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약사봉사상 독자평가단 배너
  • HOME
  • 뉴스
  • 기획·분석

北 가족 더 그리워지는 설날, "365일 약국 일로 잊어요"

[특별한 설날 이야기] 2002년 탈북 약사 이혜경씨

2019-02-05 06:00:30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북에 놓고 온 고향 친구들, 시댁 식구들 향수병이 날 것처럼 그립죠.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에 부족한 의약품들을 갖고 한시 바삐 달려가고 싶어요.”

설 명절을 맞아 그리웠던 고향의 가족, 친구들을 보기 위한 민족대이동이 시작됐다. 이혜경 약사도 고향을 그리워 하지만 갈 수 없는 처지다. 

이혜경 약사는 2002년 북한을 탈북한 탈북자다. 남편을 사별 후 고향이 남쪽인 어머니와 함께 남으로 내려왔다. 이 약사는 북에서도 엘리트층인 약사로서 살아온 덕에 일반 탈북자들에 비해 정착이 쉬운 편이었지만 약사 면허증을 획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 40~50대 약사들도 다시 시험을 본다면 어려울걸요. 2015년 약사국시에서 약사 면허증을 땄어요. 물론 약대를 졸업하고 공부에 집중했지만 북한학 박사과정을 함께하다보니 기간이 오래 걸렸네요.”

약사 면허증을 딴 이후 서울지역에서 약국을 개국했다가 지금의 경기지역으로 이동했다. 365일 병원 옆이라 약국도 365일 근무약사를 고용해 쉼 없이 운영하고 있다.

이 약사가 이처럼 쉼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북에 두고 온 시댁 식구들과 친구들, 고향을 잊기 위해서다.

“고향 생각이 날 때면 무시하고 잊고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다행히 어머니 친척들이 남쪽에 있는 덕에 그들을 만나 위안을 삼지요. 그렇지만 특히 명절에는 생각날 때가 많아서 마음이 조금 무거워요. 유일하게 일 할 때만 잊어버릴 수 있어 언제나 일을 해 왔지요. 약사가 되지 않았을 때도 연휴에는 계속 알바를 했으니까. 말 다했지요.”

이처럼 잊으려 애써도 일상 속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이 고향이다. 이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며 연상되는 고향 동포들 생각에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건강기능식품, 비타민 같은 것 가족들에게 선물한다고 약국을 찾는 손님들을 볼 때, 폐의약품을 들고 온 환자들을 볼 때, 심지어는 구충제를 구매하러 온 환자를 볼 때 등 매 순간순간 북한의 상황과 연계돼 생각이 난다는 것.

“여기 분들은 너무 풍족하고 흔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개봉도 안된 약이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폐의약품으로 들고 오실 때가 있어요. 북한이라면 없어서 먹지 못하는데 이런 상황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지요.”


환자들에게 복약상담중인 이혜경 약사


구충제 환자와 관련해서는 2017년 38선을 넘어 온 북한군인의 몸에서 27cm 회충이 나온 것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북한은 구충약을 못 먹어요. 남쪽은 농사를 다 비료로 하지만 북은 인분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구충약 사업이 절실한데 약이 부족해 진짜 사각지대로 놓여 있는 거죠. 단적인 예가 38선을 넘어온 북한군인의 경우 수술 중 회충이 발견된 것인데 북한 주민 대다수가 이런 상태라고 봅니다. 이에 비해 남쪽의 경우 1년에 두세 번 온 집안 식구가 함께 복용하고 있어요. 관심 있는 환자의 경우 분기마다 사가는 모습도 보고요.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비록  탈출자이지만 내 고향, 친지들을 살려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북측에 구충약부터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요.”

이 약사는 이미 이 같은 사업을 추진중이다. 3년 전부터 서해안으로 북쪽에 페트병에 쌀을 담아 보내는 운동단체와 연계해 구충제, 연고제 등 의약품을 넣어서 보내기도 하는 것.

이 약사는 끝으로 설 명절을 맞이해 건강한 한해가 되시길 바란다는 덕담과 더불어 북한의 의약품 사정에도 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을 희망했다.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이때 우리 약사님들이 열악한 북한의 보건현실에 더 먼저 관심가지고 더 많이 헤아리고 배려하는 시대의 선각자로서 건강한 통일을 만들어가는 선두주자가 되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울러 대한약사회가 한반도 평화통일행 열차의 견인자적 역할을 수행하는데서 2019기해년 새해에 보다 실리적인 국민건강지킴이 역할의 혁혁한 성과로 더 빛나고 영광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관련 기사 보기

기사의견 달기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됨을 알려드립니다.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0/200

많이본 기사

이벤트 알림

광동제약

약공TV베스트

팜웨이한약제제

인터뷰

청년기자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