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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로 판 바뀌나, 복잡한 제약사 '심경'

[제네릭 개편안, 향후 과제는](1) 최악 피한 '업계'…상위·중소 온도차도

2019-04-11 06:00:2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허가 이어 '약가'까지…"마지노선은 지켰다"

지난해 7월 유럽의약품청(EMA) 홈페이지에 공지가 하나 올라왔다. 중국에서 만든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의 원료 안에 2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것이다. 문제는 국내 제약사 중 상당수가 해당 원료를 사용한 제네릭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불과 이틀도 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고혈압치료제 전량을 긴급회수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이미 업계와 환자의 불안함은 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발사르탄 제네릭이 해외와 달리 170여개에 달하는 등 제네릭 난립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졌다. 제네릭 개편안의 방아쇠가 된 '발사르탄 파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제네릭 난립 자체도 문제였지만 이로 인한 시장 내 과잉경쟁과 꾸준히 지적되던 리베이트의 위험성 등 온갖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2월 식약처가 발표한 제네릭 약가 관련 개편안


결국 8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월 의약품 허가를 맡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무분별한 제네릭의 생산을 막기 위해 공동생동의 단계적 폐지를 꺼내들었다. 먼저 공동생동의 제조사 1개의 제네릭의 경우 이를 위탁하는 제약사 3곳으로 한정하는 '1+3'을 규정 개정 후 1년 후부터, 1+3제도 시행 3년 이후에는 공동 혹은 위탁 생동을 폐지하기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제네릭의 줄 이은 출시가 이어졌다. 하지만 제약업계에는 한 번의 충격이 더 남아있었다.

지난 3월 복지부가 발표한 제네릭 약가 관련 개편안


3월27일 보건복지부는 기존 동일제제-동일가격 원칙에서 벗어나 실제로 시설 및 제품에 투자를 한 제네릭 개발 의지가 있는 제약사에게 약가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성분별 제제의 20개 이내의 제네릭은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실시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 충족 여부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 가격이 산정된다.

이중 등록 원료의약품은 식약처의 '원료의약품 등록에 관한 규정' 내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지칭한다.

2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제네릭은 기존 약가를 동일하게 받도록 하고 1개는 45.52%, 만족요건이 없으면 38.69%로 조정한다.

20개 이후의 제네릭의 경우 최저가의 85%선으로 가격을 맞춘다. 다만 현재 등록된 제네릭이 20개 이상인 경우에는 약가 만족요건만을 본다.

해당 규정이 개정되면 이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이같은 내용이 약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단 신규제네릭과 기존 건보급여 적용중인 제네릭은 적용 시점을 다르게 적용한다. 

신규 제네릭의 경우 규정 개정 및 일정 기간 경과 후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하는 제품부터 2019년 내 개편안을 적용하며 기존 등재 제네릭은 준비기간 3년을 부여한 후 개편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방안을 두고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처음 언론 등을 통해 나왔던 '강한 조정안'이 아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안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처음 업계와 언론 등에서 소개됐던 안의 경우 △자체 생산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행 △원료의약품 등록(DMF) 등 3가지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3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53.55%라는 기존 현행 약가를 유지하고 2가지를 충족하면 43.5%, 요건을 1개만 충족하면 33.5%, 모두 해당되지 않으면 최고가 기준 30.1% 수준의 약가가 매겨질 것이라는 안이 나온바 있기 때문이다.

가격의 경우 자체 생산 여부가 빠지면서 제약사가 문제를 삼을만한 부분이 빠졌고 제약사들이 크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원료의약품'이 식약처 등재 원료의약품으로 들어간 데다가 약가 인하폭 역시 최하 30% 수준에서 38% 수준으로 다소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원료만 제대로 써도 45%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여기에 자체 생동을 거치게 되면 기존 약가를 유지할 수 있게 되니 상품성 있는 제네릭은 살아남을 수 있다.

업계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한 상위제약사 고위관계자는 "제네릭의 경우 기본적으로 45% 선까지는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었다며 "원료의약품 여부만 충족하면 자체 생산이 아니어도 마지노선까지는 지킨 것이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약가 산정은 피했다"고 말했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상위사도 중소제약사도 가장 우려했던 상황만큼은 피했다. 가장 중요한 약가에서의 변동폭이 적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며 "여기에 자체 생산이 빠졌고 기존 제네릭의 제도 시행일도 미뤄지면서 일단은 한숨을 돌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위 제약사와 중소 제약사가 느끼는 바는 조금 달랐다. 상위 제약사의 경우 타격은 있지만 제약업계 발전을 위해 감안할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의 말까지 나오는 반면 중소제약사는 이번 약가 개편이 결국 단순히 약가를 내리는데만 초점을 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 발전이라는 점에서 볼 때 제네릭을 출시만 하는 곳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제약사의 연구와 개발을 통한 인프라 확보는 기본적인 소양인 이상 개발을 통해 시장 내에서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전했다.

그러나 중소제약사 한 곳의 관계자는 "중소제약사나 상위 제약사나 현재 문제는 자체 생산이다. 상위사 역시 위탁을 통해 생산하는 품목이 많아 이 조건이 빠졌다는 것은 상위제약사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며 "약가 인하의 정도가 낮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모두에게 빠져나갈 기회를 주는 형태가 됐다. 공동생동 역시 중소사 대비 상위 제약사가 더욱 쉬운 환경이어서 상위사를 봐주는 형태의 약가 인하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중소제약사 관계자 역시 "지금 구조상 타격을 입는 곳은 중소제약사"라며 "가격 인하 폭은 동일한데 반해 중소사들이 많이 내는 20개 이상의 제네릭 약가는 떨어지는 형태다. 특허만료된 제품을 바로 빼낼 수(출시할 수) 있는 제약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제네릭을 출시하는 상위제약사가 더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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