의약분업 이후 연구개발비 투자액을 늘린 회사는 조사 대상의 50%인 13개사였다.

이를 위해 선결해야 하는 조건은 연구개발. 현재도 나오는 매출 내 기술개발 비용 10% 지출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특히 이중 신약개발과 개량신약 개발이 13개인 50%에 달했다. 절대적 비교는 불가하지만 해외 시장이 원하는 신약과 단순 제네릭을 넘어서는 개량신약의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자연스레 수출로 이어진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밝힌 올해 1분기 보건산업 수출실적을 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전체 수출액 44억달러 중 의약품은 총 17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실적이 전년 대비 22.5% 늘어났지만 의약품 분야는 유독 45%나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수출의 경우에도 주목할만 하다. 2019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자료를 보면 2019년 12월30일 기준 제약·바이오 신약 기술 수출 실적은 13건으로 8조7673억원(추정)에 상당에 달했다.

더욱이 1조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한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JW중외제약 836억원, GC녹십자 2555억원, SK바이오팜 6157억원, 알테오젠을 비롯 큐라티스와 브릿지바이오 및 큐라티스 등 역시 1조 이상 혹은 1조에 육박하는 수출을 기록하는 등 바이오업계의 수출도 이어지고 있다.

좀 더 앞으로 넘어가면 2015년의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이 그 도화선이 됐다. 기술수출을 하는 회사의 경우 매출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10%대,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전 20% 상당의 금액을 연구비로 지출한 바 있다.

품질 관리로 쌓아올린 기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국내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 정부의 주도 하에 세계적 규제기준을 도입하고 품질관리를 세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16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 가입 등은 이같은 분위기에 불을 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개량신약 등 기존 제품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점도 새로운 기회로 평가받는다.

내부적으로 보면 과잉경쟁 시대에서 회사의 영속을 위한 마케팅 전략도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이다. 앞선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회사 중 약 71%가 의약분업 이후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마케팅인력을 확충했다는 업체가 70%, 마케팅비용 증가 역시 65%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을 추구하고 새로운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도입하지 않던 회사도 가깝게는 의료기관과 약국, 국민에 이르기까지 새 작전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일반의약품의 리포지셔닝과 대국민 홍보의 강화 등 역시 국내 제약업계의 내수 경쟁력을 한껏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 더 짚을 수 있는 것은 제네릭 분야에서의 허가 관련 역량이다. 2015년 시행된 허가특허연계제도로 국내 제약업계가 다국적사의 특허에 대항할 수 있는 잔뼈를 굳히며 염변경, 공결정 등 시장 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 제네릭의 진입을 빠르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T(Threat)
없애고 지워도, 자라나는 '과열경쟁'
약가정책 대응 등 위한 '대책' 필요


기회는 늘어나지만 상당수 업체는 아직 위협을 느낀다. 유통 및 판매과정에서의 불투명화와 향후 약가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이다.

의약분업 이후 고가의 의약품 처방 증가와 제네릭 과열은 자연스레 과잉처방 및 과열경쟁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리베이트 등의 불법행위는 업계에서도 경계할만큼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아있다.

특히 보험약가로 지속되는 전문의약품은 자연히 의료기관에 '처방을 넣는' 것이 핵심이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다. 특히 이같은 추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 변경률이 높은 이른바 '기본 의약품', 갓 나온 새 제네릭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 2018년 다시 터져나왔다. 발사르탄 내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발암유발 가능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검출로 인해 초기 판매가 금지됐던 제품은 무려 180개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을 만들어낸 제네릭의 난립은 기본적으로 업계가 담고 있는 문제. 하지만 기본적인 의약품의 제네릭을 통해 시장 내 제품을 갖추고 포화상태의 영업을 지속하는 것이 결국 잘못된 행태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지난 2009년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작으로 유관 기관과의 공조, 경제적 이익 제공 대책, 경제성 평가, 선별등재제도, 유통투명화 등 다양한 방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업계에서의 불법행위는 숙제로 남아있다.

또 하나는 약가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난 2012년 일괄약가 인하가 미친 영향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분위기를 잠재운 대신 제네릭의 과열을 불렀다면 7월부터 시행되는 계단식 약가제도의 부활은 제네릭의 움직임에 큰 족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는 법의 소급적용을 받기 위해 기존 53.55%의 약가를 유지할 수 있는 막차에 탔지만 향후 나올 제네릭의 경우는 기존 제도 대비 최대 20%에 가까운 약가인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투명성은 더욱 짙다는 것이 중론이다.

약가 인하라는 위협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약업계가 스스로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 말은 자연스레 앞서 나온 기회와 연결된다. 실제 개량신약 등의 경우 약가 인하를 피해갈 뿐만 아니라 제네릭 일변도의 시장에서 무기를 하나 가지게 된다. 여기에 신약으로 가는 기술과 노하우는 덤이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의 발전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는 있지만 업계 자체가 위기상황을 직접 기회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마저도 극복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약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직하게 약을 개발하고 정직하게 파는 것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일 수 밖에 없다"며 "제네릭의 요행이나 위법적인 행위로는 결국 10년전, 20년전의 업계 상황과 다를 바 없지 않나.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당국 입장에서도 업계를 덜 공격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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