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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6 (화)

우황청심원

'산'처럼 쌓이는 반품재고약 "이젠 한계점 왔다"

제약-유통-약국 책임공방만 거듭…근본적 대책 필요

한 유통회사의 실제 반품 보관 상황.


반품 문제는 의약분업 이후 십수년간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 난제에 속한다. 동일한 문제와 미봉책이 거듭되는 어이없을 만큼 똑같은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뚜렷한 규정 없이 어영부영 시장 원리에만 맡기다 보니 제약과 유통, 약국이 서로 피해자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기에는 시장의 피곤이 극에 달한 상태다.

△유통물류센터는 반품 창고로 전락

사실 반품으로 인해 가장 곤란을 호소하는 곳은 유통이다. 제약사의 눈치를 보느라 무작정 반품을 가져가라고 할 수도 없고, 또 약국 눈치를 보느라 반품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끼어서 치이기 일쑤다.

실제 국내 유력 유통업체 A사는 경기지역에 대규모로 오픈한 물류창고 한 켠을 아예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코 앞에 닥친 일련번호 제도에 대비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공간활용의 효율성은 전혀 따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품 의약품 때문이다.

창고 한 켠에 반품된 약이 산처럼 쌓여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줄기는 커녕 늘어만 갈 것 같아 유통사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새롭게 오픈한 물류센터가 반품약으로 인해 말 그대로 창고로 전락하고 있다”며 “약국 반품을 받지 않을 수도 없고, 제약사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품을 기피하니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아예 창고 한 칸을 반품 전용으로 쓰고 있다.

유통사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앞서 현실적으로 제약사의 이중적인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반품 때문에 문제가 생겨 약사회가 나서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정작 유통사와는 업무 진행이 안되는 일이 다반사다”며 “원 생산자로서 반품에 대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약국·유통 불용재고 한해 2000억

그럼 실제 약국과 유통업계의 반품 부담은 얼마나 될까.

유통협회가 심평원의 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을 기초로 추정·집계한 불용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도매유통사의 불용재고 의약품 규모는 약 1616억원이다. (재출고율을 50% 가정)

문제는 이같은 불용재고 의약품의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

2013년의 경우 1037억원, 2014년 1528억원, 2015년 161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불용재고로 인한 부담은 약국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도 의약품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국은 매년 약 859억원 규모의 불용재고 의약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같은 추산에 따르면 약국과 유통사는 매년 평균 2000억원대 이상의 불용재고를 안고가는 상황”이라며 “불용재고는 약국과 유통사의 책임이 아님에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이없는 제약사의 반품 불수용 사유는?

이같은 상황이지만 제약사들의 반품 기피 현상은 이제 노골적인 수준이다.

결국 제약사들의 반품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유통사 역시 약국으로부터의 반품을 받지 않는 악순환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A사의 경우 반품 사이트에서 로트번호와 유효기간 입력을 의무화하면서, 출하 근거가 없는 제품의 반품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B사의 경우 정상적인 반품 시에도 공급가의 40~50%를 차감한 후 정산을 해주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사는 자사 제품의 반품 비율과 반품된 제품의 유효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해 차등적으로 정산금액을 지급하겠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반품을 거의 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오래 남은 제품의 경우에만 정상적인 금액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품 정산뿐만 아니라 반품 자체를 차일피일 미루는 제약사들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반품 정산을 2년째 해주지 않는 곳도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출고 근거 확인 등 반품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도 정작 반품 자체를 지연시키면서 5년 전과 비교해 볼 때 반품재고가 10배 정도 급증했다”며 “전국 의약품유통업체들의 창고에 쌓인 반품 재고약을 전부 확인해 보면 어마어마한 물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제도가 시행되면 유통업체들은 출고하지 않은 의약품의 반품 처리뿐만 아니라 기존 반품재고를 어떻게 처리할 지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약, 어려움 이해하지만 “우리도 어렵다”

그렇다면 문제의 시작점인 제약사들은 어떤 입장일까.

제약업계는 반품 문제 해결에 동감하지만 현실적 어려움도 토로했다.

반품이 초래하는 수익성악화 등 경영적 요인 뿐만 아니라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법규정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가일괄 인하로 업계 전체가 매출 감소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구입 근거가 불분명한 반품까지 제약사가 책임지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품약의 재출고 문제도 반품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경우 다시 유통했지만 지금은 전량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악성 반품 중 하나인 '낱알반품'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잦은 처방변경이 낱알 반품의 주된 이유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의료계 리베이트 척결, 성분명처방, 품목도매 금지 등 유통투명화가 본질적 해결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당장의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모 제약사의 경우처럼 RFID 활용과 온라인주문을 통해 약국의 재고관리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낱알 반품도 100% 해주고 있는데 그 목적은 약국고객 만족도 때문"이라며 "영업사권의 RFID 관리와 온라인주문이 늘면서 약국의 적정 재고가 가능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악성 반품이 많이 줄었다"고 소개했다.



