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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품목 논의, 명분 잃은 복지부...강행-중단 '딜레마'

약사회도 여론 향배 부담…강윤구 심의위원장 "차선이라도 택할 것"

2017-12-05 06:00:30 감성균 기자 감성균 기자 kam516@kpanews.co.kr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논의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특히 약사회가 차기 심의위원회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과연 복지부가 대략적인 내용이 짜여진 품목 조정을 강행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차 회의서 최종 결정 전망 우세

우선 심의위원회 내부적으로는 차기 회의에서 품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윤구 고려대학교 보건의료법정책연구센터 소장(전 심평원장)은 5차 회의에서 결론이 도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5차 회의에서 정리할 생각이었다. 이미 많은 의견들이 오고갔고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표결 의견이 우세해 이를 진행하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의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애초부터 만장일치는 어려울 것이라 걱정을 했다. 하지만 최대한 합의도출을 위해 노력했다. 차기 회의에서는 최선이 아니더라도 가장 최선에 가까운 차선책을 마련하겠다”며 결론 도출을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한 위원은 “약계측 인사들을 제외하면 품목 조정을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사실 회의 전반에 걸쳐 약사회의 일방적 주장이 반복됐고, 이로 인해 당초 약사법에서 허용하는 최대치인 20품목으로 늘리려던 복지부도 현재 13품목을 유지하는 쪽으로 많이 양보한 상황이라 더 이상 미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약사회 불참 속 복지부 정책 추진 부담

그러나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껏 심의위원회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데다 결국 약사회가 차기 회의 불참을 선언한 때문이다.

한 위원은 “심의위원회는 합의를 도출해 정부에 의견을 권고하는 수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위원회의 결정이 주요하게 반영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약사회가 빠진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 과연 복지부의 정책 추진에 정당성을 부여할 지는 미지수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실제 복지부로서는 심의위원회가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은 고시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굳이 심의위원회를 가동했다. 심의위원회가 결정을 내려줄 경우 법적인 부분은 물론 행정적으로도 가벼운(?) 마음으로 품목 조정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무려 9개월을 끌어온 심의위원회가 계속해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데다 뜻하지 않은 약사회 측 인사의 자해 사태로 구설에도 오르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복지부로서는 지금껏 끌어온 정책 추진을 중단할 수도,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강행하기도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약사회, 대국회 활동 강화·국민정서 주시해야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은 복지부 뿐만이 아니다. 약사사회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한 심의위원은 “약사회의 협상 방식에 대한 다른 단체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5차 회의에서는 불미스런 상황까지 연출됐다. 정부가 주도하고 여러 단체 결정권자들이 참여한 공식 회의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실련은 5차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직역이기주의에 휘둘리지 말고 안전상비약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위원은 “이럴 거면 애초에 심의위원회에 참석하지 말고 장외 반대 투쟁을 했어야 했다. 사회적 합의기구 내에서 회의를 하다가 뜻대로 안될 것 같으니 판을 깨는 방식은 향후 약사회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대안은 마련될까

이처럼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다 합리적인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위원은 안전상비약 제도 강화에 대한 약사회의 전략과 복지부의 행정적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미 공공심야약국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안전상비약 판매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국회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복지부도 같은 입장이다. 그렇다면 약사회가 현재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안전상비약 제도를 보완하고 그 과정에서 약사의 역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협상의 기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아니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12월 중 제 6차 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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