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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나를 들여다본 7박8일…"약사인 게 다행스러웠다"

[인터뷰] 네팔 의료봉사 다녀온 병원약사회 은종영 부회장

2014-11-19 12:00:39 강혜경 기자 강혜경 기자 funfunhk@hanmail.net

'봉사는 중독이다. 마약과 같은 것이다. 하면 할수록 배우고 느끼고 일깨우는 것이 참으로 많다. 더욱 성숙하는 나를 발견한다.'

'부의 축적은 꼭 행복할까? 가난은 정말 불행할까? 돈이 인간을 지배하면서 부귀영화를 가져올까 하는 의구심이 더욱 마음 한구석에 잉태하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 은종영 부회장의 일기장에는 삐뚤빼뚤 하지만 다소 힘주어 적은 글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그가 지난 10월 네팔 포카라 지역에 7박8일간 머물며 봉사를 하고 그날 그날 느낀 마음들을 적어 내려간 것이다.

목포중앙병원 약제부장인 은 부회장은 10월28일부터 11월4일까지 사회복지재단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하 평이사)'이 주관하는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했다.

성모병원 약제과장이었던 최귀령 수녀와의 인연으로 병원약사회가 2010년부터 평이사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 부회장은 이번 봉사를 통해 내 속의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포카라 지역은 정말 낙후된 곳이였어요. 전에 필리핀으로 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곳은 정말 시내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사람과 가축이 화장실 없이 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움막에 살고 있는가 하면 1평짜리 집에서 5명의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었죠. 우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죠."

은종영 부회장이 매일 쓴 일기 일부.


그는 함께 간 의사와 간호사, 치위생사, 행정요원들과 함께 파트너가 돼 조제와 일반약 전달을 맡았다.

"네팔은 꼭 1950년대 우리나라 같았죠. 거기서 만난 환자들만 봐도 그랬어요. 우리나라는 중년층 이상 대부분이 대게 1~2가지씩의 질환을 앓고 있는데 반해 그곳은 부자병인 순환계나 내분비계 질환이 거의 없더라고요."

실제 그가 1000여명의 환자들을 만났으나 이 가운데 고혈압 환자는 2명, 당뇨 환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제때 먹지 못하다보니 위장장애가 많았어요. 또 노동을 많이 하니 신경통을 많이 앓고 있었고 의식주 가운데 입는 게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다보니 피부질환도 많았어요. 머릿니 약이 부족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번 봉사를 통해 내가 약사인게 다행스럽다고 느꼈어요. 적어도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는 거니까요."

그는 바빴던 일상 속에서도 매일같이 일지를 쓴 이유에 대해 자연 속에서 작아지는 인간과 풍요 속에서 불평했던 본인 스스로가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팔에 가보니 우리는 정말 호강을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우리나라는 정신이상이나 자살률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네팔 주민들을 만나보니 정말 편안한 모습이었어요. 헐벗고 지내는 그들을 보며 가엾다는 생각보다 먼저 '부유한 게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구나. 가난한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은 부회장은 자연에 순응하며 불평불만 없이 사는 그들을 보며 내가 죄를 짓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병원약사들이 개국약사들과 다른 것 중 하나가 시간을 쓰는 게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예요. 개국약사들의 경우 파트타임약사를 구하기 비교적 쉽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잖아요. 한 번 봉사를 하려면 연차, 월차까지 모두 당겨서 써야 했고 교통비 역시 본인들이 부담해야 했지만 함께 간 약사들 모두 훨씬 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티 없는 아이들에게 어른인 제가 배운 게 더 많았거든요."

그는 다음 번에는 입지 않는 옷들이나 신발들을 모아 가져다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은 부회장은 네팔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세월호 봉사약국도 주변 병원약사들과 함께 잊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았다.

"봉사를 한 번도 안 한 사람이 한 번 하기는 어려워도 한번 한 사람이 한번만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병원약사회원들 역시 회비의 10%가 별도로 적립돼 사회봉사기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시작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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