△왜 약국이 책임 지나

어찌됐든 제약과 유통이 책임을 떠넘기면서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곳은 소비자와의 최접점에 있는 약국이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반품 불가 계약을 강요하거나 반품 수량이나 유효기간에 따른 차감 정산 등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오랜 기간의 정산 지연, 도매상 매출 규모에 따른 차별, 액제와 연고류는 반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광주지부 정현철 지부장은 “매출이 좋은 약국보다는 중간의 60%가 넘는 약국들이 매출 규모도 작고 여러 도매상과 거래해 이들에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결국 상당수의 약국들이 거래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불용재고약이 발생했을때 반품은 현실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제약사의 경우 상시반품한다고 하지만 도매상에 패널티를 주는 경우도 있어 이 역시 약국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것.

즉 도매가 반품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경우 매출이 적은 약국에 대해 반품을 받지 않게 되고 최종적인 피해는 약국들이 받게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현철 지부장은 “유통에 대한 비용까지 수가로 책정이 돼있는 만큼 제약사가 손해가 나는 부분을 감당을 해줘야 한다”며 “이에 100% 반품 규정과 신속한 정산에 대한 법제화와 성분명 처방이 조속히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일부 분회의 경우 자체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도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 상태다.

서울 도봉·강북분회 최귀옥 분회장은 “약국에서 불용재고약 반품 문제는 매번 문제가 되고 있고 지부나 대한약사회 차원의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일부 분회의 경우 분회 차원에서도 방안을 마련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즉 분회 차원에서 도매와 협력해서 반품을 진행해도 해당 도매사와 거래하지 않는 경우 반품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경우 약국에는 불용재고약이 쌓이고 대한약사회에서 진행하는 반품사업만 기다리기도 한다는 것.

최 회장은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소 보상율을 낮추더라도 모든 제약사들이 반품을 받도록 유도해서 약국에서 반품에 대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품 법제화 절실…이번에 이뤄질까

이처럼 제약과 유통, 약국 모두 반품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을 하지 못한다면 제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반품 문제는 상품명 처방, 처방의약품 목록 미제출, 빈번한 처방변경, 소량포장 단위 의약품 공급 부족 등 구조적인 결함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약사회와 유통협회가 반품 법제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약사회는 최근 각 정당에 전달한 주요 현안에 불용재고의약품 반품 의무화를 포함시켰다.

약사법개정은 제47조 의약품 등의 판매질서 항목에 조항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조항은 약국의 휴폐업 이전, 처방변경 등 사유로 의약품을 반품 하려는 경우 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 관계자는 “약사법 시행규칙에 불용재고약 반품 규정 신설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라며 “불용재고로 인한 자금회전 경색이 해소됨에 따라 약국·도매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반품과 관련된 보건의료단체의 상호신뢰 회복 및 환경오염 폐해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공덧글
2017-05-16 07:38:50  edit del
성분명처방, 대체조제활성화만 하면 어느정도 해결될것인데 ... 의사들은 자기네들 용돈챙기느라 막대한 사회적 낭비가 생겨도 그들은 안중에도 없구나. 계속 생물학적 동등성이라는 억지논리나 펴면서 날조하고 국민들 선동 하고있으니
박약사 2017-05-16 09:23:31  edit del
분회단위의 협동조합 어떨까? 조합에서 입찰 구매해서 회원들에게 분배하고 지역 조제약목록을 만들어 100%반품불가 제약은 배제하고 그 회사 약은 대체조제로 처리하고 의사회에 일괄 통보하여 협조를 구하고..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리베이트 2017-05-16 13:54:37  edit del
성분명 처방으로 의사 리베이트 잡고 동일 성분 카피약 기준 엄격하게 하면
자동으로 듣보잡 제약회사들은 없어질거고... 약도 줄거고...
대신 성분명처방으로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약국 리베이트도 엄격하게 관리해야함
포장 2017-05-16 17:28:50  edit del
불용재고 발생에는 여러 요인이 있읍니다만,
제약회사 포장 문제도 아주 큰 요인입니다.
30정 포장이 가능할 것 같은데도 굳이 100 정으로 만들고,(차라리 60정, 90정으로 만들던지)
30정 처방에 28정, 56정, 84정 포장은 완전 골 때립니다.(특히 오팔몬을 중심으로 동일 성분 약들)
약 포장 문제는 논쟁이 된지 꽤 오래됐는데도,
약사회에서는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 같고, 제약사는 매출이 느니 조용하고,
죽어나는 곳은 일선의 약국들이니.
불용재고 반품사업 마감 뒷날 부터 바로, 다음 반품사업 약이 생기니~~
적폐 중에 최악의 적폐입니다.
오팔몬 2017-05-16 19:36:36  edit del
포장님 말씀 너무너무 공감합니다
정리 2017-05-17 09:40:15  edit del
포장문제 가장 크고 일선약국들의 대체조제활성화 의지 부족에 대한약사회의 대체조제활성화를 위한 시스템마련 의지 없음이 있습니다. / 성분명처방은 우리 죽기전에는 힘들것 같구요.. 일단 저 2개라도 좀 어떻게 해봣으면 좋겠네요. 팜2000에서 대체조제품목 자동입력같은것 할수 없냐고 물어봤는데...매번 같은 내용 수동으로 입력하는것도 시간만 걸리고요 a라는 약품에 대해서는 우리약국에서는 b라는 약품으로 대체한다고 a라는 약품만 입력해도 바로b약품대체조제로 입력되게 할수 잇을텐데...의지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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