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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6 (화)

우황청심원

특허분쟁 판 흔든 '베시케어' 업계 셈법 복잡해져

[기획] 급변하는 의약품 특허이슈, 제약사 대응방안은?<상>


◇ 베시케어 판결, 특허분쟁 판 흔들었다

사건은 2016년 코아팜바이오가 베시케어의 염을 변경한 '에이케어'를 출시하면서 시작된다. 이에 아스텔라스는 기존 2015년 12월 만료되는 물질특허를 이미 2018년 7월까지 늘린 상태에서 코아팜바이오가 특허권을 침해해 제품을 출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아팜바이오는 연장된 물질특허는 오리지널과 동일할 때에만 적용되므로 염을 변경한 것은 이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상황은 코아팜바이오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서울중앙지법과 특허법원 모두 코아팜바이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16일 원심을 파기하고 특허법원 환송을 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염 변경 의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 '염변경은 특허 회피'라는, 2015년 3월 허가특허연계제도 시작부터 나왔던 국내 제약사의 전술이 소용없게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이같은 전략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던 제품들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실제 판결 이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오리지날 제약회사들의 국내 제약회사에 대한 염변경 의약품의 출시 금지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의 제기가 연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오리지날 의약품에서 염을 변경한 의약품을 개발해 존속기간 연장등록 기간이 만료되기 이전에 조기 시장 진입을 시도했던 국내 제약회사들의 비즈니스 계획 역시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풀어낸 바 있다.

판결 이후 반응을 보였던 대표적 사례가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이다. 이런 가운데 11월 출시된 챔픽스의 경우 베시케어와 유사한 과정을 지난 약으로 볼 수 있는데. 화이자가 물질특허를 2020년 7월19일까지 연장한 상태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이전 특허만료일인 지난해 11월13일에 맞춰 염변경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이자가 국내사들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국내사의 손을 들어준데 대해 특허법원에 항소심을 제기한데 대한 특허쟁송도 진행중이다.

이같은 관심에 제약사들도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쉬이 잡지 못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판결 당시 챔픽스 염변경 제네릭을 보유한 회사는 30개가량. 이중에는 아직 제품을 발매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실제 챔픽스의 염변경 제품을 내놓은 한 국내 제약사는 자사의 제품을 제공하는 유통업체에 '약국 출하 금지'를 부탁하는 등의 소동도 벌어졌다. 판매를 지속할 경우 1일 항소심 이후 국내사가 패했을 경우 소송 등 번거로운 일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출하 요청을 하지 않은 회사 중 상당수는 판결 다음주 회동을 통해 공동의 대책을 찾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이후 국내사는 연이어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2월1일로 잡혀있던 특허법원의 판결선고를 연기하는 동시에 논리를 개발해야겠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해당 회사들은 개발과정에서 오리지널과의 실질적인 동일성 비교에서 특정 염을 선택하는 것은 제제학적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탓에 쉽지 않고 이는 결국 챔픽스의 특허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는(권리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연이은 국내사의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는 24일 판결을 내리기로 확정했다. 이제 공은 법원의 판결로 넘어간 상황.

여기에 화이자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젤잔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특허분쟁에서 가장 국내사가 이기기 어려운 것이 물질특허.

이를 지난 1월 아주약품,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영진약품, 삼진제약, 보령제약, 네비팜, 인트로바이오파마, 하나제약, 알보젠코리아, 휴온스 등이 깼지만 남아있는 결정형 특허 등으로 인해 업계 관계자들이 고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특허권 보호 범위' 두고 고민 깊어져

이번 베시케어 관련 판결은 제약업계 뿐만 아니라 의약품 특허 전문가들까지 깊은 고민을 만드는 모양새다. 이 역시 그동안의 판결과는 다른 양상에 대법원까지 거친 판결인 이상 향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판결은 솔리페나신 푸마르산염을 함유하는 ‘에이케어’는 오리지날 의약품 ‘베시케어’에 함유된 솔리페나신 숙신산염의 염변경 의약품이라고 인정했는데 이는 솔리페나신의 숙신산염과 푸마르산염은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가 동일하고, 숙신산염을 푸마르산염으로 변경하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다.

판결은 각 사안에 국한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으로 향후 판단 기준은 향후 염변경 의약품이 존속기간이 연장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하급심의 판단을 제약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일반화된 판단 기준에서도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염변경 의약품의 효능이 오리지날 의약품과 동등한 유효성분으로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주는 약이며 오리지널의 효과에 의존해 허가를 받는다는 데서 유래한다.

이 과정에서 논란거리가 될만한 소재도 남아있는 것이 사실. 먼저 염변경 의약품이 품목허가 과정에서 오리지날 의약품의 허가 자료를 일부 원용했더라도 염변경된 물질이 약물로서 특유의 개선된 치료 효과나 특유의 유리한 제제적 특성을 갖는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다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염 변경된 물질이 오리지날 물질로부터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두고 어필할 경우 구체적 사안에 따라 치열한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염 변경된 물질이 오리지날 물질로부터 용이하게 도출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단순히 염 종류 선택이 쉽고 어렵고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염변경 물질이 합성 과정에서 어느정도 곤란한지에 대한 기준까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를 더한다.

다만 특허의 핵심이 솔리페나신숙신산염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약제학적 조성물임에도 염변경 약제학적 조성물인 에이케어까지 오리지널의 특허를 회피하지 못한 것은 연장등록 특허권의 효력범위를 확장해 특허권 보호의 실질성을 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무조건적으로 염만 바꿔 진입하는 전략이 역으로 오리지널의 정당한 경쟁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특허분야 전문가는 "염변경 의약품이 존속기간 연장등록 특허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의식적으로 오리지널을 회피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염변경 등에서 오리지널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이번 판결에서 보였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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