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뉴스
  • 기획·분석

환자 입장서 생각해야 약국 민원 해결된다

[기획탐사보도] 단순 조제실수, 어떻게 예방하나③…일부선 CS콜센터 설치도 제안

2016-11-12 06:00:00 홍대업 기자 홍대업 기자 hdu7@kpanews.co.kr

[기획탐사보도] 단순 조제실수, 어떻게 예방하나③
약국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단순조제실수. 이것은 환자는 물론 약사도 괴롭게 한다. 환자는 약화사고의 우려 때문에, 약사는 보건소에 제기되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는다. 약국에서는 단순조제실수라고 생각하지만, 환자는 생각이 다른 것이다. 막상 소아환자나 고령의 만성질환자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국이 단순조제실수의 부담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조제실수의 유형과 원인들
②단순 조제실수의 예방법
③조제실수의 대응방안
-----------------------------------


조제실수 유발 환경 개선 '급선무'


일부 약국에서는 조제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병뚜껑에 함량을 표시하거나 의약품 성상이 인쇄된 복약지도문을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단순 조제실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약국에서는 단순 조제실수라고 생각하지만, 최종 약의 소비자인 환자 입장에서는 전문가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일선 보건소도 마찬가지다. 한 지방의 보건소는 조제실수를 판단하기 위해 국과수까지 간 사례가 있을 정도다. 보건소는 약국과 환자의 입장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다. 환자가 민원을 제기할 때는 기본적으로 조제오류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에서 조제오류의 고의성 또는 단순 조제실수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면 어쩔 수 없이 정해진 법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게 된다. 대부분 무혐의처분을 받는다는 게 일선 보선소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약사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약사가 이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조제실수를 줄이기 위한 환경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조제실수가 발생했을 때 약국이 적극 대응해 민원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병원에선 사후관리 '이렇게'

조제실수가 발생하면 약국은 당황하기 쉽다. 대체적으로 환자는 흥분돼 있거나 신경질적일 수 있다. 특히 소아환자나 고령의 만성질환자의 경우 약에 민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획2>에서 예를 들었던 대형병원의 경우 조제실수가 발생하면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우선 투약 내용에 관한 문의일 경우 전화나 직접 방문해 약에 관해 문의하고 요청하면 자세한 내용을 기록지에 기록하며 접수하도록 한다.

접수시 반드시 환자 또는 문의자와 직접 연락이 가능한 연락처를 기록한다. 집 전화번호나 직장 전화번호, 휴대폰 번호 등이 그것이다.

접수가 완료되면 원내 전산시스템이나 처방으로 처방내용을 확인하고, 처방전의 조제자와 감사자(검수자)에게 조제내용을 확인하도록 한다.

처방전의 내용과 조제된 내용이 일치하거나 환자가 이미 복용하던 처방내용과 상이할 때는 진료기록부 상의 처방내용과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처방전 내용과 조제된 약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거나 처방전 내용과 진료기록부상의 처방내용이 일치하지 않으면 즉시 조제과오 또는 처방과오로 인식하고 상급자(책임약사)에게 보고한다.

처방전의 내용과 조제된 약의 내용, 진료기록부 상의 처방내용이 모두 일치하면 환자에게 연락해 확인시킨 후 필요하면 담당의사와 상의하도록 안내한다.

조제오류가 확인되면 즉시 투약중지 여부를 결정해 환자 또는 문의자에게 연락하도록 조치한다. 

문제 발생시 이런 태도 지녀라

문제가 발생한 경우 약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투약구에서 투약에 관한 의문을 제기한 경우 우선 처리하며 문의사항을 접수한 경우 긍정적인 태도로 임한다.

문의 내용을 의심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보다는 해결해주려는 긍정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문의 차 방문한 환자의 경우 복약상담실 등으로 안내해 다른 대기환자와 격리된 별도의 장소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한다. 약국 실수가 확인되면 즉시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제공하도록 한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환자를 자극하거나 환자와 신경전을 벌이다 화를 키우는 경우가 있다. 이를 주의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자세가 전제되지 않으면 결국 '보건소행'을 피할 수 없다.

한 대형병원 약무팀 관계자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민원이 해결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화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사회서 제시된 해법들


서울 서대문구 장은선 약사가 지난 2013년 제1회 약사학술제에 제출했던 포스터.


일각에서는 약국이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를 대비해 지역약사회 또는 대한약사회 차원의 CS콜센터를 제안하기도 한다.

환자가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조제 약사가 통화를 하거나 응대하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환자가 숨을 돌린 이후 제3자가 나서 이를 조율하는 방식이다.

약사회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무국 직원을 CS콜센터 직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직원의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일개 분회 차원에서는 쉽지 않지만, 지부 또는 대한약사회 차원에서는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약국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우리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약국을 들렀다가 불편하신 경험(조제오류, 불친절 등)을 하셨다면 0000-0000으로 알려주세요. 저희가 시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해 놓는다.

조제실수 등으로 불만을 가진 환자의 사정을 들어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이를 홍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환자의 불만이 약국으로 접수되는 경우 즉시 CS센터에서는 해당 환자에게 연락을 취해 불만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해주면 좋을지를 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이와 유사한 방안을 제시했던 서울지부 서대문구분회 장은선 분회장은 "약국 불만에 대한 단일화되고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병원약사도 "병원 외래약국에서도 일선 약국처럼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런 경우 CS팀에서 대응함으로써 환자 불만을 해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지부 수원분회는 지난 8월 약국의 조제오류 발생시 환자가 투약 전에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로 A환자가 B환자의 약을 잘못 가져가거나 약국의 조제실수로 잘못된 약을 먹기 전 환자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았던 사례가 있었다.

수원분회는 조제실수가 발생해 환자가 약을 가져간 경우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관할 건강보험공단에서 협조체계를 마련했다.

공단 담당자가 중간에서 환자의 약화사고를 막기 위한 연락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 시스템을 활용한 사례는 없지만, 나름대로 분회 차원에서는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다.

"1일 75건 너무 많다" 차등수가 손질도 방법

약사 1인당 '1일 조제건수 75건'의 차등수가기준을 손보는 방법도 조제실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제실수는 어찌 보면 짧은 검수시간과 복약지도 시간 때문이다. 조제 후 검수와 복약지도를 진행하면서도 조제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약사 한명이 1일 75건을 조제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환자에게 일일이 복약지도를 하고 매약까지 하려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제건수를 1일 50건이나 40건 등으로 줄이는 대신 조제수가를 보전해줌으로써 조제실수를 예방하자는 것이다. 다만 조제수가를 보전해주더라도 질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약사법 처벌수위를 낮추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약사가 고의적으로 조제오류를 범한 경우 약사법 제26조 위반으로 임의처방변경에 해당돼 형사고발과 함께 자격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시정명령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등 처벌수위를 낮추자는 것이다.

하지만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약사 스스로 조제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검수과정과 복약지도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의약품 병뚜껑에 함량을 표시하는 등 약국 내부의 조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선결과제다.

사회가 진보하듯이 환자도 점점 진보한다. 2000년 의약분업 실시로 환자의 알권리를 강화하면서 예견됐던 것이다. 이처럼 진보하는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약사도 진보해야 한다. 환자 중심적 사고로 말이다.

관련 기사 보기

기사의견 달기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0/200

많이본 기사

이벤트 알림

약공TV베스트

인터뷰

청년기자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