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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약가 이어 특허까지, '제네릭 개편안' 톱니 맞물리나

[기획] 급변하는 의약품 특허이슈, 제약사 대응방안은?<중>

2019-05-14 06:00:24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 막무가내식 심판도 제동…보건당국 '우판권' 손본다

업계에 다가오는 또 하나의 이슈는 최근 보건당국이 검토중인 의약품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위한 요건 개편이다.

지난 2월 식약처는 국내 주요제약업체 CEO와의 간담회에서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른 우판권 획득 요건을 개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이어 식약처에서는 이르면 5월 초 혹은 올해 상반기 이내에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내 우판권 획득 요건을 손본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내용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개선안의 대의는 '우판권의 실효성 강화'다. 우판권을 받은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 셈이다.

실제 식약처는 우판권이 아홉 달에 불과하지만 '독점판매'라는 점에서 역량을 갖춘 회사들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월 간담회 당시 이야기했던 큰 틀에서의 발언과 다르지 않다.

식약처가 의약품 특허제도와 우판권을 고치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당초 시행했던 의도와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의 의약품 특허제도는 2015년 시행된 의약품허가특허연계제도를 기반으로 한다. 허특제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는 특허심판 최초 청구사와 최초 심판 청구 이후 14일 안에 특허심판을 신청한 제약사가 특허심판 혹은 특허 관련 재판에서 승소하고, 최초 제네릭 등록을 허가받은 곳이 제네릭 출시 후 9개월간 독점적으로 제네릭을 판매하도록 규정했다.

국내 제네릭사에는 특허깨기를 통해 시장내 좋은 의약품의 제네릭이 나올 수 있도록 촉진하면서 오리지널 품목을 가진 이들에게는 특허권을 보호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제약업계가 도입 전 강한 유감을 표시해왔던 이 제도는, 현재는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비판 의견이있을만큼 논란거리가 됐다. 실제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 3월15일부터 2019년 2월15일까지 총 33개 성분에 73개사의 263품목이 우선판매권을 획득했고 이중 13개 성분 44개사 130품목은 우판권이 남아있다.

문제는 특허심판 승소에 따른 영향이 아닌 실제 승소 후 시장진입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에 나온 식약처 보고서를 봐도 허특제 이후 약품비는 8900만원 감소했고 오리지널사의 매출은 9500만원 감소, 제네릭사 매출은 1억7600만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오리지널사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국내사는 제네릭 진입을 위한 노력에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고 국민 의료비 역시 효과가 없던 셈이었다.

대표적으로 특발성폐섬유중 치료제인 '피레스파'만 봐도 후발약 1개 품목은 평가기간 중 건강보험 심사 청구 내역이 없어 사실상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더욱이 특허를 깰 수 있는 회사가 아닌 특허심판 최초 제기 제약사에 따라 묻지마식 심판을 제기하는 회사도 있었다. 허여제도를 이용해 컨소시엄을 구축한 제약사 수 곳이 특허를 깨고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하며 결국에는 큰 영향을 주지못하는 사레도 있었던 것이 사실.

이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2017년부터 이를 개선하자는 업계의 움직임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실제 관련 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으나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이었던 터라 물밑에서의 논의만 있어왔다. 이런 가운데 보건당국이 우판권 제도를 손볼 경우 업계에는 큰 파장이 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식약처의 고심도 큰 것이 사실. 가령 최초 심판후 14일 조항을 줄일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들의 반감이 큰 것은 당연지사다. 염변경 등 개량신약 수준의 개발도 쉽지 않은 곳은 특허심판으로 제네릭을 만들면서 캐시카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쉽지 않다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같은 조항의 최초심판 기준 14일을 늘릴 경우 제약사들이 시간을 벌어 더욱 마구잡이로 심판을 걸 수 있다는 불만도 존재한다. 두쪽의 입장을 서로 맞추면서도 제도의 기본 취지를 살려야한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 특허-허가-약가 톱니바퀴 맞물리나…제약업계 '할많하않'

우판권 개선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제네릭 정책 개편안의 마지막 톱니바퀴이기 때문이다.

당초 제약업계와 특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판권 문제가 결국에는 '발사르탄 사태' 이후 여론이 들끓던 '공동(위탁)생물학적동등성시험'(공동생동)과 큰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많은 제약사가 공동생동을 명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품을 만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우판권에 뛰어드는 제약사가 함께 특허심판에 뛰어들어 특허권 획득을 무임승차하는 사례가 많았던 이유에서이기도 하다.

특히 이 경우 제조는 한 곳에서 하고 특허권을 가진 이들이 공동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결국에는 제네릭 난립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허가 과정에서의 허들(공동생동 제한)-관리권한을 높인 약가의 허들(계단식 약가제)-동시다발적 출시와 난립을 막기 위한 특허 허들(우판권 요건 개편)이라는 세 개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지막 허들인 특허 문제에서 제약업계 관계자의 반응은 시쳇말로 '할많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는 뜻의 줄임말)에 가깝다. 공동생동과 약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발사르탄 사태로 이어진 관심이 촉매가 됐지만 허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슈에서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업체 입장에서는 제네릭으로 진입하는 문 자체가 좁아지는 탓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판권 진입 장벽이 높아질 경우 국내 업체가 모두 제네릭 출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특허심판 자체가 회피 역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판권에 대한 강화는 제약업계의 제네릭 산업 자체를 축소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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